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석 환
NY치과
지난 6월 27일. 대한소아청소년과행동발달증진학회, 대한아동병원협회, 한국뇌전증협회, 한국아동놀이치료심리상담협의회, 아기키우기좋은나라만들기운동본부 등으로 구성된 소아 청소년 발달 지연 및 장애 치료 전문가 단체들이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민간보험회사인 A해상화재보험이 어린이 환자 보호자에게 보험금 거절 문자를 보낸 것에 사과를 촉구하는 일이 있었다. A해상화재보험 등 실손의료보험 회사가 일부 환자 보호자에게 ‘보험금 지급 거절’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발송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환자 보호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회피하는 등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치료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되었으며, 이는 환자의 치료권을 훼손하는 행위인 동시에 의사의 의료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사실, 실손의료보험과 관련된 어린이보험 상품은 이전부터 많은 문제가 우려되었던 사안이다. 보험회사가 어린이보험 상품을 구성하면서 “R 코드” 질환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획하였다. “R 코드”는 원인 질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부여하는 임시 코드다. “R 코드”로 치료받던 소아 환자가 신경병증, 뇌전증, 자폐스펙트럼 등 원인 질환이 확인돼 새로운 코드를 받게 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게 된다. 질환이 확인되어 더 체계적인 치료를 받아야 되는 소아들이 오히려 질환이 확인되는 순간부터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치과로 치면 예방적 치료인 실란트는 실손의료보험이 되지만, 충치로 인한 레진 치료는 실손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는 민간보험회사가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절치 않은 보험을 설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 우리 치과계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소견이다. 많은 민간보험회사에서 치과치료와 관련된 실손의료보험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와 같이 의료인의 진료권을 훼손하고, 환자들의 더 체계적인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사건이 치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민간보험회사는 의료인의 권리와 환자들의 복지를 생각하는 복지단체가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항상 생각하면서, 우리들의 진료권과 환자들의 복지가 기업의 이윤에 의해 희생되지 않도록 우리 치과의사들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http://www.chihak.co.kr/news/17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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