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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17  치학신문
소확행, 골프와 음악회
릴레이수필

초보 이기는 거 식은 죽 먹기, 이기는 즐거움 가득 드러내


음악 문화의 힘 듬뿍 받으니 피로 싹 가시고 발걸음 상큼

 

 

 

 김 봉 옥


 서울·비오케이김봉옥치과원장

 

 

 

 

 

 


 지난 주말에 자동차의 통행이 원활하면 1시간10분 걸리는 거리를 3시간 걸려 운전해가서 골프를 쳤다. 골프장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실력이 초보 수준이건만 백돌이를 면해 보려고 엄청 신경을 써서 샷에 임했다. 코치가 ‘기본기에 충실하라’고 했으니, 우선 클럽을 잘 잡아야 한다.
 첫째로 명심해야 하는 점이 클럽을 쥐는 손의 힘이 어드레스, 백스윙, 임팩트 때가 모두 동일하고 힘이 빠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말은 쉽고 이해도 했는데 공만 앞에 있으면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손은 클럽을 꽉 잡아서 공에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헛힘만 쓰게 된다. 거리도 안 나오고 온갖 잘못된 샷이 나온다.
 골프를 내기 없이 칠 수 없다고 하여 그린피를 내기 대상으로 했다. 상대는 오늘 보기를 계속하며 실수가 없다.
 보기만 해도 이 초보를 이기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고 이기는 즐거움을 온 얼굴에 드러내고 있다. 코치가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 했는데 믿을 수 없는게 연습장 코치 이야기이다. 빡세게 가르쳐 실력을 늘려 주려는게 아니라 좋은 얘기만 하고 세월을 보낸다.
 오늘도 백타를 깨지 못하고 그린피를 내야 했다. 서울 오는 길도 2시간 넘게 운전해서 집에 도착하니 몸과 마음이 다 피곤하다.
 왜 70 나이에 골프를 한다고, 길도 막히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골프장도 복잡하게 하는지 필자도 도무지 모르겠다. 다음날은 집안 일, 장보기, 청소 등을 해야 하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가 무거운 몸으로 콘서트를 보러 갔다.
 필자가 찾아간 콘서트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SSF : Seoul Spring Festival of Chamber Music)이다. 2006년부터 매년 5월 2주간에 걸쳐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윤보선 고택에서 개최하고 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중에 야외인 윤보선 고택에서의 연주를 참관해서 독특한 경험을 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보통 콘서트와는 다른 특별함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실내악이다. 음악에 문외한인 본인은 그래도 오페라, 독주, 심포니는 볼 기회가 있었는데 실내악은 잘 모르고 살았다.
 실내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신선한 기대감에 몸의 피로감이 잊혀졌다. 실내악은 독주자와 지휘자가 없고 현악기가 위주인데 오늘은 피아노 듀오, 호른 오보에와 피아노quartet, 첼로, 피아노트리오, 기타까지 다양했다.
 두번째는 장소이다. 서울 시내 안국동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의 한옥 뜰에서 연주회가 열린다. 실내악이 유럽에서는 궁정 안에서 즐겨 연주되었다고 하는데 서울 도심 한옥 마당에서의 연주라니, 그 기획의 창의력에 놀라고 한옥의 열린 마당 공간의 포용성에 가슴이 트인다.
 여기에 연주 중에 악기 소리가 잠깐 작아질 때는 안뜰의 백 년 넘은 키 큰 소나무잎이 바람에 스쳐내는 “쏴아~”하는 부드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소나무와 지붕 처마를 날아다니는 한 쌍의 까치도 악기의 소리에 제소리를 보태고…….
 큰길에서 데모하는 사람들의 소리까지 악기 소리에 스며드니 이게 진정 야외에서 연주되는 서울의 실내악 소리라고 할 수 있을까.
 셋째는 연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이다. 이 음악제의 예술감독이신 강동석 교수님의 나이를 초월한 연주와 NOVUS Quartet의 젊은 연주가들의 놀라운 연주, 유럽에서 일부러 내한하여 호른과 오보에를 열정적으로 연주한 줄랭과 두아즈, 특히 첼로의 연주는 라이브 연주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살아있는 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소나무 잎의 소리, 새 소리, 데모 소리가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도 이 연주자들의 최고의 기량으로 내는 음의 화합이 이를 다 아울러서 그런 것 같다.
 실내악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을 깊고 오묘한 실내악의 세계로 바로 빠져들게 만들었고 좋은 음악을 가까이에서 라이브로 들으니 감동이 더 했다.
 같이 간 옆에 있는 작곡을 전공한 친구에게 어떠냐고 물어보았더니 엄지손가락이 척 올라간다. 확실히 좋은 연주인게 분명하다. 알고 보니 SSF는 처음 공연을 시작했을 때부터 높은 연주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각의 연주가 한 악장씩 연주되어서 너무 짧게 들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Mendelssohn Sexter for Piano, Violin, 2 Violas, Cello and Double bass in D Major OP 110은 새로운 실내악의 묘미를 일깨운 놀라운 곡이다. 그리고 Schubert Quartettsatz in c minor D.703,  Dvorak String Quartet in F Major Op. 96 도 처음으로 듣는 잊을 수 없는 곡이다.
 서울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음악 문화의 힘을 듬뿍 받으니 연주가 끝나고 돌아갈 때는 몸의 피로가 싹 가시고 발걸음이 가볍고 상큼하다.
 코로나 19 팬더믹으로 이런 공연이 한동안 없었는데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서 동료들도 여러 문화 활동의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다.
 일요일 저녁에 음악회에 다녀와서 느낀 점을 두서없이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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