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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6/10  치학신문
시사칼럼 '마지막 칼럼'

 

 

 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이제 일흔 번째 생일도 지났다. 몸도 정신도 마음도 고단함을 느낄 때가 많다. 가까웠던 사람들 얼굴과 몸매는 또렷이 기억나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성이 틀린 경우가 생긴다. 아! 이것이 치매의 시작인가 불안스럽기도 하다. 하긴 그간 참 바쁘게 내 인생을 살았던 것 같다.
 옛 제자들 몇 명이서 봄날을 맞아 무주의 덕유산 자락에 알프스 산장과 흡사한 리조트를 예약해 놓았다며 간단한 저녁 파티를 제안했다. 갑자기 생긴 다리의 혈관 부종으로 걷기가 다소 부자유스러웠지만 차는 운전 할 수 있기에 내가 그곳까지 운전해 가서 그곳에서 만나자 했지만 착한 제자들은 굳이 내가 있던 산골 집까지 찾아와서 막 출발하려던 내 차에서 나를 내리게 하고 자신의 차에 옮겨 태워서 억지로 모심을 당하고 말았다. 그래서 일박 이틀을 제자들과 산장에서 즐겁게 보내며 칠순 잔치를 하고 돌아왔다. 나를 태워 준 제자는 정중히 내가 자주 거주하는 산속 집에 나를 내려주고 인사하고 돌아갔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하였다. 집에 들어가려는데 열쇠를 잊어버린 것이다. 나이 들어 열쇠를 잘 잃어버린다. 안경 특히 선글라스도 잘 잃어버리고 핸드폰도 고장 나거나 오래 써서 새것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려서 다시 산다. 비 올 때 쓰고 나간 우산은 도중에 날이 개이면 100% 잊어버리고 귀가한다. 집 열쇠도 잘 잊어먹고 자동차 키도 잘 잊어먹는다. 그래서 이 두 개를 하나의 키홀더에 묶어 놓았더니 훨씬 덜 잊어먹는다. 부피가 크니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잘 챙기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엔 차 키와 집 열쇠 모두를 한 번에 묶어서 잃어버렸으니 집에도 들어갈 수 없고 가족들이 있는 시내도 차를 몰고 갈 수가 없다. 난감한데 유일한 희망은 핸드폰이었다. 급히 어제 밤 묵었던 리조트 사무실에 연락하고 청소 끝나는 대로 열쇠 뭉치가 흘려 있나 찾아봐 달라하고, 들렀던 식당들에도 모조리 전화해 보았으며, 나를 집에 태워 준 제자에게도 혹시 차 안이나 귀가길에 함께 들렀던 식당도 체크해 달라 부탁해 보았지만 모두가 그런 열쇠 본 일 없다는 대답이었다. 결국 보험회사를 통하여 차 키와 집 열쇠를 출장 제작해 준다는 서비스에 연락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나의 딱한 처지를 염려하던 다른 제자가 혹시나 하며 말해 준다. 어저께 나를 태우러 왔을 때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그곳을 체크해 보란다.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내 차를 몰고 가겠다며 시동을 켰다가 잠시 끄고 제자에게 이끌려 내렸던 기억이 난다. 급히 내 차로 가서 문을 열었더니 쉽게 문도 열리고 차량 키 박스에 열쇠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반갑고도 얄밉지만, 급히 보험회사로 전화해서 오시지 말라며 출장 오는 분을 돌려보냈다. 열쇠를 묶어 놓으니 차 키를 찾으면 집 열쇠도 찾게 된 것이다.
 불행은 열쇠 뭉치를 다시 찾은 행운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차 키를 꽂고 시동을 걸었지만 먹통이었다. 그저께부터 일박 이틀 동안 차 키를 ON 상태로 꽂아둔 것이 모든 배터리 방전을 초래했던 것이다. 다시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죽을 죄를 지은 양 백배 사죄하고 점프 케이블 선을 갖고 와서 시동 좀 걸어달라고 부탁하였다. 차 수리공은 내 차를 자신의 차와 배터리에 연결하여 시동을 걸어 주고는 “연세 드시니 뭘 잘 잊어 먹으시죠?”라며 “어느 치매 할머니는 핸드폰을 손에 들고 핸드폰 찾으시더라”며 위로인지 비아냥 거렸다. 뒤늦게 치과로 출근을 하며 “이젠 모든 일에서 점차 손을 떼어야 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일흔 나이에 자칫 사회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싶으니 갑자기 무거움을 느꼈다.
 치과에 나가는 날 수도 줄였다. 취미 활동하던 모임도 좀 줄였고 행사도 줄였다. 이젠 그간 내가 살아온 내 발자취를 돌아보며 정리해 나가고 모든 일에 뒤에서 후원하고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지난 이십여 년간 지속적으로 써 왔던 본 칼럼도 이젠 마감하고자 한다. 그동안 모자란 글솜씨로 붓가는대로 내 감정을 막 써왔던 소생의 수필 연재를 게재해 주신 치학신문에 감사를 표하며, 재미와 칭찬과 비난을 보내면서도 그간 읽어주신 치과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보냅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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