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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12/13  치학신문
직선제와 무투표 당선
시론

 


 허 용 수

 

 울산시치과의사회 회장당선자

 

 

 

 

 

 

 필자는 제10대 울산광역시치과의사회 회장 선거에서 단독 출마하여 무투표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인천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무투표 당선이다. 직선제의 성지라 불리는 울산광역시에서 무투표로 당선되어 회원들에게 투표의 기회조차 드리지 못한 점 송구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나로선 결코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무려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젊었을 때 일개 학술이사로 지부에 첫발을 디딘 후 총무이사,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거치며 여섯 분의 회장님을 모셨고 YESDEX 조직위원장을 두 번이나 맡았다. 그럼에도 3년 전 회장 선거에 도전하여 패배를 경험하였다. 단순히 임원 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서 차근차근 직책이 올라가 부회장이 되고 다음에 자동으로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직선제인 것이다.
 물론, 직선제가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선거 과열로 인한 편 가르기와 깊은 갈등의 골이 화합을 저해하는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우리 치과의사회는 친목 단체이고 이익단체이다. 정치인들 흉내를 내면서 지나친 줄 세우기와 정치화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때 선거에 승리하신 현 회장님께서 고맙게도 나에게 같이 일하자고 대승적인 제안을 해주셨고 나는 그 내민 손을 기꺼이 잡아 더욱더 낮아지고 겸허한 자세로 오로지 회원만을 위해 봉사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일 년간은 YESDEX에 몰두하여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몰랐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울산의 회원들께서는 나를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려 주셨다. 기성 정치인들의 잣대로 본다면 나는 정치 철새이고 사꾸라(?)인 셈이다.
 울산지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캄보디아 치과의사회는 협회장 선거에 대여섯 명 정도의 많은 후보가 나온다고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가장 많은 득표자가 회장이 되고 그다음 차점자가 부회장, 그다음은 총무이사 등으로 함께 경선했던 후보자들이 모두 한 집행부에서 한 팀이 되어 봉사를 한다고 한다.
 무투표 당선은 나에겐 행운임과 동시에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이제 더 이상 서로 싸우지 말고 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라는 준엄한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구인난 해결과 의료 질서 확립 등 풀어나가야 할 산적한 민생 현안들을 해결해야 함과 동시에 회원의 권익과 친목을 우선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바야흐로 이제 선거 시즌이다. 각 지부별 지부장 선거와 치협의 회장 선거가 줄줄이 있을 예정이다. 직선제든 간선제든 요즘같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리더 부재의 시대엔 자신의 시간과 몸을 희생해가며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분들은 모두가 훌륭하고 고마운 분들이다. 엘리트 집단임을 자처하는 우리 치과의사들은 평소엔 서로 같이 밥도 먹고 잘 지내다가 왜 선거 때만 되면 동창회별로 연고지별로 편을 가르고 줄을 세우는지 모를 일이다. 평생 안 보고 살 것도 아니고 어차피 선거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서로 얼굴 보며 지낼 선후배요 동료가 아닌가.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그 어떠한 흑색선전이나 잡음 없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유권자는 지연과 학연에 휩쓸리지 말고 정책과 공약에 따라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선거 후에도 결과에 순응하고 선거 후유증 없이 화합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 결과에 불복해서 소송전을 벌이고 그리하여 다시 재선거를 치르는 그러한 소모적이고 피로한 일들은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직선제 시대에 무투표 당선의 의미를 조금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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