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 정답이라 주장하는 끝없는 논쟁 공감과 행복 멀게해
정의와 이상 얻으려면 탁상아닌 오롯이 삶속 현장서 찾아야
김 용 호
서울치대동창회 회장
서울시중구치과의사회 고문
치과의사라면 치과대학을 다니던 순수할(?) 시절 CR(Centric Relation, 중심위)이라는 전설과 신화같은 이야기에 대한 개념과 정의에 대해 처음 들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접하며 조금은 혼란스럽고 불편하기는 하지만, 연구하고 공부하는 분들의 기준과 정답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다. 얼마 전 모 학회에서 이 CR의 개념과 정의에 대해 “...기준은 이론에서 나오고, 정답은 현장에서 나온다...(JPD,2023)" 라는 인용을 전해주는 연자를 접하며 ‘기준과 정답’에 대해 좀 편안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여름으로 가는 길이었는지, 가을로 접어드는 길이었는지 모를 날씨와 수없이 많은 이벤트와 사건들로, 4월과 5월은 본 적이 없고 3월에서 6월로 건너뛴 듯한 봄이 지나간다. 즐거운 이벤트와 흐뭇한 소식들은 우리에게 푸근한 마음을 선사하지만, 우리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여러가지로 힘겨워 다투고 반목하며 보이지 않는 주먹을 휘두르는 엄청난 소식들로 많은 이들에게 안타깝고 불편한 마음을 전한다. 무릇 대부분의 갈등과 불편함은 서로 다른 것에 대한 불만이거나, 서로 다르고 싶은 갈망에 기인한다. 각자의 기준에 대한 견해와 입장의 차이를 인정치 않고 막무가내로 자기만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들은 그 끝없는 논쟁속에서 이해와 공감, 더 나아가 화합과 유대감이라는 사람들이 함께하며 가질 수 있는 귀한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한다. 매우 어려운 화두인 정의(正義)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하는 마이클 센델(Michael J. Sandel)은 월가의 펀드매니저가 교사, 간호사, 의사보다 엄청난 부를 누리는 것은 노동의 존엄성과 사회적 기여와 가치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하지만, 또 이 비판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개인적 성취로 보기보다는 집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한다(‘기울어진 평등’, 2025 와이즈베리). 다시 말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우리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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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센델(왼쪽) 이언 로버트슨 |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다루는 인간은 자기 자신과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대해 굳게 좋은 마음을 먹는다면 편향되거나 이기적이지 않은 소위 메타인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양보하고 희생하고 화합하며 단결하여 의미와 가치가 큰일들을 해내곤 한다. 세상의 그늘에 환한 빛을 비추다, 1997년 우리 곁을 떠난 테레사 수녀님은 “우리들이 평화롭지 못하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속해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셨다. 이 말씀 속에는 참으로 많은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체내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깨달음과 평화로운 마음에서 얻어진 옳은 생각과 판단들로 집단의식이 생겨난다면 참 좋으련만 이 시대의 사조와 산업취향은 역행일로라 몹시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볼만한 것이 의로운 영웅과 지혜로운 리더인데, 신경심리학자인 이언 로버트슨(Ian Robertson)이 시행했던, 권력을 가지게 된 개체가 도파민분비가 촉진되어 중독중추를 활성화하는 사실을 밝혀낸 실험에서, 집단의 하위에 있는 개체(개코원숭이)가 집단내 지위가 올라갈수록 도파민 분비량이 늘며. 공격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쪽으로 변모하였고, 결론을 "권력이 강할수록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고 자신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는 성격이 된다"며 "절대 권력의 속성을 생물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정리한 것을 보면 요즘 글로벌과 로컬의 상황들이 이해된다.
결국 늘 마지막 화두이고 늘 우리가 목말라하는 정의(正義)와 이상(理想)을 얻으려면 탁상위의 이론에서는 ‘기준’만이 있을 뿐, ‘정답’은 오롯이 사람들과의 삶 속, 즉 현장에 존재한다.
http://www.chihak.co.kr/news/2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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