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자주성·자율권 높일 치협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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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3/27 치학신문

치과의사 자주성·자율권 높일 치협 기원
시론

이 주 연

세브란스치과 원장

대한치과의사학회 부회장

대한민국의 어원을 살펴보면, 삼한을 통일한 큰 나라를 국민이 주인이 되어 다스리는 국가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의 역사는 구석기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와 주변 도서에서 주권을 가지고 살아온 한민족의 역사라는 속인주의에 입각해 있다. 수많은 역경과 외침에도 자주독립의 꿈과 민족중흥의 노력으로 이어 온 역사이다.
치협의 기원도 속인주의에 따라야 한다. 1925년 한국인 치과의사들이 창립한 한성치과의사회는 한국인으로서의 자주성과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발성을 지닌 단체였다. 목적도 치협과 같이 한국인의 구강보건 향상과 학술연구 및 회원 친목과 복지 도모였다. 일제의 강압 속에 먼저 전국적인 단체를 만들었던 한국인 간호협회의 기관지가 1934년에 폐간되고, 한국인 의사단체도 1939년에 해체되었지만, 한성치과의사회는 1942년 10월까지 모임을 유지했다.
이와 달리 1921년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창립한 조선치과의사회에 10년간 참석한 한국인은 수명이었다. 1940년에야 관권으로 한국인 치과의사와 입치사까지 가입하게 했다. 하지만, 법적 타당성과 운영의 민주성, 진실성이 없었다. 총독부가 1913년 반포한 치과의사규칙은 1906년 일본에서 반포한 치과의사법과는 다른 식민지법이었다. 치과의사단체에 대한 법조항이 없고, 입치업자의 영업은 합법화하여, 치과의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훼손하였다. 하지만 일본인 치과의사들은 곧 법정치과의사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인의 강제 가입을 종용했다. 한국인에게는 의안 입안이나 의결정족수에 못 미치는 임원 수를 배정하였고, 재료 분배에도 차별을 두었다. 1944년 8월 조선의료령에 의료인 단체조항이 삽입되었는데, 이는 전시동원을 위해 총독의 명에 따르는데 국한된 것이었다. 광복 전후로 일본인 치과의사의 일부는 치과를 비자격자에게 밀매하고 돌아가 혼란을 더하였다. 즉 조선치과의사회는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 법에 따라 조선에 거류하다 돌아간 일본인 치과의사의 단체였다.
하지만 한성치과의사회 회원들은 광복 후 한국인들의 전국적인 치과의사회 조직에 앞장섰다. 경성치과대학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으로 이끈 박명진, 법정치과의사회의 초대회장 안종서. 1957년 자비로 세계치과연맹(FDI) 가입을 주선한 정보라, 1968년 아태 회의를 주최한 이유경, 서치와 치협 회장을 수차례 오간 김용진 모두 한성치과의사회 회원이었다. 이들은 치협의 역대 회장과 임원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며 치협의 위상을 높였고,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헌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