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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17  치학신문
음식탐구 <149>
땅콩

먹으면 아나필락시스 보이는 제1형 급성 과민반응 알러지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땅콩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조선 정조 때 청나라에 사신으로 간 이덕무가 재배법을 물었고, 정조 때 ‘무오연행록’을 쓴 서유문도 중국에서 처음 땅콩을 먹고는 종자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 심은 땅콩은 재배에 실패하고 1836년에 비로소 남 아무개라는 사람이 재배에 성공하여 퍼트렸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가 될 때까지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했는지, 1930년대 최남선이 집필한 ‘조선상식문답’에는 ‘예전에는 부럼으로 밤, 호두, 은행, 잣, 무 등을 깨물지만 근래에는 무 대신 땅콩인 낙화생을 많이 먹는다’고 적혀있다. 사실 한국에서 지금처럼 땅콩이 싸고 흔해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어서, 1960년대 무렵까지만 해도, 아주 귀한 간식거리는 아니지만 자주 사먹기에는 부담스러운 별미의 식재료였다.
 땅콩의 꽃은 노란색을 띠며 나비 모양을 하고 있고, 잎겨드랑이에 핀다. 꽃은 2~3개월에 걸쳐 피는데, 해 뜰 무렵에 꽃봉오리가 벌어지고 수정이 아침나절에 이루어진다. 며칠이 지나면 자루처럼 생긴 씨방자루가 자란다. 이 씨방자루는 밑을 향해 자라 깊이가 약 3~5cm인 흙 속까지 밀고 들어가서 어느 정도 깊이에 들어가서야 땅콩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붙은 이름이 낙화생(落花生)이다. 다 자란 씨방자루는 길이가 18cm 정도이고, 그 끝에는 발달 중인 열매가 들어 있다. 이 끝이 부풀어 올라 땅콩 꼬투리로 익는다. 꼬투리에는 보통 씨가 2개 들어 있다.
 땅콩은 껍질째 혹은 껍질을 벗겨 볶아 먹는다. 볶은 후 버터에 무치기도 하고, 껍질째 소금물에 삶아 먹기도 하며, 간장에 졸여 땅콩 조림(땅콩 자반)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팔각 등의 향신료를 넣고 데치거나 소금물에 삶기도 하고, 기름에 튀긴 후 소금을 뿌려 먹기도 한다. 땅콩을 갈아서 만드는 땅콩버터 역시 널리 애용된다. 가열한 땅콩에 설탕이나 밀가루 옷을 입혀 만든 콩과자나 초콜릿 과자 등의 가공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지 함량이 높아(약 50%), 땅콩기름도 제조된다. 땅콩기름은 조리용으로 쓰이며, 식용유, 드레싱, 마가린의 재료가 된다.
 등급이 낮은 땅콩기름은 비누, 화장품, 면도 크림, 샴푸, 페인트, 폭약(니트로글리세린)의 원료가 되며, 대체연료로 사용하는 방법도 시험 중에 있다. 기름을 뽑아내고 남은 찌꺼기는 고단백의 가축 사료가 되며, 잎과 줄기 또한 좋은 사료가 된다. 땅콩 단백질은 아딜이라고 하는 인조섬유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땅콩 껍질의 가루는 플라스틱, 코르크 대용품, 벽판, 연마제 따위를 제조하는 데 이용된다.
 땅콩의 효능으로는 심장질환이나 콜레스테롤, 혈전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불포화 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2형 당뇨병,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땅콩에는 엽산이 풍부하여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비타민B의 일종으로 적혈구의 합성과 단백질 생성을 촉진한다. 또한 레시틴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뇌의 신경세포 기능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산화방지효과가 있어 우리 몸의 세포손상을 방지하며 신진대사에 기능하는 비타민E는 세포와 조직 사이 연결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땅콩이 몸속의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칼륨함량이 호두의 2배, 토마토의 3배 이상 높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들에게도 우수한 음식이다.
 그러나 땅콩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는 주의가 요구되는 식품이다. 식품 알레르기 관련 학계에서는 아예 제1형 급성 과민반응이라 해서 먹으면 즉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일어나는 알레르기를 분류할 때 가장 빈번한 예로 들 정도이다. 미국에서는 각종 초콜릿 상품에 ‘Peanut Free Facility’라는 말이 붙어 있는 항목들이 많은데, 이는 아예 생산 라인이 땅콩과 격리되어 있어 심각한 알레르기 환자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 알레르기 및 천식과 면역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중 땅콩 알레르기를 가진 어린이는 전체의 2.5%가 넘어. 대략적으로 추산해도 100만 명 이상이라고 보고하였다. 유달리 서양, 특히 미국에서 땅콩 알레르기 유병률은 높은 반면 아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낮은 이유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으며, 그 이유로 인종에 따른 유전적 차이 때문이라는 이론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땅콩 알레르기 유발 유전자가 구미권 사람들에게 많은 것인지, 아니면 아시아 사람들에게 적은 것인지, 혹은 아시아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둔감화가 높은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품위생법상 땅콩의 제조에 관한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땅콩 알레르기는 땅콩뿐만이 아니라 다른 견과류에서도 알레르기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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