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 호흡기에 좋아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도라지는 초롱꽃과 도라지속(Platycodon)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이나 들에서 흔히 자란다. 우리 민족에게는 ‘도라지 민요’와 더불어 오랫동안 같이 해온 친근한 식물이다. 한국을 떠난 지 오래되어 고국의 말을 잊어버린 해외의 2세 3세 동포들도 기억 저편에 아스라이 남아 있는 민요 도라지 한 구절은 읊조릴 줄 안다.
도라지꽃은 7~8월에 보라색 또는 백색으로 피는데, 원줄기 끝에 1개 또는 여러 개가 위를 향해 달린다. 화관은 끝이 펴진 종 모양으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지고, 꽃받침도 5갈래로 갈라지며,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난형이며 꽃받침조각이 달린 채 익는다.
자생종은 꽃이 지고 그 아래에 씨방이 생기는데, 현재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모두 이것을 채취하여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도라지는 보통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데, 한국, 일본 및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흔히 자란다. 한국에서는 도라지 뿌리를 김치, 나물, 비빔밥 등의 재료로 쓴다. 도라지 뿌리의 껍질을 벗기고 물에 불려서 쓴맛을 제거한 뒤 나물로 무치거나 삶아먹는다. 제수 음식으로 쓰이는 나물 무침에 숙주나물, 고사리 등과 함께 도라지 무침이 빠지지 않는다.
도라지는 보통 폐나 기관지에 좋다고 하며 신경통과 편도선염 등의 약재로 사용한다. 실제로 목의 염증 등을 진정시키는 약인 ‘용각산(龍角散)’도 주성분이 도라지 가루다. 생약 성분이 들어간 약품의 주성분 중 ‘길경’이라고 표시된 성분이 바로 도라지이다.
도라지 뿌리는 사포닌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생약(桔梗根)으로 이용되고 있다. 연로한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10년 넘은 도라지는 어설픈 인삼보다 약효가 좋다고 선호한다.
그밖에도 도리지 뿌리에는 칼슘, 섬유질, 철분, 무기질, 단백질,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다. 생약은 뿌리가 굵고 내부가 충실하고, 맛이 강한 것이 우량품이다. 거담, 진해, 진통, 진정, 해열 작용이 있으며, 소염진통, 진해거담제로 사용된다.
또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능이 있어 혈관계 질환 및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 도라지는 호흡기 질환이라 할 수 있는 감기는 물론 천식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노인들, 그리고 잦은 스트레스로 인해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 좋다. 도라지탕이나 십미패독탕(十味敗毒湯),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배농산(排膿散) 등의 한방재로 사용된다.
도라지는 하루 종일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는다. 씨로 잘 번식하지만, 발아하기까지 15~30일이 걸린다. 빛을 좋아하는 호광성 종자이므로 흙을 두껍게 덮어주면 발아가 잘 안 된다. 4월에 씨앗을 뿌리고 흙이 마르지 않게 물을 흠뻑 주면서 관리를 잘 해야 된다.
도라지는 꽃 색깔이나 형태면에서 백도라지, 겹도라지, 흰겹도라지 등의 다양한 변종이 있으며, 도라지는 약용, 식용은 물론 예쁜 꽃 덕분에 관상용으로도 쓰인다.
야생 도라지꽃은 보통 보라색이 많고 흰색은 매우 드물지만 재배 도라지꽃은 흰색이 대부분이다. 그 외에 원예용으로 개량된 분홍색 도라지도 있다.
보라색 꽃을 지닌 도라지는 같은 색을 가진 잔대(혹은 딱주)와 자주 혼동하곤 한다. 도라지는 3개의 잎이, 잔대는 4개의 잎이 마주 나 있으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또한 도라지의 뿌리는 잔대보다 단단하고 질기다.
같은 초롱꽃과라 약효도 비 슷하고 요리법도 같다. 도라지의 꽃은 양귀비(식물)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는 ‘백도라지’가 아예 양귀비를 뜻하는 은어로 사용될 정도다.
2021년 3월 국내 연구진이 도라지에서 코로나 치료성분을 발견했다고 보도(조선일보기사)된 바가 있지만, 과연 실용성이 있을지는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도라지는 식용으로 쓸 때 고추장 양념을 해서 먹거나 고기와 같이 구워 먹기도 한다. 돼지고기나 굴과는 배합이 좋지 않다고 한다. 반면 배와는 궁합이 괜찮아서, 배도라지즙이나 배도라지음료 등에 이용되고 있다.
도라지차로 이용할 때 깐도라지가 아닌 흙이 묻어 있는 생도라지를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껍질을 까지 않고 차로 우려내야 한다. 씁쓸한 맛이 나는 더덕이나 인삼과는 다르게, 도라지에는 독하고 아린 맛이 섞여있어 소비자들 간에도 호불호가 갈린다.
우리나라에서 야생의 도라지의 생산량으로는 소비자의 요구량을 충족할 수 없어, 농가에서 재배가 대세이나 그나마도 품질과 맛에서 국산과 비교가 되지 않는 저가의 중국산 도라지가 한국 시장에서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애석하기 짝이 없다!
http://www.chihak.co.kr/news/17540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