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치과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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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5/24 치학신문

재미있는 치과 심리학
심리학적 관점의 성숙과 성숙한 삶

장 선 아

위드치과의원 원장

상담심리교육학석사

방어기제란 갈등상황에서 인간의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적응적 혹은 부적응적 대처방식을 말합니다. 필자는 지난 호까지 방어기제를 성숙(成熟)이란 관점에서 정신병적 방어기제(왜곡, 부정, 망상:환상, 환청), 미성숙한 방어기제(투사, 행동화. 공상, 건강염려증, 소극적공격성, 신체화), 신경증적 방어기제(억압, 반동형성, 이지화, 전위, 해리), 성숙한 방어기제(승화, 예상, 유머, 이타주의, 억제)로 분류해 다루어봤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성숙의 의미와 성숙한 삶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숙의 재료는 인간의 부족함과 인간의 아픔입니다. 심리학적 관점의 성숙은 나의 부족함과 나의 아픔을 감추려 하지도 않고 방어하지도 말고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로 삼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성숙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이자 제일 중요한 것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인정하면 될까요. 인간의 불완전함과 미성숙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감추고 포장하려는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풀어주는 행위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성숙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성숙의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훈련이란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용기도 필요하고 연습도 필요합니다. 자아의 힘을 기르는 훈련입니다. 나의 마음속에 내재되어있는 욕구나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하며 그것을 왜곡하거나 부정하지 않으며 표현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까지 인내하고 자제하는 능력을 키워보는 겁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나 삶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유추해보는 것, 너와 내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때의 마음은 어땠는지 그래서 지금 어떤지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감정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랍니다.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정은 나쁜 것 좋은 것이 아니고, 해도 되고 하면 안 되는 대상의 것도 아닙니다. 감정을 공부나 교육을 통해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으로 편의상 나누었을 뿐입니다.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그 감정이 누구에게는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누구에게는 관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린 이걸 알아차리고 인정하며 좋은 에너지로 전환되게 훈련을 하면 되는 겁니다. 이런 것이 바로 ‘무의식의 의식화’이며 지금까지 알아본 인간의 무의식적 방어기제의 이유와 활용을 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하겠습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성숙한 삶이란 나의 양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로 사회가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나의 욕구를 해결하며 사는 삶입니다. 그러기 위해 전제조건은 ‘나를 너처럼’ 거리를 두고 보는 자기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나의 미성숙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회적 지지자(Social Support) 즉, 좋은 친구 좋은 배우자, 좋은 가족이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곁에 이런 지지자가 없으실까요. 그렇다고 우울하거나 슬퍼하진 마십시오. 지금부터 만들면 되니까요. 자아를 키워 스스로를 보살펴주고 지지해 줄 수도 있고 종교적 힘을 빌려볼 수도 있습니다.
마음먹고 노력하고 실천해서 쟁취해보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 잘 관찰해보면 승화, 예상, 유머, 이타주의, 억제와 같은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상황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심리학적 관점의 성숙한 삶은 금욕적인 삶, 윤리적인 삶, 흠이 없는 삶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 너 우리도 성숙할 수 있는 희망이 항상 있습니다. 성숙한 삶을 아는 것과 성숙한 삶을 사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삶이 성숙해짐을 맛보고 알아가는 우리이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