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의료기사 면허 없이 방사선 촬영을 했다는 이유로 1개월 15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옴에 따라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의기총)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번 판결은 면허의 유무에 따른 행위 성립 자체의 문제가 아닌 의사에 지시에 따른 진료보조로 볼 수 있다는 판결 취지가 더해지며 논란이 된 것.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구회근)가 지난달 17일 보건복지부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며 간호조무사 A씨에 대해 내려진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한 원심 판결을 인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의사의 지시를 받아 방사선사 면허 없이 콘빔 CT를 201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A씨에게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근거로 자격정지 1개월 15일의 처분을 내린바 있다. 이에 A씨가 반발해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에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 1심 재판부는 처분 취소 판결을 선고했으며 복지부가 항소, 이번 2심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의기총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무면허 방사선 검사를 정당화한 이번 판결은 의료안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의기총은 “해당 간호조무사의 행위는 ‘의료기사 등이 아니면 의료기사 등의 업무를 하지 못한다’라는 의료기사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라고 밝혔으며 판결 근거로 삼은 간호법 해석에 대해서도 “해당 사건은 2018년부터 2019년에 걸쳐 발생한 일로 간호법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법률이며 그 시점에서조차 제12조 제3항은 간호사의 업무에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명문화하고 있다. 법의 소급적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유사 시점의 유효한 법률인 의료기사법이 우선하여 적용되었어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의기총은 이번 판결로 인해 “암암리에 일부 의료기관에서 자행되는 간호조무사를 통한 의료기사 업무 대행이란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달아준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자격 있는 전문가의 직무 영역을 침해하는 동시에 의료현장의 혼란과 국민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의기총은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무면허 의료행위 단속‧처벌 강화 △의료기사법 취지와 입법 목적 존중 및 법 체계 간 위계질서 준수 △직역 간 법적 경계 확립 및 전문성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서명운동을 통해 50만 의료기사들의 국가 면허를 기반으로 한 고유 업무, 전문영역 수호를 위한 행동을 진행중이다.
http://www.chihak.co.kr/news/20409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