새벽 일찍 일어나야하는 스트레스로 잠들기 어려워
시간이 지날수록 선배 존경하는 마음 더욱 더 커져
김 영 주
서울·김영주치과 원장
멀리서 여인의 음성이 들립니다. 마리아 칼라스가 노래하는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카르 노메’ 입니다. 아 아아아 아- 아아아 아 아-
골프 가기 전날 밤은 잠들기가 어렵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가는 경우에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력이 날만도 한데, 아니 그럴 시기는 벌써 멀리 지나간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5월 5~6일 이틀간 제주에서 열리는 서울치대 동문 한마당모임에 참가하였습니다. 동기인 박용호선생과 골프를 한 번 하자고 하였고, 골프 1박 2일을 신청하여 제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이륙 시간이 7시20분이고 한 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공항에 도착해 달라는 주최 측의 문자를 받고 시간 계산을 해 봅니다. 출발지인 도곡역 인근과 도착지인 김포공항을 포털 지도에 넣고 길 찾기를 클릭 합니다. 주중 대낮에 검토해본 결과 거리는 35킬로에 시간은 운전으로 50여 분이 나옵니다. 주차시간 및 주차 후 공항 대합실로의 이동 등을 고려하여 대충 오전 5시경에 출발을 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고 미리 스케줄을 조정하여 조금 안정되게 잠을 청해 봅니다. 잠이 오게 하는 오랜 습관대로 라디오를 조그맣게 틀어놓고 눈을 감습니다. 슈만의 사랑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디트리 휘셔 디스카우의 목소리가 감미롭습니다. 자다 깨다를 몇 번하니 오전 5시 경이 됩니다. 날씨는 쾌청하고 기분이 상쾌합니다.
골프채를 싣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서서히 먼동이 터 옵니다. 길은 전혀 막히지 않고 팔팔대로를 지나 공항 진입로를 들어섭니다. 너무 빨리 도착 하지 않도록 천천히 규정 속도로만 움직였는데도 벌써 공항에 다 와 갑니다. 주차 대행을 이용할까도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시간이 여유 있으므로 직접 주차장으로 갑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주차 여유분이 100여 대 있는 것으로 전광판에 나옵니다. 주차장 인식 장치를 통과하고 진행을 해보니 에이 비 씨 등의 열은 차로 빼곡합니다. 조금 더 진행해 보니 브이 열에 이르러 조금 빈 주차 공간이 보입니다. 주차를 하고 골프백을 꺼내 어깨에 메고 출입 건물로 향합니다.
골프채가 무겁게 느껴집니다. 조금 쉬고 멀리 보이는 횡단보도로 향합니다. 삼사백 미터 정도 걸어 온 것 같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출입구에 진입합니다. 벌써 많은 분들이 짐을 부치기 위해 줄에 서 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인사 합니다. 후배의 카트에 짐을 올리고 항공발권 및 짐 부치기를 합니다. 비교적 일찍 도착한 고로 발권 및 짐 부치기가 수월하게 끝났습니다. 검색을 마치고 출발 게이트인 15번으로 이동합니다.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조금 허기를 느껴 슈퍼마켓으로 향합니다. 유리병에 든 커피 음료를 구입하여 당분을 보충해 봅니다. 여기 저기 동문들이 여유 시간을 즐기며 연휴의 새벽시간을 보냅니다. 유리병에 든 커피 중 차가운 것을 선택한 분이 나중에 따뜻한 것을 발견하고 바꾸려 점원에게 요청하는 데 점원의 태도가 무척 사무적입니다. 긴 줄이 갑자기 생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금 목소리가 커진 후에야 조용해집니다.
출발 비행기에 앉아 있는 데 기장의 방송이 나옵니다.
“저희 비행기는 짐을 못 실어 출발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연휴를 맞아 조금 늦게 움직인 분들은 팔팔도로가 막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도착이 늦어지나 봅니다. 우리 일행 중에 늦게 도착되는 분이 있어 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후배가 전합니다. 조금 지나니 낯익은 얼굴들이 우르르 들어옵니다. 후배 말로는 다음 비행기에 타려고 서있는 줄에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 이동을 시켜 한 분도 빠짐없이 탑승하였다고 합니다.
비행은 좋은 날씨로 조용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제주에 무사히 도착하고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카트에 짐을 올리고 주차장을 찾아 횡단보도 왼쪽으로 갑니다. 언덕이 조금 있고 넓은 주차장에 여러 대의 버스가 우리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임을 축하하려온 경희치대 동창회장 안민호 선생과 김소현 동창회이사와 인사를 나눕니다.
선약이 된 골프장은 ‘세인트 포 클럽’입니다. 고급 골프장으로 출발하였지만 국내적 골프 환경의 변화로 이제는 대중제로 바뀌었고, 씨에로(하늘) 보스코(숲) 마레(바다) 비타(인생)라는 4 코스가 있습니다. 전장은 알맞게 길고 그린은 매우 넓습니다. 그린이 넓은 관계로 가장자리 부근에 온 그린이 되면 투 펏으로 마감이 곤란합니다. 제주 공항에서 삼십여 킬로 떨어져 있고 이동 시간은 대략 오십분 정도 소요됩니다.
골프장에 도착하여 주최 측에서 미리 준비하여 로비에 게시한 조 편성을 살펴봅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던 중 오늘의 파트너인 박용호 동기를 만납니다. 옷장 키에 문제가 있는지 잘 안된다고 하는데 지나가던 선배께서 이렇게 해 보라고 합니다. 그대로 해 보니 잘 됩니다.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선배를 더욱 존경하게 됩니다. 보통 골프 옷장은 4자리를 넣으면 되는데, 필자의 락카는 #과 4자리 박용호 동기의 락카는 #과 4자리 후 #을 더 넣게 되어 있었습니다.
http://www.chihak.co.kr/news/1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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