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일내 진솔하게 사과하고 조직안정화 최우선
새로운 회장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와 용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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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예산안이 총회에서 83.2%의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되면서 이상훈집행부가 혼란에 빠졌다. 사진은 올 총회장에서 대의원들에게 안건을 설명하는 이회장 모습. |
이상훈 치협회장이 지난 1일 우종윤의장과 감사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사직서를 제출한 후 휴대전화를 끄는 등 나흘동안 잠행, 4일 오전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반대 4개 단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6일엔 건보공단이 주최한 2022년 수가협상 상견례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재개하고 있다.
치협사상 ‘회장’이 스스로 ‘회장직’을 그만두겠다고 표명한 전례는 없다. 따라서 전국치과의사는 물론 치과계가 발칵했다.
나흘만에 ‘자진사퇴’는 해프닝으로 일단 끝났지만 후유증과 파장은 만만치 않을듯하다.
‘혼란과 실망’ 여론은 싸늘하다. 사퇴파문이 일어난지 열흘이 지난 10일 현재까지 이상훈 회장은 가타부타 이렇다 할 말이 없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해를 해야할지. “이회장 나름대로 피치못할 그만한 사정이 있겠지”하고 열 번을 생각해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
회장의 자리가 하루아침에 그만두겠다고 덜렁 나가고, 아무런 설명이나 근거없이 금방 이를 뒤집는 일련의 행위는 상식선에서 통하지 않는다.
치협은 지금 치협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물론 “지난 몇 년간 우울증 약으로 버티면서 극단적 선택까지 들었다”는 이회장의 눈물겨운 고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퇴파문을 없었던 일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신뢰와 권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이상훈회장’과 사퇴파문 이후의 ‘이상훈회장’은 시각에 따라 다르다.
2년의 임기를 남긴 이회장은 앞으로 심기일전, 새로운 ‘이상훈’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와 용기가 절실하다.
우선 먼저 신뢰다. 자신의 경솔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진솔한 사과의 뜻을 이른 시일 내에 밝혀야 한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그것도 폭넓게 말이다.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
치협을 비롯한 조직의 안정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은 내부 결속이 시급하다. 임원진 지부장 등과 긴밀하게 만나고 소통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지부 분회 학회 동창회 등 뛰어야할 곳은 너무나 많다.
3만명이 넘는 치과의사와 기공사 위생사 재료업체 의료계 한의계 간호계 등 치협회장의 무게와 위치가 너무나 중요하고 주위의 시선 또한 뜨겁다는 것을 새삼 느꼈을 것이다.
당장 예산안 확정을 위한 임시총회가 부담이 되겠지만, 소통하고 설득한 후 정면돌파를 택한다면 지금까지의 예로 보아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
임원개선이 없는 예산총회에서 가장 핵심인 예산안이 부결된 전례도 치협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것도 83%가 넘는 압도적 대의원의 반대로 부결됐기 때문에 집행부의 충격을 쉽게 헤아릴 수 있다. 이회장도 지적했듯이 집행부의 ‘불신임’이나 마찬가지다.
사퇴파문 이후 SNS에 다양한 비판의 글과 걱정들이 제시되고 있다. 역지사지의 생각으로 모두를 품고 당당하게 나간다면 신뢰회복의 계기가 빨리 올 수도 있다. <박종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