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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7/24  치학신문
음식탐구 <106>
농어

“7~8월에 많이 잡히는 농어는 성장한 생선이 제맛”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농어의 이름은 원래 ‘농어(農魚)’가 아니라, 몸이 검다는 의미로 붙인 ‘노어(盧魚)’가 변형되어 농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농어는 한국과 대만, 일본, 중국 해역에서 서식한다. 봄~여름에는 얕은 바다로 모이고, 가을이 되어 날씨가 쌀쌀해지면 번식을 하고 깊은 바다로 이동한다. 어린 시절에는 서식하는 환경이 다양한데 담수를 좋아하여 연안이나 강 하구까지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 몸길이는 평균 1m 정도까지 자라며 30cm 이하는 포획이 금지되어 있다. 옆줄은 몸 중앙보다 약간 등 쪽에 있으며 꼬리지느러미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 있다. 몸의 등쪽은 푸른색을 띠며 옆줄을 경계로 밝아져서 배 쪽은 은백색을 띤다. 어릴 때에는 옆구리와 등지느러미에 작고 검은 점이 많이 흩어져 있으나, 자라면서 검은 점의 수가 적어진다. 우리나라 서해에서 서식하는 농어는 성장한 후에도 비교적 큰 검은 점이 있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뾰족한 가시가 있으며, 등지느러미에는 작고 어두운 갈색의 둥근 무늬 두세 개가 나타난다. 몸과 머리는 뒷가장자리에 가시가 있는 빗 모양의 작은 비늘로 덮였다. 입은 크고 아래턱은 위턱보다 약간 길다. 몸은 회백색이며 등쪽이 더 진하다.  농어는 가을에서 이듬해 겨울까지 번식을 한다. 알은 수면 가까이 떠다니며 4~5일 정도가 되면 새끼가 부화한다. 완전히 성숙하는 데에 약 1년 정도가 걸린다.
 농어는 거의 대부분 식용으로 사용되는데 “오뉴월에는 농엇국이 최고”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 많이 잡히는데 7~8월이 제철이다. 그러나 근간에는 양식 농어가 이용되기도 한다.
 농어는 한국에서 요리재료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고등어나 횟감으로 잘 쓰는 광어에 비해서 흔히 먹는 생선은 아니다. 오히려 외국에서 진짜 인기가 좋아서 유명 식당들에서 흔히 다루는 생선이고 일반 가정에서도 연어와 더불어 흔하게 쓰인다. 농어는 살이 희며, 어린 고기보다는 성장한 고기일수록 맛이 좋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의하면 “큰 것은 길이가 1장(丈) 정도이고, 몸은 둥글고 길며 살찐 것은 머리가 작고 입이 크다. 비늘이 잘고 아가미는 이중으로 되어 있는데, 엷고 취약하여 낚시에 꿰이면 찢어지기 쉽다고 하였다. 맛은 좋고 산뜻하며 장마 때나 물이 넘칠 때 바닷물과 민물이 합치는 곳에 가서 낚시를 던지고 곧 끌어올리면 농어가 따라와서 낚시를 삼킨다”고 하였다. 이러한 낚시법은 요즘 가짜 미끼를 던져 농어를 잡는 루어낚시와 유사하다.
 농어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덜 한 이유는 일단 식감이 비교적 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방장의 실력에 따라 잘 처리하여 얼음물 등을 이용해서 사후강직을 극대화시키고 잘 드는 칼로 결대로 잘 썰어내면 표면의 까칠함과 농어 특유의 진득한 식감이 더해져서 농어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농어는 회 ‘맛’에 민감한 부산광역시, 목포시, 여수시 등지에서도 즐겨 먹는 생선이다. 그 맛에 비해 양식 농어는 가격도 비싸지 않으므로 모둠회로 즐길 수 있고, 맑은 탕, 찜, 회, 초밥, 소금구이 등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오래전 필자가 광주 조선치대에 몸담고 있을 시절 이제는 작고하신 조영필 교수님과 동료 교수들과 함께 전남 함평군 주포로 바다낚시를 자주 가곤 하였다. 이른 새벽 동트기 전에 물때에 맞추어서 밀물이 들어왔을 때 낚시 배를 타고 물이 쓸 때 바다에 나가서 다음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12시간 동안 바다에서 종일 낚시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중간에 무슨 일이라도 있어서 일찍 들어올라치면 조수 간만의 차이로 바닷물이 나갔기 때문에 수 백 미터나 드러난 갯벌을 정강이까지 푹푹 빠지면서 걸어와야만 하였다.
 오뉴월 초봄이면 농어 새끼인 깔다구가 낚싯대를 넣기 바쁘게 잡히는데 필자같이 ‘선무당’인 낚시꾼에게도 용왕님(?)이 은혜를 베푸시어 깔다구 특유의 손맛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배 위에서의 깔다구회를 안주 삼은 소주가 동이 나고 다음 밀물 때에 선창가 선술집에서 잡은 농어로 회를 치고 매운탕을 끓인 그 맛이 기가 막혔었다. 만일 어황(?)이 좋지 않으면 근처 새우 양식장에서 새우를 조달하여 바구니를 풍성(?)하게 하여 귀가 후의 가족에게 체면치레(?)를 하였었다.
 어느 해 봄, 교실 의국원 선생님들과 함평군 주포에 바다낚시를 간 일이 있었는데, 낚시질 후 밀물 때에 선창가 횟집에서 그날의 생선을 안주 삼아 술판이 벌어졌다. 주인 아주머님이 우리 일행 중 다른 배에 탔던 선생님들이 택시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그 택시는 바다 위를 달리나?”하며 창밖을 보니 아! 글쎄! 우리 일행 중 한 팀이 배의 screw가 바다 가운데서 빠져서 선장이 가까스로 근처 인접군의 해안에 배를 대어 택시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그날 이후 ‘바다를 달리는 택시’는 한참동안 우리 일행 간에 회자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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