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탐구 <203> - 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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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12/29 치학신문

음식탐구 <203>
은대구

조림 튀김 가능하며 끝맛이 깔끔해 씹을수록 구미를 당겨

조 재 오

경희치대 외래교수

은대구는 페르카목(Perciformes). 은대구과(Anoplopomatidae) 에 속하는 바다 어류로. 이름에 '대구'가 들어가지만 대구목이 아닌 페르카목에 속한다. 영어권 나라에서는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보통 'Sablefish'라고 부르지만 'Butterfish', 'Black cod', 'Blue cod', 'Bluefish' 등 다양한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학명은 Anoplopoma fimbria (Pallas, 1814) 이다.
은대구는 북태평양 지역에서 서식하며 드물게 캘리포니아나 멕시코 바다에서도 볼 수 있다. 수심 약 300~2,700m 사이의 깊은 수심을 선호하는 심해어로, 주로 모래와 흙이 많은 해저 밑바닥에서 지낸다. 몸 색깔은 검은빛과 어두운 녹색을 띈다. 최대 1m까지 자라는 대형 물고기로, 무게는 최대 57kg까지 나갈 수 있다. 수명이 상당히 길어 최대 96년까지 사는 개체가 있을 정도다.
은대구는 번식을 겨울에 시작한다. 알에서 깨어난 치어들은 일정 기간 동안 얕은 바다에서 살며 2~5년 사이 성체가 되면 심해에서 살게 된다. 성체 은대구는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해파리 등의 동물들을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다.
북태평양 쪽 국가에서는 수산업에 있어서 은대구가 중요한 어류로 취급되고 있다. 알래스카와 일본에서 많이 각광받고 있으며, 아시아보다는 북아메리카 쪽의 어획량이 더 많다. 대한민국에서는 은대구가 그리 많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어업 가치가 낮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최근 양식에 성공해 신선한 회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담백한 생선보다 지방이 풍부한 생선을 먹는 게 좋은데 은대구가 대표적이다. 은대구는 기름지지만 생선 특유의 비릿함이 없고 참치 대뱃살처럼 느끼하지도 않다. 끝맛이 깔끔하고 고소해서 씹을수록 담백해 입맛을 당기게 하는 생선이다.
갓 잡아올린 은대구는 신선도가 낮아지기 쉬우므로 되도록 빨리 요리하는 것이 좋다. 은대구는 지방이 풍부한 생선이며 일반 대구보다는 살이 단단하여서 구워 먹거나 훈제하거나, 또는 튀겨 먹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된장절임이나 카스즈케 등으로도 요리한다. 간유에는 비타민 A와 D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대구탕등 담백하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일반 대구가 인기가 많은 편이고 은대구는 탕으로 해먹으면 노래미랑 비슷하다며 대구보다는 그리 인기는 높지 않으나 겨울철이되어 진한 맛의 생선탕을 원하는 이들은 은대구를 찾는다.
분류상 대구는 대구목 대구과이고 은대구는 페르가목 은대구과이다. 단지 생김새가 대구와 비슷한 면이 있을 뿐이다. 대구보다 배가 홀쭉하고 색깔이 대구보다 어두운 색깔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Black이나 Blue 같은 수식어를 붙인 듯하다. 그런데 이런 어두운 색의 생선에 왜 “은”대구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을까? 이 생선이 일본에 처음 수입될 당시 시장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도저히 대구라는 이름으로는 성공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여기에 역발상으로 銀이라는 접두사를 붙이고 실제로 유통시킬 때에는 생선을 토막 내서 속의 흰살을 노출시키는 방법을 쓴 것이다.
은대구는 분류상 대구와는 전혀 다른 생선이다 보니 육질과 맛이 전혀 다르다.
그야말로 노래미와 비슷한 맛을 갖고 있다. 따라서 대구는 주로 탕으로 먹고 살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조림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은대구는 상대적으로 육질이 단단해서 조림 또는 튀김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은대구의 맛은 살은 단단하면서도 소스에 지방맛이 녹아들어서 짭조름하면서도 눅진한 소스맛과 살은 기름이 빠져서 담백한 맛이라는 삼위일체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밥도둑 요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은대구 조림을 먹고 나면. 남은 소스를 밥에 부어 비벼먹는 사람이 많다. 정말 신선한 은대구는 회로 맛 볼 수 있으며 일부 배달전문 초밥집은 이벤트로 은대구 초밥을 파는 곳이 있다.
이 외에도 은대구 종류에 속하는 큰은대구라는 생선이 있는데 은대구와는 사촌관계에 속하나 더 크고 지방이 너무 많아서 취식 후 다량의 기름기로 인해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은대구는: 구이, 조림, 찜, 탕, 회, 훈제 등으로 이용되며 살은 매우 부드러워 조리시 주의하지 않으면 살이 쉽게 뭉그러지며 와사비, 된장, 간장과 특히 잘 어울린다. 대부분 냉동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구이나 조림, 찜을 해 먹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콤달콤한 은대구조림을 좋아한다. 은대구는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좋은 생선이며 회나 구이로 먹고, 캐나다ㆍ미국에서는 주로 훈제로 섭취한다.
겨울이 되어 찬 바람이 온몸을 감싸 한기로 온몸을 추스릴 때가 되면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게 되는데 이때 생각나는 것이 은대구 맑은 탕이나 얼큰한 은대구 탕이 구미를 당긴다, 사실 은대구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은 아니다.
일전 구리농수산 시장 장 어느 어물전에서 좌판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은대구 무더기를 발견하고 냉큼 도리(?)하여 필자의 일급주방 조수(?)인 내자를 다구 쳐서 은대구 맑은 탕을 끓여 전 가족이 즐겼다. 은대구를 베풀어 향연(?)을 즐기게 해주신 용왕님에 감사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