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많이 들어 있는 요오드 함유식품”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김은 홍조식물 보라털목 보라털과 김속 및 돌김속에 속하는 해조의 총칭으로 학명은 Porphyra C.Agardh이다. 청태, 감태, 해우(海羽), 해의(海衣), 해태(海苔)라고도 부르며, 한국과 일본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재료로, 한국, 일본, 중국의 바다에서 암초 위에 자라난다. 마치 이끼처럼 자라나며 길이는 14~25cm 너비 5~12cm 정도이다. 긴 타원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주름이 있고 윗부분은 갈색 아랫부분은 푸른 녹색이다. 김은 10월 무렵부터 보이기 시작하여 겨울에서 봄을 거치는 동안 자라나고 날이 따뜻해지면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바닷가의 암초에 붙은 돌김을 뜯어서 말려 먹기 시작하였으며 이후에는 개펄에 섶을 꽂아 포자를 붙게 하여 채취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후 대나무로 발을 짜서 바다에 말뚝을 박아 고정하여 양식을 하였다. 1960년대에 인공포자 배양기술이 개발되고 그물발이 보급되면서 김양식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김 양식장은 해안마을에서 허가된 구역 안에서 김발을 설치한 곳으로 추석 전후로 설치하고 종자용 포자를 부착한 김발과 보통 김발 여러 개를 한꺼번에 바다에 넣고 포자가 붙도록 1주일 쯤 놔둔 다음 정식으로 설치한다. 설치한 지 한 달이 지나면 채취가 가능하며 이듬해 4월까지 7~8회 정도 채취한다.
채취된 김은 민물로 세척한 다음 잘게 자르고 물통에 넣고 풀어 김발 장에 뿌린다. 규격에 맞는 크기를 만들기 위해 김틀을 발장 위에 올리고 작업을 한다. 너무 두껍거나 얇지 않도록 풀어진 김을 올린 다음 양지바른 건조장에서 말린다. 추운 겨울 바닷바람이 뼛골을 에는 추위를 견디며 변변한 물옷 없이 찬 바닷물에서 김을 채취하고 민물에서 바닷물을 씻고 일정한 크기의 김틀에 올려서 건조하는 과정은 수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한다. 건조 과정 중 비나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김틀의 김을 만들기 위한 그간의 엄청난 노력은 수포가 되므로, 온 식구들이 그야 말로 빛의 속도(?)로 김 건조장의 김틀을 피신(?) 시킨다. 그러나 최근에는 김발 설치 이외에는 거의 모든 과정이 기계화되어 김 생산 작업이 수월해졌다.
김은 《삼국유사》에 처음 나와 신라시대 때부터 먹은 것으로 보이며 이 밖에 《경상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에서 김을 토산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충청도 태안군, 경상도 울산군, 동래현, 영덕현과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김을 만들어 서울로 올리는 진상품의 하나로 귀한 먹거리여서 1650년에는 1첩의 값이 목면 20필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 인조 18년(1640년)에 전라남도 광양 태인도의 김여익이 처음 김을 양식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전해 내려온다. 이때까지 특별히 김을 나타내는 이름이 없어서 김여익의 성을 따서 ‘김(金)’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전라남도 광양시 태인동에는 김여익을 기리는 유지가 있어, 전남기념물 제113호로 1987년에 지정되었다.
당시 김 양식은 대나무나 참나무 가지를 간석제에 세워 김을 이 가지에 달라붙어 자라게 하는 섶 양식이었다. 김의 양식 법은 완도 조약도의 김유봉, 완도 고금면의 정시원에 의해서도 시작되었다. 1840년대에는 대나무 쪽으로 발을 엮어 한쪽은 바닥에 고정시키고 다른 한쪽은 물에 뜨도록 한 떼발양식이 개발되었고 1920년에 떼발 양식을 개량한 뜬발 양식이 시작되었는데, 이 방식은 김을 날마다 일정 기간 동안만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요즈음은 사상체를 배양하여 인공적으로 채묘하면서 부류식 냉동망을 교체하는 방법까지 개발되었다.
김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어 마른 김 5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 양이 달걀 1개에 들어 있는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나 품질이 나쁜 김에는 단백질보다 탄수화물이 더 많이 들어 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하여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으며, 소화도 잘 되기 때문에 아주 좋은 영양식품으로, 다시마, 미역, 파래, 멸치 등과 더불어 요오드 함유식품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성분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은 생일변했다.이나 설날 같은 특별한 날에나 상위에 오르던 고급 찬이었다. 김밥 또한 봄 가을 소풍 때에나 겨우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으로 형제들이 소풍가는 날 아침 어머님이 준비하시는 김밥 꼬다리 하나라도 더 맛보려고 서로 눈치를 보았었다.
2차 대전에 패한 일본이 물러나고 나서 독립한 우리나라는 외국에 수출할 만한 품목이 없었다, 11월이 되면 당시에 유일한 수출품이던 해태(김)를 팔아서 외화벌이라도 하려고, 온갖 트집을 잡고 고자세로 나오는 일본 측에 애걸복걸(?)하여 수출을 늘리려고 고생한 흔적이 그 시절의 신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제는 모든 김제조 공정이 기계화되고 전 세계인의 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2015년 무려 김수출액만 3억 $에 달하고 있고, 콧대 높던 일본 사람들조차 한국 여행 후 귀국길에 양손 가득히 조미김을 사가고 있는 실정이니 세상은 참 많이 변했다.
http://www.chihak.co.kr/news/13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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