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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5/28  치학신문
음식탐구 <233>
팥

칼륨 풍부 이뇨작용 부종치료에 좋지만 요로결석 환자는 피해야

 

 

 

 

 조 재 오


 경희 치대 외래교수

 

 

 

 

 

 

 

 팥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곡물로 이용되며 원산지는 동아시아이다. 각 나라의 언어별로 팥을 나타내는 서양 언어의 단어들이 하나같이 팥의 일본어 표기인 아즈키(小豆)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동아시아에서 집중적으로 재배된다. 팥의 학명은 Vigna angularis (Willd.) Ohwi & H. Ohashi이다, 팥은 한해살이풀로 높이 30~50cm이다. 그 열매는 소두(小豆), 적두(赤豆), 적소두(赤小豆), 팥 콩이라고도 불린다.
 팥은 덩굴성이거나 곧추서며 옆으로 퍼진 긴 털이 있다. 잎은 2장의 떡잎, 2장의 본잎이다. 그 외에도 어긋나고 3장의 작은 잎으로 이루어지는 겹잎이며 긴 잎자루가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각 잎겨드랑이에서 꽃줄기가 나오고 10개 정도의 꽃이 달린다. 꽃은 8월에 피고 분홍색, 붉은색, 보라색, 또는 흰색이다. 씨앗의 빛깔은 적갈색 외에 흰색·검은색·황록색 등 품종에 따라 색이 다양하다. 팥은 줄기가 곧게 서는 보통 팥과 덩굴성인 덩굴팥으로 나뉘며, 생태적 특성에 따라 여름 팥·가을 팥, 씨껍질의 빛깔에 따라 붉은팥·검정팥·푸른 팥·얼룩 팥 등으로 구별된다.
 팥은 다른 콩과 식물처럼 뿌리에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고정해 유기 질소화합물을 만들기 때문에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란다. 콩과 비슷한 기후에 알맞지만, 콩보다 따뜻하고 습한 기후가 적당하며, 냉해와 서리의 피해를 보기 쉽다. 대개 5월 무렵 보리 이랑에 심는 이 식물은 보리를 수확하면 햇빛을 충분히 받아 잘 자란다.
 팥은 동아시아에서는 무려 7,000년 전의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재배된 곡물로 세계 팥 재배 및 생산의 90% 이상이 동아시아 주로 한국, 중국, 일본에서 이루어진다.이토록 동아시아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아 왔기 때문에 나라별로 의미는 다소 다르지만 대체로 좋은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한국에서는 색이 빨개서 도깨비와 같은 귀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동지에 팥죽을 뿌려 귀신을 내쫓는 풍습이 존재하며 일본에서는 “팥밥을 짓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한국으로 치면 좋은 일에 국수 먹는다는 것과 비슷한 경사로운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팥 맛은 꽤 독특하고 다층적이다.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특징으로 삶거나 으깨면 부드럽고 포근한 식감이 나고, 껍질에서는 약간의 쌉싸래한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팥을 그냥 먹으면 담백하면서도 조금 쌉싸름한데, 설탕이나 꿀을 넣어 조리하면 특유의 깊고 진한 단맛을 살릴 수 있다.
 서양권에서는 팥을 잘 먹지 않았다. 서양식 조리법에서는 응용할 방법이 많지 않았고 인기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의외로 남미와 중동 지역에서도 팥을 먹는다. 특히 멕시코 요리에 많이 쓰인다. 단, 팥을 일종의 샐러드처럼 단순 가공을 거쳐서 먹는 편이다.
 영양학적으로 팥이 다른 콩과와 차별화되는 점은 다른 콩들이 단백질 식품으로 분류될 정도로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높지만, 팥은 비교적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낮고 대신 탄수화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팥죽이나 팥소 등을 만들 때 설탕을 넣기 전에도 풍부한 녹말 성분 때문에 걸쭉해지거나 끈적해지는걸 볼 수 있다. 이렇게 높은 탄수화물 함량 탓에 녹두와 더불어 두유를 만들지 못하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팥에는 강낭콩과 마찬가지로 렉틴(Lectin)과 사포닌(Saponin)이라는 독이 있어 꼭 익혀 먹어야 한다. 이밖에 팥에는 인 성분이 많아서 요로결석 환자는 될 수 있으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팥은 칼륨 성분이 풍부해서 이뇨 작용을 도우며 부종치료에 좋다. 비타민 B가 많아서 피로 회복 및 기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붉은색 천연색소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풍부해서 항노화 및 당뇨에도 도움이 되어 성인병 예방 및 노화 방지에 좋다. 섬유소가 많고 비타민과 철분 등이 풍부하여 포만감을 높임으로 다이어트에 좋다. 그러나 위가 약한 사람은 과하게 섭취하면 복통이 일어날 수 있으며 팥에 인 성분이 많아 칼슘 흡수에 영향을 주어 골밀도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팥 음식이 발달한 한국에서도 팥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팥 또는 팥소 특유의 텁텁한 식감과 은근히 느껴지는 퀴퀴한 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팥 특유의 텁텁한 맛이 서양인에게는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단팥묵을 먹고 좋아하는 서양인은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팥은 오래 동한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잡곡으로 지금도 국화빵, 꿀빵, 단팥빵, 붕어빵, 단팥묵, 시루떡, 찹쌀도 견과류, 찹쌀떡, 팥밥, 팥빙수, 팥죽, 팥 차, 팥칼국수, 호두과자, 화과자, 황남빵 등의 다양한 간식거리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릴 적 필자는 초등학교 교장이시던 선친의 임지를 따라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내서 여러 가지 색다른 농촌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한해의 가을 거지가 끝난 음력시월 이면, 외국의 추수 감사절 같이 거의 모든 시골농가에서 고사를 지내는 풍속이 전해오곤 했다. 올해도 무사히 농사를 짓게 해준 감사의 표시로 시루떡을 해서 성주신, 터주신, 조왕신께 인사를 전하며, 일 년 내내 품앗이를 해준 온 마을 사람과 나누어 먹곤 하였다. 물론 미신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한해의 농사를 무사히 마무리한 감사의 인사를 이웃과 나누는 정겨운 풍습이라고 여겨진다. 그때 빠지지 않는 것이 팥을 소로 한 ‘시루떡’으로  멥쌀대신 찹쌀을 넣기도 하고, 무채를 섞어 ‘무시루떡’을, 호박꼬지룰 섞어 ‘호박꼬지시루떡’을 만들어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특색있는 ‘고사떡’ 맛을 즐기던 기억이 있다.
 팥은 예전에는 아녀자의 화장품의 원료로서도 많이 애용됐다. 팥을 갈아 내부의 흰 부분을 체에 걸러 얼굴에 바르는 분을 만들 때 사용되기도 했고 사포닌 성분을 이용해 비누를 만들어 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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