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맞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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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8/17 치학신문

시사칼럼 '맞을 짓'

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가끔씩 치과인들을 만나다 보면 “교수님 글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어쩜 그렇게 소재가 많으세요?”라는 말도 듣는다. 필자가 다양한 경험과 상상과 재능이 있는게 아니라 요즈음 우리나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다양하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실제로 벌어지기에 그런 세상 이야기만 주저리주저리 써도 재미있어 한다니 그저 이런 소재를 끊임없이 제공해 준 변화무쌍한 우리나라 사회가 고마울 따름이다. 하기야 수년전 한국국제사업단 코이카의 사업으로 몽골에서 치과진료조무사 제도 확립 사업으로 울란바타르에 있을 때, 그곳 텔레비전 방송을 보면, 날마다 특별한 새로운 사건도 별로 없고 그저 평온하기만 한 날의 연속인지라 뉴스 방송의 내용이 재미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오죽했으면 필자가 펼친 치과진료조무사 제도 설립과 교육훈련이 뭐가 그리 새롭다고 그것도 저녁 9시 뉴스 시간에 1분간 소개 방송해 주기도 하였을 정도였다. 그에 비하면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정치, 경제, 외교, 심지어는 국방, 안보분야, 스포츠분야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끔찍하고 처절한 살인 사건들 등 모든 분야에서 과거에 잘 없던 특이하고 불안한 일들이 연일 많이 일어나니 뉴스가 새롭고, 다양한 경험의 신작 소설을 보는 것 같아 불안하면서도 긴장되고 화제가 된다.
어느 대학에서는 선배 동문들 중 부끄러운 인물들을 투표해 보는 못된 풍조가 있나본대 하필이면 거기에 일순위에 뽑혔던 분을 장관으로 지명해서 시끄럽단다. 그런데 그분은 몇 년 전 바로 여기서 나타난 다른 부끄러운 동문들 이름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는 점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왕 못된 투표의 풍조로 시끄러울 바에야 그간 전 현직 대통령들을 배출한 대학들에서도 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하는 못된 생각도 든다. 앞으로는 정치할 분이나 대통령 할 사람은 대학을 나오기 싫어질 것 같다.
일본의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의 일환으로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시키자, 대통령이 남북간 평화 경제로 이를 극복하자며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통하여 새로운 평화통일의 기대감을 제안했으나, 불과 몇 시간도 안 되어서 이미 수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로 위협했던 것으로는 부족했는지, 한 번 더 방사포 탄도미사일인지를 쏘면서 우리측 대통령에게 “맞을 짓을 하지 말라”고 모욕적인 경고를 했다. 그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는 경우는 보통 다음 세 가지 경우이다. 상대가 너무 세서 대항조차 못할 때나 서로 간 사이가 너무 좋아서 그냥 웃어넘기고자 할 때, 그것도 아니면 정말 맞을 짓을 했을 때이다. 이번 북의 경우는 어느 것에 해당되는지 모르지만 모두 다 문제가 크고 불안하다. 상대가 세고 우리가 약해도 언젠가는 잡아먹히게 될 것이다. 미사일에 보유하고 있던 핵을 하나 얹어 한반도 전역 어디에라도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을 보였는데도 ‘남과 북 호상간에 위협행위를 하지 말자’는 군사협정조약 제1조의 위반은 아니며 별 위협이 아니라고 북을 두둔했다. 혹시나 정말 북에 맞을 짓을 해서 아무 말 못하고 있는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우리가 든든하게 믿어왔던 우방 미국도 좀 이상해졌다. 장거리 탄도만 아니면 남한에 떨어지는 단거리 탄도는 별 관심 없단다. 우리에겐 대항할 자체 핵개발도 못하게 하면서 우리가 맞는 것은 한번 보자는듯하여 의아하다. 게다가 한국이 혹시나 파기할지 모르는 한일간 군사정보협력조약은 절대로 파기하지 말라며, 친북 성향의 주미대사 후보도 싫어했다는 소문이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금만 크게 높여 동맹 간에 이익이나 보려는 것 같아 서운하다. 더구나 지난 수년간 북한을 다녀온 3만5천명의 한국인들이 무비자국인 미국에 오려면 그들을 비자를 받아야만 입국 시키겠단다. 북한 경제에 어쨌든 협력해 주었기에 그런 제재를 가한단다. 대통령과 공직자만 제외하고 경제인들, 관광객들, 방송 연예인들, 개성공단 근무자들, 심지어는 민간인 신분인 영부인도 해당된단다. 수년간 개성공단 진료실에 봉사했던 치과인들도 앞으로는 미국이나 괌 여행 때 미국대사관 앞에 줄서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며 불만이다. 서해맹산(誓海盟山)컨대 자신들은 순수한 의료 봉사만 했을 뿐, 맞을 짓은 하지 않았는데 뭐가 잘못 인지 모르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