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 겨울 넙치’가 으뜸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도다리는 가자미과 도다리속에 속하는 물고기로 몸길이 30cm 정도이고 마름모꼴이며 두 눈은 몸의 오른쪽에 있고 크게 튀어나왔으며, 주둥이는 짧고 입은 작다. 눈이 있는 쪽의 몸빛은 개체변이가 심한데, 보통 회색·황갈색 바탕에 크고 작은 암갈색 무늬가 흩어져 있다. 산란기는 한국의 남해에서 늦가을부터 초겨울, 일본은 3~5월경이다.
도다리는 수심이 조금 깊은 곳의 모래와 개펄에 많다. 어린 새끼가 자라서 몸길이가 2.5cm 정도가 되면 바다 밑바닥에 내려가 저생 생활로 들어간다. 갯지렁이·조개·단각류·새우·게 등을 잡아먹고 사는데, 한국에서는 회로 많이 먹는다. 한국 전 연안과 일본 홋카이도, 중국 연안에 분포한다.
도다리는 영양학적으로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흰살 생선이다. 흔히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 겨울 넙치’가 으뜸이라고 말한다. 이는 제철 어류들이 산란을 위해 영양분인 지방을 많이 축적함으로써 맛이 가장 좋을 시기이기 때문이다. 도다리를 넙치와 구별하기 위해 ‘좌광우도’라고도 하지만 입이 크고 이빨이 있으면 넙치, 반대로 입이 작고 이빨이 없으면 도다리로 구분된다. 양식산 어류 가운데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넙치에 비해 도다리는 양식이 되지 않아 거의 자연산이다. 육질은 넙치보다 진한 분홍색을 띠는 고급횟감이며, 지방함량이 넙치에 비해 낮아 맛이 매우 담백하다. 여기에다 거의 자연산인 도다리는 육질의 탄력성이 넙치보다 훨씬 뛰어나 쫄깃쫄깃한 씹힘성이 일품으로, 한국인의 기호에 잘 맞는 어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자미가 어릴 때에는 두 눈이 양쪽에 떨어져 있다가 어른이 되면서 왼쪽 눈이 오른쪽 눈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눈이 한쪽으로 모아진다는 것! 마치 곤충이 애벌레와 번데기를 거치며 성충이 되듯이, 가자미는 성장하며 왼쪽 눈이 오른쪽 눈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그런 후에 좌우의 몸 색깔이 달라지고 먹이도 달라진다. 눈가자미는 어른이 되면 두 눈이 오른쪽으로 쏠린다는 게 특징이다.
성장도중 가자미의 눈이 이동하는 이유는 이들이 물의 바닥에 누워서 모래 등에 숨어 살아야 하기 때문이며 살아남기 위한 진화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광어 눈이 왼쪽, 가자미, 도다리 눈이 오른쪽에 있는 이유는 유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큰 놈은 길이가 4~5자, 넓이가 두자 정도다. 몸은 넓고 엷으며 두 눈이 몸의 왼쪽에 치우쳐 있다. 입은 세로로 찢어졌으며, 장은 지갑과 같이 두개의 방으로 돼 있다. 알이 들어 있는 두 개의 주머니는 가슴에서부터 등뼈사이를 따라 꼬리에까지 이어져 있다. 가자미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줌으로써 혈액순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하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나 각종 혈관질환들을 예방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가자미는 다량 함유된 단백질 성분과 필수아미노산 성분들이 피부의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재생을 촉진하는 이로운 작용을 함에 따라 피부건강 증진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가자미에는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인 작용을 하는 아르기닌 및 셀레늄 등의 필수아미노산 성분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 필수아미노산 성분들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면역체계 개선을 통해서 면역력 강화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래전 이제는 망해서 흉물스런 잔해만 남아있는 강원도 알프스 스키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어서 스키철은 물론 휴가철인 여름이면 진부령, 한계령 고갯길을 수 없이 누비고 다녔었다. 어느 해 여름 화진포에서 바다낚시를 즐겼는데 애엄마와 당시는 어렸던 아들 녀석이 줄줄이 달려 나오는 도다리의 손맛에 환호하며 ‘선무당’노릇을 톡톡히 하였는데 , 그때 잡은 작디 작은 도다리를 튀겨먹고, 구워먹고, 세꼬시로 먹고…. 그 분위기에 푹 빠졌었다.
가자미는 양식이 안되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횟감 중 가장 비싼 횟감은 줄가자미로 환상의 생선이라는 다금바리보다 비싸다고 하여 서민의 입맛을 만족시키기가 만만치 않다.
동해안에서 낚시로 잡히는 어종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도다리(가자미)는 뼈째 회로 먹는 맛 (세꼬시)이 잔 가시와 생선회의 씹히는 고수한 맛이 독특한 감흥을 나타내며, 새큼달큼하면서 매콤한 가자미 식혜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http://www.chihak.co.kr/news/12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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