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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11/12  치학신문
현실에 있는 몸과 꿈에서 노는 마음
인문학칼럼

 

 

 

 이 흥 우


 李興雨齒科醫院 院長,哲博

 

 

 

 

 꿈을 꿨다. 코로나로 보지 못하던 그리운 이들을 꿈에서 보았다. 많은 이들이 꿈속 음악회에 모였다. 수많은 관람객 속에서 2시간이나 마스크도 안 한 채 웃고 떠들었다. 꿈속에서, ‘지금 코로나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으면 안 되는데’ 하며 퍼뜩 놀라다가 “아, 그런데 꿈이라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실제 내 몸은 꿈 밖 침대에 있으니, 지금 꿈속 음악회의 공기를 마시는 게 아니라 꿈 바깥의 공기를 마시고 있잖아” 하며 한시름을 놓는다.
 살아있는 인간은 잠을 자고 꿈을 꾼다. 꿈은 의식이 있는 현상이다. 몸은 침대라는 현실 공간에 누워 있으면서, 마음은 코로나와 상관없이 꿈속 음악회에 와 있다. 꿈 밖 현실에선 몸과 마음이 당연히 함께 있는데, 꿈속에선 신기하게도 마음만 따로 떨어져 나와 꿈나라의 음악회에서 놀고 있다. 과학자들은 시공이 한데 어울려있다 한다. 철학자 베르그송은 우리 몸의 감각들이 대상 물질을 지각할 때 과거에서 현재로 축약, 수렴하는 ‘기억이라는 정신 현상’을 통해, 공간보다는 시간에 관련해서 몸과 마음을 구별했다. 이처럼 우리가 사람을 편의상 ‘시간적인 나’와 ‘공간적인 나’로 구분하자면, ‘시간적인 나’(마음)는 지금 꿈속에서 음악을 듣고, ‘공간적인 나’(몸)는 여기 현실의 침대에 누워 있는 셈이다. ‘시간적인 나’는 오직 수렴된 순간인 ‘지금의 나’로 있고, ‘공간적인 나’는 광활한 우주의 한 점인 ‘여기의 나’로 있다. 꿈은 물론이고, 생각, 상상도 모두 우리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의식 현상이다. 꿈 말고 생각, 상상에서도 마음은 몸과 따로 떨어진다. 과학적 이론이나 개념은 꿈이나 이미지처럼 마음의 세계(꿈나라 현실)에서 펼쳐지고, 몸은 침대라는 실제 현실 세계에 있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지니고, 일상적인 현실 속에서 꿈을 꾸고 생각하고 상상한다. 꿈에선 마음이 따로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몸과 마음이 항상 함께 있다는 대전제 아래에서만 마음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몸과 마음은 함께 있고, 우린 몸과 마음으로 이미 통합된 존재이다.
 몸과 마음은 함께 있으면서 본래 하나로 있기에, 둘의 통합이란 말도 사실 필요치 않다. 살아있는 동안,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따로 자를 수 없다. 단지 동전의 양면처럼 몸과 마음으로 나누어 부를 뿐이다. 몸속에 본래 마음이 담겨있으며, 그래서 마음이 사라지면 몸은 당연히 죽은 사람의 몸이 된다. 살아있는 유기체 몸에서 팔과 다리를 자르면 죽은 팔다리가 되듯, 살아있는 ‘몸과 마음’을 ‘몸’과 ‘마음’으로 자르면 죽은 ‘몸과 마음’이 된다. 시간과 공간이 따로 있지 않고 한데 어울려있듯,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도 하나로 같이 있다.
 생물인 인간은 감각, 감정, 생각(판단, 추리, 상상 등)을 지니고 산다. 이는 인간의 기능이며 능력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몸과 마음을 지닌 것으로 설명하듯, 메를로 퐁티처럼 몸의 지각인 감각, 감정, 생각을 지닌 의식을 가진 동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차고 아프다고 느끼는 감각, 슬프고 기쁘다고 느끼는 감정, 이것이 내게 좋겠다고 판단하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스피노자가 인간을 신체와 정신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가진 ‘하나의 실체’라고 표현했듯 신체와 정신을 굳이 구분해 설명하자면, 인간의 생물학적 현상인 감각, 감정, 생각 중에서, 감각이 신체적 현상이라면 감정은 신체적이면서도 정신(의식)적인 현상이고, 생각은 정신(의식)적인 현상이랄 수가 있겠다. 인간의 마음은 의식이라고도 불리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무의식이나 잠재의식까지 포함된 의식 세계에서, 우린 꿈나라에서 지상에서 못한 욕구를 펼치기도 하고 때로는 눈뜬 채 생각하고 명상하면서 ‘꿈과 현실’이라는 ‘두 가지 현실’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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