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민 호
아너스치과교정과 원장
국내 치과관련 산업이 발전해 세계적인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어 기쁘고 뿌듯합니다. 탄탄한 기술력과 수준높은 한국 임상가들의 뒷받침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국내 기업들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의료관련 기업이 제품 평가를 임상가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러가지 데이터를 제시하며 평가를 해줄만한 임상가라면 이미 해당 제품을 오래 써왔을 테니 회사에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이런 동료 임상가가 제품의 장점을 설명해준다면 홍보효과가 크겠지요.
이해의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보통 논문을 투고할 때, 이 논문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 물을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특정 기업이 자사 제품의 효과를 평가해달라고 연구비를 지원한 경우, 연구비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한 연구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저널 편집부는 의심해보게 됩니다. 가끔 연구비를 받고도 제품이 그다지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해 회사가 연구자에게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연구비를 지원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심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모르는 사이에 이미 이해관계로 인해 편향된(biased)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결과를 드리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해온 저희에게 이런 편향된 정보는 엉뚱한 길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같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치과관련 기업이 주최하는 학술행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임상가들의 강연을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는데다가 회사가 경비의 상당부분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등록비도 저렴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강의도 논문과 마찬가지로 동료들에게 진료의 기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통로입니다.
특정 회사가 주최하고 경비를 지원하고 강연자들을 예우해준다는 것 때문에 특정 회사 제품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킨 편향된 강의가 진행된다면, 그것이 바로 이해의 충돌입니다. 이해의 충돌이 우리의 자부심과 열정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관련된 분들께서 더욱 엄격한 잣대로 강의와 행사를 준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http://www.chihak.co.kr/news/15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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