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지구 온난화로 근래에 드문 무더위다. 20여년 전 여름이 가장 무더웠다는데 이번엔 100여년 만의 한반도 최대 무더위란다. 대구가 아프리카만큼 덥다고 해서 대프리카라 했는데 이젠 한반도 전체가 더 덥다고 코프리카란 말이 나돈다. 지구상 가장 더운 곳은 위도가 0도인 적도 지역일 텐데, 적도인 자카르타는 6월에서 8월 한 여름에는 봄, 가을보다 오히려 좀 시원하다. 태양이 북위 23.5도를 지나고 있기에 오히려 필리핀 북부나 동남아 지역이 더 덥다.
무더위 속에서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뉴스가 많다. 국방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군 내부의 하극상과 이를 잘 관리 못한 정부에 대해 국가안보가 불안하단다. 이런 군과 정부를 믿고 적으로부터 우리가 보호받을 수 있을까. 군을 개혁한다며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적 앞에서 우리가 먼저, 더 많이 양보하고 물러서는 국방 개혁안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면, 더운 날에 더 불안하고 짜증이 난다.
또 짜증나는 뉴스는 정치인들이 왜 그렇게도 조직 폭력배나 여론 조작 몰이꾼들과 밀착되었을까하는 소문들이다. 물론 본인들은 모두가 근거 없는 말들이라고 일축했으나 수사가 될수록 점점 짜증나는 더운 일들이 나타난단다. 무슨 조폭들이 바보같이 자신들은 스스로 조폭이라고 나타낼까. 코리아 마피아를 뜻한다며 줄여서 코마 무역이라고 회사명을 내세우고 사업을 해왔단다. 심지어는 직접 현장에 나타나서 상대를 죽여준다는 현피라는 은어를 써가며 현지에서 선수를 죽여 버리는 ‘플레이어 킬’의 약자로 현피를 운운하는 조폭 회사를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해준 여배우와 스캔들 있는 시장님을 우리나라 최대 지역의 도지사로 당선시키기도 했다.
또한 조직적인 여론 조작 단체로 경공모니 경인선이니 느릅나무 운운하며 선거판을 좌지우지해주고 후일 중요 영사 한자리쯤은 달라던 정치적 협박꾼들과, 본인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하며 도지사에 당선된 말끔하고 젊어 보이는 신세대 정치인도 파면 팔수록 협잡꾼과 유착 관계가 계속 쏟아져 나온다. 나중에는 그 협잡꾼이 ‘여기 다 정리된 것이 있소’ 하며 전자 내장재를 특검에 갖다 바치기도 했다. 왜 금방 드러날 걸 이 더운 계절에 그렇게 덥게 끌어갈까.
그래도 어느 자존심 많은 강직했던 정치인은 그들로부터 뒷돈 수 천 만원 받았다고 세간에 나돌자 처음엔 다소 부인하더니 결국 죽음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분의 일생동안 행적을 볼 때 우리의 정치판에는 정말 돌아가시면 안 될 강직한 분이기에, 많은 분들이 더운 여름 땡볕 아래서도 긴 줄 기다리며 참배하였다. 과거에 최 일류 고 출신이라는 엘리트 자부심과 심지어는 전직 대통령 권한대행 분과 동기 동창이셨단다. 평생 야당과 재야인사만 하시면서 노동자들과, 사회적 약자 편에서 앞장 서셨던 분이다. 그런데 고교시절부터 첼로 같은 악기도 열심히 연주하셨다니 참으로 의아하다고 느끼는 분도 많다. 그만큼 감성을 가진 인간적인 인격체의 자기 개발을 도모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하기야 필자도 당시 한국동란이 끝난 60년대에 초등학교 시절, 폐허가 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담임선생님이 학급생 모두에게 일인 한 악기씩 연습시켜 합주를 도모했는데, 필자에게는 바이올린을 선택하게 되어서 가난하고 어려운 당시 시골 여건에서도 나름대로 연습하며 청소년 시절 감성을 다지는데 상당히 기여되었다고 느꼈으며, 70년대 초 치과대학 입학 후 현재의 덴탈오케스트라를 창단했고, 30여년 간 단국치대 교향악단 지도교수로 활동한 발판이 되기도 했다. 그것마저 안했으면 재수 없는 꼰대 선생으로만 남았을 것이라고 집사람은 가끔씩 일침을 주기도 한다.
어느 기상학자는 향후 우리나라가 더 더워 질 것이라 예견한단다. 수 십 년 뒤에는 한 낮 온도가 40도가 넘는 여름날이 수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짜증나게 이야기 한다. 이런 곳에서 우리 자손들과 후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생명이 죽어가는 대지 위에서 무슨 경제 발전이 중요하고 참다운 정치가 필요하며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해결책은 단 하나, 모두가 원시시대로 그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텔레비전의 자연인 프로를 열심히 보자.
http://www.chihak.co.kr/news/1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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