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료행위 수가 신설과 보험적용대상 확대가 절실
치과의 감염관리 노력에 적절한 보상 이뤄지도록 해야
허 종 기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치과병원협회 보험이사
한국의 의료체계와 국민건강보험은 국가가 관리, 관할하고 있으므로 의료기관의 유지를 위해서는 환자 진료에 따른 적절한 수가를 국가가 보장해 주었을 때, 의료기관은 환자를 위해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국가가 제대로 보상을 해 주지 않고 규제만 강화한다면 의료진의 의욕과 사기는 저하되고, 치과 경영 측면에서는 원가 절감을 더 하려고 할 것이며, 이는 결국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피해는 환자인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치과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수가 중 현실에 맞지 않는 저수가를 현실화하는 것,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이 시행되는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 신설, 그리고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거나 의료행위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치과 진료 현장에서는 2015년 메르스 감염 유행과 2020년 초부터 계속 진행이 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감염 유행 상황을 겪으면서 어느 때보다도 감염관리와 환자안전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강내를 검사해야 하고,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치과 시술을 해야 하는 치과 진료의 특성상 진료시에 감염원에 대한 노출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감염 예방을 위한 노력들은 의과나 한방 등 다른 어떠한 환자 진료보다 더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시 개인보호장비로 마스크, 일회용 장갑, 보안경 또는 안면보호구뿐 아니라 헤어캡(머리카락 보호), 1회용 앞치마 또는 1회용 가운 등의 사용이 점점 확대 보편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치과진료를 받는 치과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의료진 모두를 위해 필요한 조치임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 지지 않고 규제만 강화되고 있어, 치과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고, 치과 의료진의 사기 저하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유행의 장기화로 인해 치과계도 감염병 상황의 변두리가 아닌 중요한 감염원 노출 위험 의료행위 진료과로 보건의료행정부서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하나, 현재 정부의 치과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상황은 치과 의료인이 현장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떨쳐버리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유행으로 인해 의료진용 개인보호장비뿐만 아니라, 환자용 1회용 가운, 얼굴 덮개 등 환자 보호장비도 계속 사용을 확대하고 있고, 치과 진료 상황에 맞게 새로운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를 더 철저하게 적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래 전부터 치과계에서는 환자매개 감염 예방을 위해 핸드피스 세척 및 소독과 치과 수관 관리 등에 대한 교육과 시설 구축 등, 다양한 감염관리를 해오고 있으며, 이러한 치과계의 노력이 결국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상해 주어야할 국가의 관심과 지원은 부족합니다.
국가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구순구개열 환자에게 대한 치아교정치료 급여를 지난 10월 1일부터 선천성 악안면 기형 4개 질환(쇄골두개이골증, 두개안면골이골증, 크루존병, 첨두유합지증)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치과진료에 있어서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소식이라 반가운 소식이면서도 그동안 치과 보장성 확대를 위해 치과계에서 꾸준히 요청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틀니와 치과 임플란트 급여 적용, 선천성 기형 환자에 대한 치과 임플란트 급여 적용, 사고나 외상 또는 종양 등으로 인한 광범위한 악골 결손으로 인해 치과 임플란트가 아니고는 저작과 심미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후천적 장애가 있는 경우 나이와 무관하게 일정 부분 임플란트 급여 확대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척이 되었으면 하고, 급여 확대가 조속히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수가의 대표적인 의료행위가 근관치료와 발치입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시 저수가 상황이 더욱 더 심각함을 느끼게 합니다. 다행히 근관치료에 대해서는 적정성 평가와 작년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적용범위 확대(근관장 측정검사, 근관성형 급여횟수 확대 등) 등을 통해 개선이 되고 있어 반갑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대표적인 기본적인 의료행위에 속하는 발치, 특히 난이도에 비해 심히 저평가 되어 있는 매복 사랑니 발치 수가에 대한 개선은 아직까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발치 또는 종양제거 후 결손부 회복을 위한 통상적인 골이식술 또한 수십 년간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의료 보장 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훌륭하지만, 그 이면에 건강보험의 한 축이며 의료서비스 제공자이지만, 의과에 비해 비급여 의료행위가 많다는 이유로 요양급여제도에서 어느정도 소외받고 있던 치과의료행위도 국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급여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때입니다.
http://www.chihak.co.kr/news/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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