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과목의료기관 간판규정 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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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2/24 치학신문

전문과목의료기관 간판규정 완화 필요
시론

정석환

NY치과 원장

지난해 10월, 부천지역 의료기관 중 324군데가 “의료기관 명칭 표시판 규정 위반”으로 관할 보건소에 민원이 접수된 일이 있었다. 확인 결과 206개 의료기관에 대해 294건의 위반사항이 발견됐고, 현재 해당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올해 2월 28일까지 행정지도 처분이 내려진 상태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될 것은 위반사항이 발견된 206개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 152개, 치과병원 1개로 치과의료기관이 전체의 74.2%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종별명칭 누락이 101건으로 위반사항 중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위반사항이 발견된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종별명칭 누락이 위반사항 중 제일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고유명칭과 의료기관의 종별명칭 사이에 전문과목을 삽입하여 치과전문과목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가독성을 위해 “치과”를 생략한 경우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의료기관의 명칭 및 간판과 관련된 의료법에 의하면 전문의가 개설한 치과의원의 경우, 고유명칭과 의료기관의 종별명칭 사이에 인정받은 전문과목을 삽입하여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치과의원 같은 경우는 전문과목을 삽입하는 순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치과교정과치과의원”, “△△소아치과치과의원” 등과 같이 의료법을 준수하여 간판을 표시했을 경우, “치과”단어의 중복 사용으로 가독성이 떨어지고 매우 어색한 치과 명칭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문제로 많은 치과의원에서는 중복으로 사용되는 “치과”단어를 생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도 명칭 표시판 규정 개선을 위해 지난 1월 11일에 치협, 의협, 한의협과 실무협의를 진행하였다. 치협과 한의협은 보건복지부의 규제완화 대안에 적극 동의한데 반해, 의협은 종별명칭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학계에서 꾸준히 문제 되고 있는, 비전문의를 전문의로 보이게 하는 소위 “불법꼼수간판”을 우려한 것이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어색하고 인지하기 어려운 치과전문과목 간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11개의 치과전문과목 표기법을 바꾸는 방법을 제외하면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종별명칭 규제완화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13년 동안 개정되지 못한 것을 개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만큼, 치과계의 입장을 확실히 표명하여 가독성이 좋은 간판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