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쌀한 맛이 특징으로 특유의 쓴맛살려 김치 무침 등으로 활용
조 재 오
경희치대 외래교수
고들빼기(Crepidiastrum sonchifolium)는 국화목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이다. 학명은 Crepidiastrum sonchifolium (Bunge) Pak & Kawano(1992)이며 한국·중국·몽골이 원산이며, 한국에서는 재배되기도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제물보(㐧物譜)』·『물명고(物名攷)』·『명물기략(名物紀略)』에서는 ‘고채(苦菜)’라 하였다. 『명물기략』에는 “고채는 고도(苦荼)라고도 하는데, 이것이 고독바기가 되었다. 고들빼기의 대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 흰 즙이 젖과 비슷하여 젖나물이라고 한다.”라고 명칭의 유래를 밝히고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고들빼기의 성질을 “苦寒하여 熱을 내리고 毒을 푼다.”라고 하였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포황은 속을 편히 하고 음식이 잘 내려가게 한다”고 기록되어있다. 한의학에서 고들빼기는 성미(性味)가 고(苦, 쓴맛) 하고 한(寒,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열을 내려 염증·독성 완화 하며 쓴맛이 위액 분비 자극하여 소화 촉진하며, 담즙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력을 증가시키며, 환부의 부기를 완화하게 하고, 잎·뿌리 즙을 출혈 완화에 사용하였다.
고들빼기를 자르면 나오는 하얀즙(유액, latex)에는 국화과 식물 특유의 락투카리움(lactucarium)이 포함되어 있어 약한 진통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액에 함유된 세스퀴테르펜 락톤류(Sesquiterpene lactones; STL)가 통각 억제 작용을 나타내어 근육 긴장을 감소시켜 신경성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며, 고들빼기에 함유된 락투신(lactucin), 락투코피크린(lactucopicrin)등이 중추신경계를 가볍게 안정시켜서 진정수면에 보조 효과를 보인다, 또한 유액에 포함된 락톤류는 세포의 염증 신호 경로(NF-κB 등)를 억제하여 피부 염증, 관절염 초기 염증 반응 완화에 도움을 주며 항바이러스 기능을 보이고 소화기 진정 효과를 나타낸다. 이 밖에도 고들빼기 유액의 플라보노이드(Flavonoid)와 락톤류(Lactones)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간 부담을 감소시키는 약리 작용을 보인다. 고들빼기는 성질이 차므로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설사가 잦은 사람은 과다 섭취를 금하는 것이 좋다,
고들빼기는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 자생하며 산기슭 들이나 밭두득, 길가에 자생한다. 줄기는 곧고 가지를 많이 치며 적자색을 띠고 높이는 80cm 정도이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고 타원형으로 길이는 2.5–5cm, 나비 14-17mm이며 잎자루가 없고 가장자리는 갈라져 빗살 모양이다. 잎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회청색인데 양쪽 면에 털은 없다. 줄기잎은 난형이고 길이 2.3-6cm로 밑이 넓어져 줄기를 감싼다. 불규칙한 결각 모양의 톱니가 있으나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작아진다. 두화가 가지 끝에 산방상으로 붙으며 포(苞)가 2-3개 있다. 총포는 길이 5-6mm이고 외포편은 일렬로 배열되며 긴 타원형이다. 화관은 황색이고 끝이 갈라지며 통부는 길이 1.5-2mm이고 잔털이 다소 있다. 수과는 검은색이고 편평한 원뿔형이며 관모는 백색이다. 열매는 10~11월경에 맺고 길이는 0.3~0.4cm로 갈색 또는 흑색이며, 갓털은 백색으로 길이는 0.3cm정도이다.
고들빼기는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나 잘 자란다. 식용을 목적으로 재배할 경우는 토양이 비옥한 곳에 심고 물은 2~3일 간격으로 준다. 10월경 종자를 받아 보관 후 이른 봄 화단에 뿌린다.
어린잎을 김치처럼 담가 먹기도 한다. 고들빼기 김치는 쌉쌀한 맛이 특징이며, 궁중 진상품으로 그 유래가 깊다. 고들빼기는 쓴맛과 독기가 너무 강하므로 일주일에서 보름간 물에 담가 쓴맛을 뺀다. 간을 하지 않고 양념을 많이 해서 담그는 것도 특징이다.
어린잎 100g당 단백질 1.8g, 지질 0.5g, 탄수화물 4g, 섬유질 1.2g, 칼슘 120㎎, 철 3㎎, 카로틴 1.7㎎, 비타민 B1 0.03㎎, 비타민 B2 0.18㎎, 비타민 C 12㎎ 등이 함유되어 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고들빼기의 채취량은 감소하는 데 반하여 수요량은 더욱 증가하고 있어 요즈음은 인공 재배를 많이 하고 있다. 얼마 전 구리시장에서 채소전 한구석을 자리하고 있는 고들빼기를 보고 쾌재를 부른 일이 있다. 즉시 한 다발을 사서 다양하게 쌉쌀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고들빼기는 예부터 한국에서 봄철 나물로, 김치 재료로 널리 이용됐으며, 취향에 따라 특유의 쓴맛 정도를 살리거나 줄이는 조리법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전라도 지방의 고들빼기김치가 유명하다.
고들빼기나물(무침·볶음)은 고들빼기의 가장 대표적 이용법이며, 비빔밥의 재료로 살짝 무친 고들빼기를 올려 특유의 쓴맛을 즐길 수 있다, 그 밖에도 생나물(샐러드·겉절이)로는 어린잎에 있는 약한 쓴맛을 고춧가루, 식초, 설탕으로 살짝 버무려 즐길 수도 있다. 고들빼기 특유의 쓴맛을 된장국, 해장국에 넣어 이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고들빼기를 식초, 설탕, 소금에 절여 쓴맛을 줄이고 아삭한 피클로 즐길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건조 후 끓여 마시는 고들빼기 차로 즐기는 방법도 있는데 소화 촉진과 해독차로 이용된다. 고들빼기를 물에 오래 담글수록 쓴맛이 덜 하고 순해지면 어린잎일수록 부드럽고 쓴맛이 적음을 취향껏 이용한다.
http://www.chihak.co.kr/news/2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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