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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준 회장 |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치매환자의 저작능력 저하와 구강관리 기반 마련이 처음으로 공식 포함됐다.
치매 정책에 ‘구강’이 국가 종합계획 차원에서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계획안에는 ‘저작능력 저하와 인지기능 장애로 구강관리가 어려운 치매환자가 적절한 구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치매구강관리 기반을 마련한다(’26~)’는 내용이 담겼다.
치과단체·학회와 협의해 치매환자 구강진료·관리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보건소 방문구강관리 종사자 대상 치매교육을 추진하겠다는 방향도 포함됐다.
임지준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장은 “드디어 20년 만이다. 계획서를 보고 눈물이 날 뻔했다”며 “치아를 지키는 것이 치매를 늦추는 길이라고 오랫동안 말해왔는데, 이제 그 말이 국가 전략 문서에 공식적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도 당연한 내용이 이제야 반영됐다는 점에서 기쁘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지만, 분명한 변화의 시작”이라며 “정부가 치매와 구강건강의 연관성을 정책 문서 안에서 인정했다는 것은 상징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반영은 현장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국회의 정책 점검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상훈 의원은 “작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점검하며,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치매환자에 대한 구강돌봄 제도가 빠져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제5차 계획에 치매환자의 구강관리 기반 마련을 위한 치매환자 구강진료·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방문구강관리 종사자의 치매교육 추진이 반영되는 등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치매와 구강건강의 연계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은 이어져 왔다. 국회 토론회를 통한 정책 의제화, 요양시설 평가지표에 구강관리 항목 반영 추진, 요양원 구강보건실 설치 논의, 치매환자 대상 구강관리 교육자료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치매환자의 치과진료 접근성 문제를 공론화해온 현장의 움직임이 정책 반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치매 환자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열차를 멈출 수는 없겠지만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그 브레이크의 중요한 축이 바로 구강건강”이라고 강조했다. 저작 기능 유지와 구강 염증 관리, 영양과의 연계,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조기 개입은 이미 충분한 학문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이번 반영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매환자의 치과진료는 제도적 보호와 적정 보상 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며, 교육 역시 방문구강관리 종사자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처럼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등 치과의료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치매 대응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향후 과제로는 치매 안심치과 네트워크 확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 전문가들과 함께 표준 진료·관리 매뉴얼 제작, 치과의료인 대상 치매 교육 체계화, 구강보건법 개정을 통한 제도적 근거 마련, 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 치매환자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 방문치과진료 수가 마련 및 현실화, 장애인 기준에 준하는 치과 가산제도 도입 등이 제시됐다. 또한 치매안심센터 내 구강관리실 시범 설치와 구강관리 전담 인력 배치, 치매환자 진료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 마련 등도 필요 과제로 꼽혔다.
임 회장은 “몇 줄의 문장이 계획에 들어갔다고 해서 상황이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방향이 정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역사적인 전환점이다. 대한민국의 치매 급행열차에 브레이크를 거는 일, 그것이 지금 치과계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라며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