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경의 한 달에 한 번쯤은 예술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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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8/17 치학신문

송재경의 한 달에 한 번쯤은 예술을 ①
연극 Another Country 국내 초연

“이상과 꿈, 좌절과 전향 그리고 회한”

송 재 경

서울굿모닝치과 원장

줄리안 미첼(Julian Mitchell)의 희곡 Another Country는 1981년 11월 런던의 그리니쥐 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진 후 1982년 3월 웨스트 엔드로 옮겨져 공연되었고 그 해 당시 SWET Award(현재 Laurence Olivier Award for best play of the year)를 수상한 작품이다. 두 명의 주요 배역으로 가이 버넷과 토미 주드가 등장하는데 가이 역으로 루퍼트 에버렛, 세익스피어 전문 해석자로 유명한 케네스 브레너경(영화 토르의 감독, 엠마 톰슨의 전 남편)이 열연하고 주드 역으론 다니엘 데이 루이스, 콜린 퍼스가 공연하였다.
마렉 카니브스카 감독으로 1984년 영화화 되었을 때는 루퍼스 에버렛이 가이역으로 콜린 퍼스가 주드 역으로 출연하였다. 주인공 가이 버넷의 실제 모델은 가이 버지스인데 그는 영국의 외교관이었으나 후에 러시아 간첩으로 밝혀졌던 인물이었고 그가 러시아로 망명한 후 어느 날, 그가 어릴 때 다녔던 명문 이튼 컬리지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영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의 안정되고 미래가 어느 정도 보장된 삶에서 냉전시대를 진입하던 급변하는 시대에 러시아 이중 스파이로 전향된 삶으로의 변화를 그의 젊은 시절에 겪었던 욕망, 사랑, 결핍, 전이의 과정을 겪는 주인공의 회상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이야기의 배경은 1930년대의 상류층의 자제들 중에서 선발된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영국의 저명한 퍼블릭 학교인 이튼 컬리지이다. 권위적인 공간이었던 이튼 컬리지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가이 버넷은 동시대의 차별적 가치관과 갈등을 겪으며 또 다른 세계를 모색하던 중, 자신을 옥죄는 기존 질서와 대립하는 막시즘을 신봉하고있는 토미 주드를 만나면서 그들의 이상과 꿈, 그리고 성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좌절을 함께 하다,
가이 버넷의 동성애 성향임이 밝혀지면서 ‘22’라 별칭을 가진 이튼 컬리지 학생회의 차기 학생회장의 후보에서 탈락하게된 가이 버넷이 그 사건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 변화를 겪으며 국가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얘기하며 그의 Another Country로의 전향을 설명한다.
그러나 과거를 회상하는 가이 버넷은 어린 시절 그에게 토미 주드가 냉소적으로 던졌던 네가 꿈꾸는 어나더 컨트리는 그냥 “지상의 지상이야. 그냥 지상”을 떠올리며 그가 결국 그리워했던 것이 젊은 시절 그가 부정했던 것이었음을 실토하며 회한에 빠진다. 이 작품은 국내 초연으로 8월 19일까지 대학로에서 ‘어나더 컨트리’라는 제목으로 김태한 연출로 110분의 러닝타임으로 공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