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 도중 부러진 치아을 삼켜 끝내 사망했다면, 법원이 치과의사의 업무상 과실은 인정했지만 환자의 사망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봤다.
업무상 과실은 치료 도중 과실로 환자의 치아를 부러뜨렸고 부러진 치아가 기관지로 들어가면서 폐렴 등이 발생했음에도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환자 사망에 대해서는 치과 의사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지 않았다.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다.
20년 가까이 치과의원을 운영하던 김모씨에게 환자 이모씨가 찾아 온 것은 지난 2011년 11월 23일이다. 치아를 빼기 위해서였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김씨가 과실로 이씨가 요구했던 치아의 옆 치아를 부러뜨렸고 부러진 치아가 식도가 아닌 기관지로 넘어가게 된 것.
당시 김씨는 부러진 치아가 식도로 넘어간 것으로 인식하고 이씨에게 “목구멍으로 넘어간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 항문으로 배출된다”며 안심시킨 뒤 예정됐던 치아를 뺐다.
하지만 곧바로 문제가 발생했다. 이씨는 치과를 다녀온 다음날부터 기침이 심해지는 등 건강에 이상이 오자 인근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급기야 흉부절개 수술을 통해 치아제거에 성공했지만 다발성 장기부전증 및 대사부전증 등으로 2012년 1월 초 사망에 이르렀다. 치아를 뺀 지 50여일 만의 일이다.
이씨 유족은 이씨의 사망 책임을 김씨에게 물어 형사 고소로 대응했지만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황순교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인정된 죄명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문제로 삼았다. 즉 치과의사로서 환자가 부러진 치아를 삼킨 경우 환자를 안정시킨 뒤 흉부와 복부 방사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병원으로 옮겨야 함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과실과 이씨 사망과의 인과 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이 치료 도중 부러진 치아를 삼킨 피해자에게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가 기관지 폐색 및 폐렴에 이르게 한 것은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피해자가 치아를 삼키기 전부터 기침을 하는 등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양형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http://www.chihak.co.kr/news/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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