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기쁠:열) 樂(즐거울:락) 朋(벗:붕)을 통한 치과계 소망
뜻 다른 후보가 회장 되더라도 아름다운 치과계 위해 노력
박 병 기
광주 대덕치과 원장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不亦君子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배우고 이를 때때로 다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으랴. 먼 곳으로부터 오는 벗이 있으면 또한 즐겁지 않으랴. 남이 알지 못해도 원망(怨望)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君子)가 아니랴.
논어 첫 구절이 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는 것을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모르지 않으리라. 초등 과정과 중고등 과정 그리고 대학 과정 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學而時習之를 줄인 學習일 것이다. 치과의사 면허증을 받고 개업해 있는 지금도 4차 산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學習을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치과의사는 치과대학 6년 그리고 치전원을 졸업한 치과의사라면 4년의 치과 학문에 대해 이론에 대해 學을 하고 교육과정 속에서 실습을 통해 習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면허증을 손에 쥔 순간부터의 대학시절과 달리 스스로 스승을 찾아서 學習을 한다. 학습하지 않은 치과의사의 면허증은 하늘을 날을 수 있는 날개가 아니라 무거운 짐이 된다.
學習이라는 글자를 풀어본다. 學(배울 : 학)이라는 글자는 건물 안에서 아이들(子)이 공부하는 모습을 본 뜬 글자이다. 習(익힐 : 습)이라 하면 羽(깃 : 우)+白(흰 : 백)이 모여 만들어진 글자이다. 새가 태어나서 태어난 둥지를 떠나 새로운 세상을 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날갯짓을 배워 둥지를 떠나야 할 것이다. 발을 디딜 수 없는 나무 둥지에서 날갯짓을 시작할 때의 두려움을 우리는 흔히 “백척간두 진일보”라 한다. 불교에서는 백척간두에서 한 발을 나아가야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새들은 나무 위 둥지 백척간두에서 날갯짓을 배워 날지 못하면 죽는다. 어미 새는 어린 새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만 먹이를 물어다 주고 어린 새가 날 정도가 되면 새로운 삶을 위해 어린 새를 떠나버린다. 둥지에서 날지 못하고 굶어 죽느냐? 아니면 스스로의 날개로 하늘을 날아서 자신의 삶을 살 것인가?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배워 하늘을 날게 되는 순간 세상에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하얀 가슴(白)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다.
1990년 치과의사가 되고 첫 근무지인 보건소에서 상악 #26번 엔도를 하던 기억이 난다. 분명 학교에서 學을 할 때는 치근이 3개에 근관이 3~4라고 배웠는데 3개의 근관을 찾기 위해 노력해도 근관은 2개만 확보를 하였다. MB canal이 찾아지지 않는 것이다. 퇴근 후 근관학에 대한 책을 보며 다방면으로 공부를 하였다. 노력의 보상인지 2개의 근관을 가지고 엔도를 3번 정도 할 때 환자가 오기로 한 전날 꿈에서 MB canal을 찾기 위해 digital 쪽에서 파일이 들어가자 MB canal을 찾을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치료를 하며 꿈에서처럼 시도하였다. 치과의사가 되어 상악 MB canal을 처음 찾게 되는 즐거움을 만끽한 날이었다. 어린 새가 날아서 세상에 하얀 배(白)를 내보일 때의 이제는 살았다는 안도감과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
치과의사가 학습을 통해 진정한 임상의가 되어 진료를 하였을 때 치과의사 면허는 환자에게 절대적인 힘을 갖는 것이다. 흔히 의료인을 전문직이라 한다. 전문직은 그 직업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적인 존재가 된다. 학습을 제대로 하여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들었을 때 기쁨(說 기쁠 : 열)이 있다.
說은 言(말씀 언) 兌(바꿀 태)로 구성되어있다. 즉, 말로서 상대를 바꿀 수 있는 상태이다. 전문가가 되어 상대에게 인정받았을 때 기쁨이 있는 것이다. 학습을 통해 전문가가 되었을 지라도 상대를 바꾸기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읽어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채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2020년 3월에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있다. 이번 치과의사회 회장선거는 벗들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자기희생을 통해 치과의사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같은 뜻을 가진 벗들의 축제. 선거 기간 동안은 말로서 유권자에게 지지를 얻는 說하는 선거 기간이 되어야 한다.
아직은 협회장이 되어보지 못하였기에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희생의 자리인지 권력의 자리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1990년 치과의사 면허증을 받고 30년 치과계에서 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 임원, 광산구 회장,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동창회장을 하여본 필자로서는 협회장이라는 자리는 자기희생의 자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0년 3월 10일이 지나면 후보 중 누군가 협회장이 될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說이 아니라 樂(즐거울 : 락, 노래 : 악, 좋아할 : 요) +白+木 너무 받침대 위에 북을 올려놓고 치는 모습. 신기한 비법 한자)을 하였으면 좋겠다. 치과의사 유권자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았더라도 서로의 잘잘못을 가리는 말로서 결과를 바꾸려는 시도(說)가 아니 선거결과를 인정하고 축하해주는(樂) 치과계가 되었으면 한다.
군자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협회장 선거의 후보자들은 유권자로부터 인정을 받아 회장이 되었던, 인정을 받지 못하든 선거 과정에서 치과의사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음에 스스로 행복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선거를 할 때는 치과계의 행복을 자신만이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치열하게 대결(說)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서로를 인정해주고 축하(樂)하면 좋겠다. 선거가 끝나면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각 캠프에서 나왔던 많은 공약들을 정리하여 진정으로 국민과 치과계 회원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朋들의 樂하는 자리. 선거 과정에서 발굴된 많은 인재들을 내 편과 네 편을 떠나 등용하는 축제의 장. 인재들이 많은 대한민국의 치과계는 행복할 것이다.
치과의사로서 이번 협회장 선거의 유권자인 나 또한 누군가를 선택하고, 선택한 후보가 협회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말로서 나와 뜻이 다른 사람을 나와 뜻이 같게 하도록(說) 선거운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3월10일 선거가 끝나면 나와 뜻이 달랐던 후보가 회장이 되더라도 그분이 만들고자 하는 아름다운 치과계를 위해 열심히 노력(樂)할 것이다.
http://www.chihak.co.kr/news/1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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