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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1/10  치학신문
누군가 금을 훔쳐 갔다니 우선 금고 문을 열어 확인해 보자
인문학칼럼

 

 이 흥 우


 李興雨齒科 院長, 哲博

 

 

 

 

 

 

 우리가 어찌 세상사를 다 알겠는가. 겨우 신문방송이나 유튜브가 주는 자료에 따라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8년 전인가, 함께 점심 먹으러 다니는 후배가 ‘대통령이 청와대서 굿을 하고 비아그라를 먹는다’라고 SNS가 난리란다. 정치에 무심한 때인지라, “그래? 그래도 대통령인데 그렇게까지야 했겠어?” 하며 광풍의 탄핵 정국을 무심코 지나쳤다. 뇌가 숭숭 뚫린다는 광우병처럼 이젠 거짓 선동으로 판명되었지만, 당시 그걸 제기했던 언론이 아직 사과한 적도 없고 그렇게 휩쓸리던 우리도 부끄러움 없이 세월이 흘렀다. 정치·지도층이 누구로 바뀌느냐가 일반 서민한테 무슨 상관이냐며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세상의 공기나 근본이 탁해지는 것이니 모두에게 엄청난 일이다.
 코로나로 어수선한 가운데 2020년 4.15 총선이 치러졌고, 이상한 배춧잎 투표지들, 붙은 투표지들, 빳빳한 투표지 다발들이 선거·당선 무효소송 126곳 중 재검표가 이루어진 6곳의 투표함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어, 이상해?’ 주변에 물으니, 정말이면 언론이 가만히 있겠냐며 도리어 반문한다. ‘그래, 그렇겠지, 그래도 이상한데? 소설도 아닌 실제 사진 증거인데?’ 하니, ‘진짜면 선거에서 진 여당 의원들이 설마 가만히 있겠어?’ 한다. 선관위는 유명한 아나운서를 내세워 형상을 복원하는 특수한 용지를 썼기 때문에 투표지를 접어도 빳빳한 투표지로 다시 펴진다는 홍보 영상을 공개하며,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세상에 그런 기적의 용지는 아직 없다. 법원은 한술 더 떠, 선관위 내부에 많은 공범자가 있어야만 부정선거가 가능하다며 그럴 리 없다고 소송을 전부 기각·각하했다. ‘설마 대법원 판사들이 잘못할 리가 있겠어? 잘못이 있다면 언론과 의원이 가만히 있겠어? 설마, 설마?’ 그리고 세월이 갔다.
 그러다 지난달, 대통령까지 선거 부정 의혹을 밝히기 위해 계엄을 발동했다고 담화로 발표하니, 국민이 바보가 아니라면 이번엔 사실이 무엇인지 꼭 밝혀내야겠다. 100분 공개토론이라도 10번 하자. 선관위 서버만 포렌식을 하면 금방 알 수 있다는 데 굳이 피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여야, 경찰, 검찰, 공수처, 언론, 누구든 국민을 위해서라면 그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누가 도둑이고 누가 바보인가? 금고 안의 금이 없어졌다고 여기저기서 열어보자고 야단인데, 선관위 금고지기는 ‘이 금고는 절대 안전하니, 열자는 이는 극우 유튜브를 보는 망상가’라고 억지를 부리고, 일부 언론도 동조하고 부추긴다, 국민이 바보인가? 금고 문만 열어보면 금이 없어졌는지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열지도 말자고? 뭐 뒤가 구린가? 아니면 도둑이나 공범인가? 아니라면 왜 문도 못 열게 할까?
 4년 전 부정선거 논란으로, 취임 후 은폐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극우 유튜브를 보는?) 미국의 트럼프도 곧 가세할 터이니,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한국에선 대통령이 계엄령 원인의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 조사를 내세우며 탄핵소추까지 당해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니, 재판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자료를 통해 사실인지 아닌지 드러날 것이다.
 6시간의 실탄 없는 계엄이 적법했는지, 민주당의 1차 탄핵 소추안처럼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으로 국민 보호를 내팽개쳐왔다’라는 탄핵의 일부 사유가 적절한지, 또 2차 소추안에 탄핵의 핵심 사유로 넣었던 내란죄가 1월 3일 갑자기 철회됐으므로 국회의 탄핵 의결을 새롭게 다시 받아야 하는지 일단 헌재의 판결을 기다린다 해도, 이와 별도로 주권자인 국민의 ‘공정한 선거제도 확인’은 무엇보다 앞서 필요하다.
 자유 민주국가에서 주권자가 주권 행사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도둑이 들었는지 금고 문을 열어보자는데도, ‘저 금고는 튼튼해서 절대 누가 금을 훔쳐 갈 수 없으니 문을 열어보자는 사람은 바로 음모론자’라고 두리뭉실한 용어로 덮어씌우는 사람들은 도대체 우리나라 의원과 언론이 맞는가? 국민 시선을 부정선거 의혹에서 엉뚱한 말로 딴 데로 돌리지 말고, 우선 금고 문을 열어 ‘공정한 선거제도’가 잘 있는지 확인부터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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