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에 글루탐산 함량 풍부하고 맛 뛰어나 선호”
조 재 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
꽃게속 꽃게과에 속하는 동물로 학명은 Portunus trituberculatus Miers, 1876이다.
꽃게(Portunus trituberculatus)는 십각 목, 꽃게과에 속하는 해양동물로 수심 20~30m에서 서식한다.
꽃게는 등딱지 길이 8~9cm, 폭은 16~19cm 내외이고 몸은 전체적으로 마름모 꼴이다. 이마에는 양 눈앞가시 사이에 가시가 2개 있으며, 집게다리 긴 마디의 안쪽인 앞 모서리에 예리한 가시가 네 개 있다. 집게발이 강대하고 멀리 이동도 한다. 넷째 다리가 푸른빛을 띤 암자색 바탕에 흰구름 무늬가 있어 아름다우며 노처럼 납작한데, 이를 유영지라고 하며 이것으로 물을 휘저어서 수영한다. 생각보다 엄청 빠르기 때문에 영어로는 Swimming crab이라고도 부른다.
6~7월에 알을 낳고 얕은 바다의 모래땅에 군서 생활을 한다. 깊이 20~30m 되는 바다 밑의 모래나 개펄 속에 살며 몸 구조가 모래가 깔려있는 곳에서 살기 적합하다. 낮에는 주로 모래 속에 숨어 눈만 내밀고 있다가 밤에는 튀어나와 지나가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는 야행성 동물로 수명은 2~3년이며 성장이 빠르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등 주로 태평양 동쪽 바닷가에 많이 분포한다.
꽃게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타우린(taurine)과 같은 양질의 아미노산과 칼슘, 철분, 아연, 칼륨 등과 같은 무기질, 오메가-3 지방산 조성이 높으며, 저열량 식품이어서, 영양적으로 의미가 있는 주요 식품소재이다. 게에 함유된 키토산 성분은 지방 흡착과 이뇨작용에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토산이란 게나, 가재, 새우 껍데기에서 추출되는 천연 다당류로 키토산의 원료가 되는 갑각류 껍데기를 구성하는 키틴질은 식물성 섬유소인 세룰로스 다음으로 많이 발굴되는 천연자원이다. 키토산의 약효는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지혈작용뿐 아니라 인체 면역체계에도 작용, 유방암 등 일부 암 질환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뿐만 아니라 꽃게는 산란기(6-8월)를 벗어난 봄과 가을에 글루탐산과 같은 함량이 많아 맛이 뛰어나 소비자들로부터 선호 받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나 시장에서 볼 수 있다.
국내에선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며 연평도 꽃게가 유명한데, 사실 한국인들이 게하면 보통 떠올리는 게 꽃게일 정도로 매우 흔하다. 국물을 내는데 쓰기도 하고, 탕, 찜으로 이용되었으나 최근 매큼한 게장, 간장게장 등이 개발되어 다량이 내수용으로 판매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및 일본 등의 국가에도 수출되고 있어, 산업적 가치가 아주 높은 주요 수산자원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다양하게 이용되므로 자원 고갈을 우려하여 국내에서는 꽃게의 산란기인 6월 중순~8월 중순쯤까진 어획을 금지하는 금어기를 지정하였다.
꽃게의 본이름은 ‘곶게’라고 한다. 곶은 육지에서 바다로 뻗어 나온 모양을 한 곳을 가리킨다. 또 곶은 꼬챙이의 옛말이기도 하다. 실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꽃게의 어원을 이렇게 풀어 놓고 있다. “유모라는 것은 바다에 사는 커다란 게인데 색은 붉고 껍데기에 각이진 가시가 있다. 세속에서 부르는 이름은 곶해(串蟹) 즉 곶게인데 등딱지에 두 개의 꼬챙이(串)처럼 뿔이 있기 때문이다.” 유모는 게 중에서도 바다에 사는 꽃게를 가리키는 한자어로 등딱지에 꼬챙이처럼 두 개의 뿔이 솟아 있어 곶게로 불리다가 지금의 꽃게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게는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와 서유구(徐有?의 ≪전어지(佃漁志)≫에서 개류(介類)에 속하는 것으로 기록하였으며, 유희(柳僖)의 ≪물명고(物名攷)≫에서는 개충(介蟲)에 속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필자는 수련을 마친 후 군입대하여 서부전선 최전방 부대 의무대에서 군 생활을 하였다. 치과에서는 SP crown을 때려서 가끔은 푼돈이 생겼는데 이때는 호주머니 가벼운 치과 군의관들이 금촌의 매운탕 골목에까지 진출(?)하여 소주병 깨나 축 냈었다. 얼큰한 해산물 찌개에 발갛게 익은 꽃게 등딱지를 빨아 먹던 기억이 생생하다. 거기에 간장 게장의 꽃게 등딱지에 노란 알에 참기름을 몇 방울 친 쪼롬하면서도 고소한 비빔밥은 가히 밥도둑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당시는 꽃게도 그리 흔치 않은 별식이었었다.
지금도 꽃게 철이면 우리 식탁에 매큼한 간장게장이 빠지지 않는다.
2006년 장기 연수로 미국 Baltimore의 Maryland 치대에 다녀 온 일이 있었다. 이 메릴랜드 주의 명물이 바로 게, ‘블루크랩(Blue Crab)’으로 집게발이 사파이어처럼 푸른빛을 띠고 있어 블루크랩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등껍질은 한국의 꽃게 비슷한 색깔이었다. Maryland 대학의 의학 도서관의 건축물이 하늘에서 보면 게의 모양을 형상화 했을 정도이고 학생회 행사에서 조차도 게 탈을 쓴 공연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Blue crab이 유명하였다.
blue crab에 Old bay seasoning(우리의 라면 스프와 curry 가루를 합친 맛)이라는 향신료를 발라 고압수증기에 찐 게의 맛은 짭쪼름하여 맥주를 부르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사람들은 암케는 살이 없다고 하여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덕분에 동양인의 Market에서는 bushel에 담긴 산게를 싼가격에 구하여 찜으로 탕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 꽃게는 아니지만 blue crab으로 비싼 꽃게에 대한 대리만족(?)을 원 없이 하고 돌아 왔다.
http://www.chihak.co.kr/news/1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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