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려주는 봄나물로 칼슘을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달래는 백합과 부추속 달래종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학명은 Allium monanthum MAX이며 Korean wild chive로 알려져 있다. 오신채 중의 하나로 한약명은 소산(小蒜)，야산(野蒜)，수채엽(睡菜葉)이다.
현대 우리말 ‘달래’의 옛말인 ‘ᄃᆞᆯ뢰(小蒜 月老)’는 1417년 이조 태종 때 중간된 문헌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이미 나타나 있다. 그 외의 고문헌 기록으로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달래가 성질이 따듯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약간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당나라 때 진장기(陳臟器)의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 ‘달래는 적괴를 다스리고 부인의 혈괴(血塊)를 다스린다’고 하였다. 적괴는 암이나 종양을 뜻하며, 혈괴는 부인과 계통의 암이나 종양을 의미하며, 달래는 암 예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달래가 온증, 하기, 소곡, 살충의 효능이 있어 여름철 토사곽란과 명치부터 배까지 더부룩하고 아픈 증상을 치료하고, 종기와 독충에 물린 것을 가라앉히며, 협심통에는 달래 약물에 식초를 넣고 끓여서 복용한다.
달래는 중국, 몽고, 일본, 한국 등 동북아지역의 산과 들에 집단으로 자생하고 있다. 여러해살이 구근식물로 가을부터 봄까지 자라며, 일반 식물들과는 달리 여름에는 줄기와 잎이 말라 죽고 땅속의 알뿌리(憐莖)가 휴면한다. 알뿌리는 비늘줄기로 지름 1cm 내외의 둥근모양이며 2∼6개의 자구를 형성하여 자연분구 한다. 잎은 둥근 2∼3매의 잎이 비늘줄기에서 견이 10∼15cm정도 자라나고 꽃대는 5∼6월에 나와서 희거나 붉은색 꽃이 피는데 대부분 주아로 변형되어 15~25개의 주아(珠芽)를 맺는다.
주아는 6월 중·하순경에 떨어져 휴면에 들어가고 30∼40일간 휴면기간이 끝나면, 8월 상순경부터 다시 발아되어 7∼8cm 정도 자라다 다시 겨울을 맞는다. 월동 후에는 3월 하순부터 다시 자라며, 4∼5월경에는 나물로 이용할 정도로 자란다. 달래의 성장이 적절한 온도는 20℃ 내외로, 다소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여름철에 25℃ 이상으로 고온이 되면 줄기와 잎이 마르면서 곧 여름휴면에 들어간다. 그러나 추위에는 매우 강하여 영하 20℃에서도 견뎌낸다. 겨울철에 지상부의 잎은 말라 죽지만 땅속의 비늘줄기는 봄철에 새싹이 돋아날 준비를 하고 있다. 햇볕은 80% 정도면 충분하고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고온장일 조건에서 꽃대가 나오고 꽃이 피며 주아가 달린다.
달래는 독특한 맛과 특유의 향취를 지닌 향신채로 이른 봄 들녘에서 가장 일찍 돋아나와 우리의 봄 식탁을 꾸며주는 나물로 예부터 애용되어 왔다. 맛이 비슷한 파나 마늘이 산성식품인데 비해 달래는 다량의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달래는 주로 봄에 나물로 무쳐 먹으며 부추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된장찌개에 맨 마지막에 넣어 향긋한 봄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젓갈에 달래를 넣은 양념장이나 달래장은 쌈이나 고기에 얹으면 맛을 더해 준다. 달래는 냉이와 함께 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봄나물로 톡 쏘는 매운맛과 향으로 달래초무침이나 나물, 전, 찌개와 국 등의 다양한 요리의 식재료로 폭 넓게 이용된다.
달래는 맛이 매콤하고 향긋해서 봄나물로 제격이다. 달래의 매콤한 맛 때문에 “고추먹고 맴맴, 달래먹고 맴맴”이라는 동요 가사가 있을 정도이다. 달래는 성장 속도가 빨라서 적당히 뽑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나게 증식하기 때문에, 이것을 원래 먹지 않는 미국 등지에서는 그저 정원에 나는, 없애기 힘든 잡초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봄철에 시장에 나오는 달래는 재배종이지만, 어차피 씨를 거의 맺지 않아서 품종 개량이 쉽지 않으므로 야생 달래와 별 차이가 없다. 달래는 대부분이 구근 분열이나 꽃이 진 자리에 씨앗 대신 달리는 주아를 이용해 번식한다. 특이하게도 식물 종에서, 우리가 주로 먹는 들에 사는 달래는 ‘산달래’, 수가 적어 잘 먹지 않는 달래는 ‘들달래’로 등록되어 있다.
달래의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allicin)은 마늘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성분으로 혈액순환 촉진 작용을 보여 혈관의 건강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들을 예방하는데에도 효과적인 도움을 준다. 달래의 혈액순환 촉진 효능은 몸 전체에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데도 뛰어난 작용을 하여 자양강장에 효과가 크며, 특히 남성들의 정력을 강화하는데 효과가 크다.
달래에는 비타민A를 비롯하여 비타민B1, B2, C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로 회복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특히 비타민B군 계열은 치주질환이나 입술의 궤양성 질환 등을 개선하는데도 효과가 크다. 그러나 비타민 C는 열을 가하면 약 70% 이상이 파괴된다고 하니 날로 무쳐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달래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철분과 여러 비타민 성분은 여성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특히 생리불순이나 자궁출혈 등의 부인병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즈음 손질된 달래를 착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봄의 전령사인 달래를 구하여 오이 달래 무침, 달래전, 삼겹살 구이를 상추쌈에 달래장을 찍어 봄의 향취를 즐겨 보심은 어떨는지.
http://www.chihak.co.kr/news/1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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