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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3/29  치학신문
흙이 보내는 경고
시 론

 

 

 김춘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최근 영화 ‘파묘’가 흥행하면서 지관 역할을 맡은 최민식 배우가 흙을 먹는 장면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지관들은 흙 맛을 보면서 흙에 함유된 미생물이나 미네랄 등으로 토양의 느낌을 보고 명당을 가려내는 경우도 있어서 이를 반영한 설정이라고 한다. 풍수지리를 떠나 ‘좋은 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흙은 탄소격리능력이 있다. 말하자면 ‘천연 탄소저장고’ 역할을 하는 셈이다. 흙에 저장된 탄소량은 약 4조 1천억 톤으로, 공기 중 탄소량의 4배 이상이 저장돼 있다. 흙은 탄소를 가둬두기 때문에 기후위기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은 토양에 따라 다르다. 미생물과 유기물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건강한 흙은 탄소격리능력이 높지만, 오염된 흙은 탄소격리능력이 약해진다.
 현재 무분별한 개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 등으로 오염되고 훼손되는 흙이 늘고 있다. UN은 현재 지구의 토양 33%가 훼손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2050년에는 9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건강한 흙이 계속 줄어들면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이 늘어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흙의 위기는 곧 인류의 위기다. 흙에서 나오는 농산물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흙을 건강하게 만드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 흙 살리기는 농업계나 환경단체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식생활을 바꾸는 행동으로 누구나 흙을 건강하게 되살릴 수 있다.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로 식단을 꾸리는 저탄소 식생활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화학비료를 이용해 재배하는 농산물보다 탄소배출이 적다.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하면 유기농업의 기반이 확대돼 흙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남김없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전 세계에서 1년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13억 톤으로, 여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만 33억 톤에 달한다. 하루 세끼를 남김없이 먹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도움이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흙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식생활을 바꿔 흙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고, 인류의 미래를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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