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중국 우한은 후베이성의 수도로서 인구 1100만 명이 살고 있는 양자강 유역의 큰 도시이다. 한자로는 武漢이지만 중국 애들이 우한이라 발음하니 우리도 따라서 우한이라 발음한다.
지난 연말, 우한의 안과의사 리원령이 신종 변형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이의 확산을 염려하며 재앙이 올지 모른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고하였는데, 중국 공안 당국에서는 그를 가짜 뉴스 배포자로 체포하여 처벌했단다. 그런데 그의 말대로 우환 시에 괴질이 번지고 신종 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그의 말을 인정하여 풀어 주었는데, 그분은 풀려 나와서도 다시 열심히 폐렴환자 진료를 하다가, 한 달 후 결국엔 자신도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아마도 슈바이처처럼 진정한 의료인으로 숭상받을만한 분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의료인 중에도 과거에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으로 남태평앙과 아프리카 아동들의 결핵과 소아마비 퇴치에 힘쓰다가 사무실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하신 이종욱 박사를 비롯하여 성직자와 의사의 신분으로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일생을 봉사하다 간암으로 돌아가신 이태석 의사, 신부님 등 귀감이 될 만한 의료인들이 다수 있지만, 이번에 중국의 공안체제 하에서 정치적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의학적 지식과 소견을 분연히 발표하고, 자신이 말한 재앙의 위험성 속에서도 목숨을 건 진료 봉사를 했다는 점에서 머리가 숙여진다. 그의 사망 소식에 중국인민들 가슴 속에는 현재의 공안 중국체제에 대한 무언가 변화의 감정을 부르는 계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단다.
우한에서 시작된 변형 바이러스 폐렴은 우한뿐 아니라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져나갔고, 급기야 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나중에는 미주 대륙과 유럽 등지로도 점차 퍼져나갔다. 세계적인 대 재앙으로 방역과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각국에서는 이 괴질의 초기 발생과 확산을 은폐한 중국 정부를 비난했지만, 중국의 지원과 후원으로 당선되었다는 이디오피아 출신 게브레예수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의료인 정신이 좀 결여되었는지, 여태껏 중국 두둔만 하여 각국의 비난을 받고 있다. 아직까진 중국으로부터 인적 물적 이동을 차단하는 최고 수준의 경고조치는 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정말 밥값도 못하는 친구이다. 이 말에 따라, 중국을 섬기고 싶은 우리네 정부도, 아무리 의료인 단체나 보건 학자들이 중국 등 해당 국가들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권했으나, 세계보건기구 핑계를 대며, 중국 전역이 아닌 우한 근처로부터의 입국만 금지하고 있다. 이미 중국 내에서도 전국으로 다 퍼진 후라서 때는 늦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 당국자는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인 입국을 막는 나라는 없다고 가짜 뉴스를 남발한다. 많은 나라들은 물론, 친 중국인 북한도 중국과의 국경을 막았는데, 얼마나 더 위험해져야 의료인 말을 듣고 입국을 막을까. 심지어 중국 눈치 보느라 우리 정부는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도 쓰지 말란다. ‘홍콩 독감’이니 ‘일본 뇌염’ ‘몽고 반점’이란 말은 여태껏 잘 써 왔는데 우환이 있는 우한 도시명이나 중국명이 들어가면 중국 심기가 불편한가 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외우기도 힘든 용어 사용을 강조한다. 장난삼아 ‘Made in Woohan, China병’이라 말하기도 한다. 이미 중국 공식 발표로도 수만 명의 확진자에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중국의 발표를 그대로 믿는 이는 우리 정부 밖에 없을 거다. 여기에 열 배는 곱해야 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마스크가 동나고 손 세정제 구하기가 힘들다. 치과에서 주문해도 잘 없다. 그런데도 윗분들은 매점매석을 관리하고 있어 공 급이 잘되고 있단다. 대량으로 중국에 판매하고, 정부도 마스크 수 백 만 개씩 중국에 보내며, 또 북한에도 치료 약재나 소독제를 보낼까 한단다. 어려울 때 도와야 친구란다. 그리고는 지난날 정부의 메르스 사태 대처 때 보다 훨씬 잘 대처한다고 서로 자랑한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어느 직장 상사만 안 쓰고 있어, 사원들이 왜 안 쓰시냐고 물으니 “자네들이 모두 다 쓰고 있으니까 난 쓸 필요 없잖아” 했다는데 이러니 꼰대소릴 듣나 보다. 봄바람이 불면 우한 발 우환도 사그라지고, 중국도 변하고, 우리도 제대로 바뀌었음 한다.
http://www.chihak.co.kr/news/13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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