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보다 양식된 넙치 식감 부드럽고 고소한 맛 뛰어나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가자미목 넙치과에 속하는 바다 어류의 일종으로 광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넙적한 물고기로 화제어, 비목어등으로 불린다. 자산어보(慈山漁譜)에서조차 속명을 광어라고 설명할 정도로 광어라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쓰여왔고, 허균(許筠)은 ≪성소부부고(惺所覆藁)≫에서 ‘광어’는 동해에서 많이 나며 가을에 말린 것이 끈끈하지 않아 좋다고 하였고, ≪세종실록≫ 6년에 의하면 ‘광어’를 제철에 잡아 간을 맞춰 말린 후 중국에 진헌하였다고 하였고,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과 ≪산림경제(山林經濟)≫에도 광어에 대한 기록이 있다.
넙치라는 명칭도 적지 않게 쓰이지만, 흔히 횟감으로 쓰일 때는 습관적으로 광어회라고 불리는 듯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광어’라는 단어는 ‘넙치’를 가리키는 단어임과 동시에 짜개어 말린 넙치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즉 ‘넙치’가 주로 생물학적 종을 가리키는 데에 반해 ‘광어’는 식용으로서의 의미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광어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를 포함한 태평양 서부 지역에 분포해 있으며, 수심 10~200m 사이에 위치한 모래 바닥에 주로 서식한다. 광어는 먼 거리를 이동하기에는 신체조건이 맞지 않으며 국내에서는 계절에 따라 소규모 이동을 한다. 몸길이는 보통 40cm 정도 나가며 최대 103cm까지 자란 개체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넙치는 보통 몸무게가 약 9kg 정도 나간다. 왼쪽 면의 색깔은 황갈색 바탕에 흰점과 검은 점이 산재해 있어서 모래 바닥에 있으면 감쪽같이 의태할 수 있다. ‘왼넙치 오른가자미’라는 말처럼 눈이 넙치 기준으로 입의 왼쪽에 몰려있으며, 가자미과 중 유명한 도다리속을 여기에 대입하여 ‘좌광우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예외도 있어 강도다리의 경우 가자미과이지만 넙치과처럼 왼쪽으로 눈이 몰려있다. 다행히 강도다리는 지느러미에 특유의 띠 무늬인 검은점이 있어 구분이 쉽다.
넙치의 눈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생긴 것은 아니다. 치어는 성체 넙치와는 다르게 모래 바닥에 살지 않으며 다른 물고기들처럼 수중을 유영하며 먹이 활동을 한다. 치어는 성장하면서 눈이 점점 한 쪽으로 몰리게 되고 이후 성체는 모래 바닥에 누운 상태로 지내게 된다. 눈이 위치할 수 있는 두 가지의 경우의 수 중, 눈이 자리한 위치도 제각각이어서 오른쪽에 눈이 위치한 개체들이 있는가 하면 같은 종인데도 눈 위치가 반대쪽인 개체도 많다고 한다.
산란은 2월에서 6월 사이에 진행되며 암초 지역이나 자갈이 많은 지역에서 산란을 개시한다. 한 번에 14만~40만 개의 알을 낳는다. 알집은 몸에 비해 크지 않지만 맛있는 편이다.
넙치는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생선 횟감으로 가장 인기 많은 생선이다. 참돔과 더불어 감칠맛과 향이 강한 흰살 생선이며, 따라서 맛과 향을 중시하는 일본인들이 고급 횟감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넙치는 회를 뜨고 나서 6시간 가량 숙성시켜 선어회로 먹으면 넙치의 참맛을 경험할 수 있다.
넙치의 모든 부위에서 별미로 여겨지는 부위는 일본어로 ‘엔가와’와 ‘엔삐라’/えんがわ/ 광어 지느러미 살 인데, 해부학 용어인 담기골 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부위는 지방 함량이 높아 식감이 부드럽고 매우 고소하다. 흔히 넙치는 자연산보다 양식된 넙치의 맛이 뛰어나다.
국내에서 넙치가 가장 인기 있는 횟감인 이유로는, 머리가 작고 내장이 작으며, 뼈도 몸 중심과 지느러미에만 있기 때문에 같은 무게에서 다른 생선에 비해 가장 많은 살이 나오기 때문이며, 감칠맛 부분에서도 넙치를 따라갈 생선이 없었다고 한다.
자연산은 거친 해표면 위에서 서식한 덕에 살이 거칠기 때문에 양식산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자연산이 더 쫄깃하다. 대개의 횟집에서 자연산 광어라고 파는 광어의 90% 정도가 실제로는 양식산이라고 한다.
광어의 조리법으로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회와 탕뿐 아니라 흰살생선 특유의 담백한 맛을 다른 조리법으로도 즐길 수 있는 맛이 뛰어난 생선이다. 광어는 회, 물회, 회무침, 광어조림, 광어찜, 광어구이, 광어 스테이크, 광어매운탕, 광어튀김, 광어미역국 등으로 다양하게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광어는 저탄수화물 저지방 고단백의 이유로 많이 먹는 닭가슴살과 단위당 단백질의 함량이 흡사하며 칼로리 또한 상당히 낮은 편이다. 다이어트 생선으로 보면 연어나 고등어를 떠올리는데 이들은 광어에 비해 비교적 지방 함량과 칼로리가 높아 광어를 선호 한다.
요즈음은 양식 광어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므로 서민들도 쫄깃한 광어회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역시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다!.
http://www.chihak.co.kr/news/1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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