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타당한 의료계 반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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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4/27 치학신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타당한 의료계 반대 입장
시론

정석환

NY치과 원장

지난 2월,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상정되지 못하면서 의료계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반대 입장이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의료기관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의료기관에서 보험사로 관련 서류를 자동으로 제출하도록 전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의 원활한 양방향 소통을 위해 요청한 자료는 의료기관에서 심평원이나 제3의 기관을 거쳐 보험사로 전송되게 된다. 2009년 처음 필요성이 제기된 후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문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입장이 의료계와 보험사 간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에서는 입장 차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보다는 의료계의 반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좌절되고 있다고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때문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의료계의 타당한 입장은 국민의 불편을 외면하는 특정 집단의 이기심으로 변모되고 있다. 한 명의 의료인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의료계와 보험사 간에는 어떠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일까? 여러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입장 차이가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보험사는 보험업법이 개정된 후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시스템을 확실히 확립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는 것이다. 반면, 의료계는 아직은 시스템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확실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보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해 진료기록 전송을 환자가 직접 할 수 있는 시스템은 확실히 갖춰져야 된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의료기관에서 진료기록을 전송할 경우. 보험사-환자 간 보험료 지급 분쟁 시 의료기관은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게 될 수 있으며 이는 의료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키오스크, 앱 등 환자가 직접 진료기록을 편하게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구현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기술을 이용한 시스템 구축 없이 보험업법 개정을 주장하는 것은 보험회사가 해야 할 일을 의료계에 떠넘기는 처사라 생각한다.
이렇듯 현재 의료계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반대 입장은 타당한 요소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의료계와 보험사 간 입장 차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되지 않아, 의료계의 타당한 입장이 이기적 행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때문에 우리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의료계 입장의 타당성을, 보다 접근하기 쉬운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들이 원활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