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올 치협 총회가 폐회를 앞두고 천명한 ‘대한민국 치과계 희망과 화합을 위한 2022 제주선언’이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국제자유도시로 알려져 있어 참가자들이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총회장은 제주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1시간 정도 더 들어가야 했고 청정제주답게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있을 뿐 관광할 시간조차 없었다. 참가자들은 회의장에 갇혀 하루종일 치과계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들이었다. 아침 10시부터 시작된 총회는 축사에 이어 시상식을 하는데 1시간30분을 보냈다. 속개된 총회는 179명이 참석했다. 30여명은 대의원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제주도에 대한 홍보가 거의 없었다. 제주도 임원들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각자 알아서 행동하라는 식이다. 왜 교통도 불편한 서귀포까지 와서 총회에 참석해야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각자 도생하는 방법을 터득하라는 순간이었다. 이런 가운데 오후 1시 넘어 주최측이 제공한 도시락을 먹고 오후 3시부터 다시 총회가 이어졌다. 정관개정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한 뒤 일반의안은 늘 그래왔듯이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넘어가는 모양새였다.
선거제도만 하더라도 회장 외 3인의 부회장단이 왜 필요한 것일까. 과거 대의원선거 때는 러닝메이트가 많고 기탁금도 있어야 했다지만 직접선거로 바뀐지 10년이 되어 가는데 회장 선거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결선투표 자체와 우편투표제도는 무용지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단순한 선거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의원 총회는 민의와 거리가 먼 과거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이번 총회는 투표기를 동원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자신의 휴대폰에 투표할 수 있는 앱을 깔아 보다 신속 정확한 의결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 상당히 고무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예년처럼 결의문이나 선언문 없이 끝날 줄 알았는데 폐회선언 후 갑작스럽게 제주선언을 한다고 제주지부가 분위기를 잡았다.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제주선언문을 낭독한다는 것이다. 첫째 우리는 지역주의 학벌주의 계파주의를 벗어나 한마음으로 대한민국과 치과계 발전을 위해 정진한다. 둘째 우리는 ‘봉사하는 치과의사’로서 세계 시민사회에 기여하고 ‘존경받는 치과의사상 구현’을 위해 노력한다. 셋째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노력으로 K-덴티스트리를 일궈내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고 선언했다.
제주선언이 치과계 희망과 화합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http://www.chihak.co.kr/news/16384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