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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3/27  치학신문
시사칼럼 '마스크 대란'

 


 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젊은 시절, 어느 공중 화장실에서의 기억이다. 용변을 보려고 쪼그려 앉으면 앞문에 “뒤를 보시오”라는 낙서가 보인다. 뒤를 보면 “옆을 보시오”라고 쓰여 있고, 옆을 보면, “위를 보시오”라 쓰여 있다. 궁금해서 위까지 보면 거기에는 “까고 앉아서 뭘 두리번거려, 볼일이나 봐!” 줏대와 소신 없이 우왕좌왕 따라가던 용변자들을 욕보인 그 시대의 짓궂은 유도 장난 낙서였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네 마스크 정책이 우왕좌왕한다. 중국 우한 폐렴이 온 세계에 퍼지고, 의사회에서 수차례 진정해도 말을 듣지 않고 그들의 입국을 처음부터 막지 못한 우리는 우왕좌왕하다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 국가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또한 기본적인 방역 도구인 마스크가 뭐길래 이렇게 사기 힘들게 했는지…. 처음에는 정부에서 마스크 문제는 걱정 없다며 ‘중국의 불행이 곧 우리의 불행’이라고 수백 만 장을 중국으로 보내고 수출도 했으며, 중국 보따리상들이 중국으로 실어 날랐고 일부는 북한 군인들에게까지 갔다고들 한다. 그런데 막상 우리 국민들에게는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 판매소마다 긴 줄이 서고, 뒤늦게 심각해진 정부는 요일제로 신분증이나 가족관계증명까지 들고 가야 겨우 해당 요일에 달랑 두 장 살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나중엔 수요를 줄이자며 일회용 마스크도 며칠씩 사용하자하고 아예 건강인은 안 써도 괜찮다는 위험한 소리로 회의하는 모습도 방영했다. 결국엔 건강했던 청소년이 마스크 사려고 비 오는 날 몇 시간 줄 서 있다가 폐렴에 걸려 사망하는 불행한 일도 생겼다. 식구들 것 함께 살 수 없고 “난 개인이오”라고 해야 자기 것만 산다. 정부가 직접 마스크 생산과 공급을 챙긴다며, 전국 치과에 진료 마스크 생산 업체까지 문제를 만들어 생산 중단하였기에 치과 진료도 힘들게 했고, 분배업체 특혜 시비 의혹 등 우왕좌왕 정책을 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이후라도 중국 전역으로부터 들어오는 입국자들을 제한하라고 수차례에 걸쳐 공개 건의를 했음에도, 중국을 형님처럼 숭배하는 정부는 오히려 ‘중국에서 들어오는 한국인이 문제’라며 우리 자존심을 건드렸고, 결국 각국에서 한국인이 인종차별 당하고, 한국인 출입을 제한하고, WHO가 COVID-19는 세계적인 유행병인 Pandemic 선언 후에야 늦은 입국 제한 강화를 한, 초기 방역 실패국이자, 확진자 1만 명에 이르는 위험 국가가 되고 말았다. 코로나 책임을 신천지니 교회로 돌리다 의료계까지 탓하자 대한의사협회장은 반발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 방역 대책에 성공한 나라로 대만을 꼽는다. 대만은 우리와 비슷한 발병 시기인 지난 1월 말, 단 한명의 확진자가 대만 내에 들어오자, 바로 국경을 폐쇄하고 중국 등 가능성 높은 국가로부터 오는 모든 외국인에 입국 금지를 시켰으며, 처음부터 마스크 확보가 국민 방역에 가장 큰 관건이기에, 곧바로 국내 마스크의 외국 수출을 금지하고 국가가 그 생산과 유통 판매를 직접 관장하여, 국민의료보험 망을 통하여 일인당 일정 수만 구매토록 제도화함으로써, 마스크 수요 대란과 매점매석을 막았다. 첫 확진자 발생 후 두어 달 동안 서른 여 명의 확진자와 한명의 사망자로 코로나 방역의 세계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방역을 주도한 보건복지부 장관격인 대만 위생복리부장 천스 중은 타이페이 의학원 구강학부를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 장관이란 점이 흥미롭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관은 보건부 장관인지 복지부 장관인지 ‘아직 모기가 없다’느니 ‘세계가 우리네 방역이 모범이라고 칭찬한다’느니 심지어는 마스크 부족 현상은 ‘의료인들이 더 비축해 두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는 막말을 하고, 국민에겐 기침 시 옷소매로 가리는 예절을 말하면서 자신은 손으로 막는 잘못된 시범을 보였다.
 그간 치과계는 이 사태에 바른 소리 한마디 없었다. 정부 부처를 보건부와 복지부를 나누어 보건부는 의료인들이 맡도록 주장이라도 했거나, 치과용 마스크 공급문제도 잘 못 되어 개원치과가 힘들다고 따졌어야 했다. 치과계도 새 회장과 집행부가 들어섰단다. 목적 1순위는 우리들 권익이다. 우왕좌왕 말고 소신과 원칙을 기대해 본다. 요즘 소신 없이 우왕좌왕하는 꼴 보기 싫은 정권자들에게 마스크 씌우든지 모자이크처리 하든지 얼굴 좀 가려 주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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