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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1/13  치학신문
시사칼럼 '닭 갈비'

 

 

 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삼국지연의에 닭 갈비, 계륵 이야기가 나온다. 조조의 똘똘한 충신 왕유가 지루한 전투가 소강상태인 어느 날 저녁, 매일 군영 상부에서 정해서 내려오는 암호가 그날 따리 연락이 오지 않아 사람을 보내어 조조의 막사에 가서 알아보게 했다. 마침 조조가 저녁식사로 닭갈비를 먹고 있던 중, 애들이 와서 오늘의 암호를 정해 달라고 재촉하니 조조는 뜯다가 만 닭갈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계륵…” 닭갈비, 먹을 것도 별로 없는데 버리자니 아까운 음식이다. 그런데 부하는 계륵이 그날 밤의 암호로 알고 전 군영에 전달했고, 똘똘한 양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왜 하필 승상이 직접 정해준 암호가 닭갈비인가,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이 지루한 전쟁, 싸워서 이겨도 별 이득도 없고 그렇다고 적에게 이 땅을 내어주자니 아까운, 마치 닭갈비 같은 심정을 승상께서 오늘의 암호로 표현하셨구나. 이렇게 생각한 양수는 밤사이에 급히 전군에 명령을 내려 철군 준비를 시켰다. 다음 날 아침 조조가 군영을 둘러보니 철군 준비가 끝나 있었다. 깜짝 놀라 그 까닭을 물으니 어젯밤 승상께서 정해준 암호 닭갈비, 계륵에서 승상의 마음을 읽은 양수의 결정이었단다. 조조는 자신의 속마음을 훤히 꿰뚫고 있는 양수가 놀랍고도 두려워, 자신의 명 없이 함부로 철군지시를 한 양수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인지 무슨 죄목인지, 엄중한 군법 위반으로 참수해 버리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이다. 낄데 끼고 빠질 때 빠져야 한다는 ‘낄끼 빠빠’의 교훈을 알려준 일화이다. 아무데나 끼어서 함부로 설쳐대면 결국은 양수 꼴 난다. 비록 센 척하는 남자 같은 장관이라도 말이다.
 근래에 법정에서도 닭갈비 논쟁이 뜨겁다. 어느 댓글 조작자가 지난 대선 기간 중 유명 정치인 앞에서 선거판에 댓글을 자동으로 다는 프로그램 시연을 보였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일본 영사 자리를 요구했다며, 이 내막을 어설프게 안 어느 여당 여성대표가 고발하여서, 결국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게 되었고, 조작자뿐 아니라 그 정치인은 죄가 인정되어 현 정치도 못하게 생겼단다. 후일 어느 장관으로 발탁된 그 센 언니는 그 고발로 인하여 괜히 자기편에 내부 총질한 꼴이 되어서 “낄끼 빠빠”라는 말도 회자 되었다. 그런데 그 댓글조작 시연을 보았다는 유명 정치인은, 후일 그 시간에 인근 식당에서 닭갈비를 먹는 중이라 시연을 못 보았다느니 포장해서 일행과 함께 먹었다느니, 법정에서 변명하기 바빴기에 언론에서 닭갈비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 분이 향후 대통령 후보감이라는 소리도 있다니, 닭갈비 먹었고 안 먹었고를 따질 정도의 작은 일에 얽매인 분이 대통령감 그릇인가 싶기도 하다. 민주주의, 여론국가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 후, 부정선거의 논란이 많고, 우리도 투표 후 말이 많을진대 이제는 닭갈비 소동도 차기 대통령 후보 결정에 한몫하는 나라가 되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춘천에는 막국수와 더불어 닭갈비가 유명하다. 일설에는 춘천 닭갈비가 신라시대부터 있어왔다는데 그건 좀 뻥 같다. 춘천 인근에 군부대들이 많아 닭갈비를 식재료로 납품하는 양계장들이 많았나 본대, 과거 어느 여대가 있었던 호반도시에 놀러가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그들에게 값싼 갈비를 공급해주는 식당이 늘어나서 춘천의 닭갈비가 알려지고, 방송 매스컴의 홍보 활동으로 유명세를 탔단다. 닭갈비 식당가마다 “KBS에 소개된 집” “MBC에 나온 집” “SBS에 방송된 집” 등 현수막이 붙어있는데 이를 보고 화가 난 어느 식당에는 “KBS, MBC, SBS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집”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데, 솔직한 그 집도 장사가 잘 된단다.
 코로나 방역이 좀 완화된 일요일, 시골 고향 옛 동창의 아들 결혼식에 들렀다. 예전과는 달리 주례도 없고 양가 부모가 인사말로 대신한다는데, 국영 기업체 노조위원장 출신인 동창은 마이크 잡으니, 격문 같은 당부의 말씀 명연설을 신랑 신부에게 주입시킨다.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결혼식 광경 같다. 식후 식사 때, 모처럼 뷔페로 준비했는데, 제일 많이 담아가는 음식이 하필이면 요즈음 화젯거리로 뜨고 있는 닭갈비였다. 사람들은 닭 갈비를 뜯으며 한 마디씩했다. “닭 갈비를 먹었느냐, 안 먹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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