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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23  최유성
부천 통합돌봄 토론회 참관기 (치과계 주관 행사와의 차이점)
시사칼럼

 


 최 유 성

 

 前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부천·이지치과 원장

 

 

 

 

 

 지난 9월 18일, 부천에서 열린 ‘통합돌봄 성과와 미래전략 토론회’ 참석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플로어 질의 내용을 준비해갔다.


 오래전부터 치과계는 치협 산하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의 연구기금을 바탕으로 이웃나라 일본의 개호보험 및 구강돌봄 사례를 꾸준히 조사해왔다.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의 핵심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일본의 사례가 이미 증명하고 있었기에, 이를 우리 통합돌봄 제도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제안하고 싶었다. 2000년 일본 개호보험 시행 이후의 성공적 운영사례와 시행착오의 과정들에 대하여, 직역 간 이해관계를 넘어 ‘정부·지자체·국회가 참여하는 공신력 있는 공동 조사’를 추진해보자는 취지였다.


 무엇보다 각 전문 직역이 분절적으로 내놓는 보고서들이 '집단 이기주의의 포장재'로 치부되고, 그로 인해 정책의 진정성마저 왜곡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하고 싶었다. 그리고 치과계가 주장하는 제안들은 결국 그분들의 동의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준비해 간 질문지를 조용히 주머니 속에 넣게 만들었다.


 발표에 나선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정책과 정동민 사무관과 부천시 담당 과장의 목소리에는 현장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어떤 서비스를 공급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르신이 살던 집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본질적인 질문. 37개 동에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보건과 복지, 민간을 잇는 부천의 다학제 모델 속에서 구강검진은 단순한 항목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받치는 자연스러운 요소로 작동하고 있었다.


 그 발표들을 들으며 그동안 우리가 논의해 온 방문치과진료의 시각을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늘 법과 수가, 인력과 장비라는 공급자의 언어로 말해왔다. 하지만 국민의 시선에서 본다면 질문은 달라야 한다. 치과에 오지 못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제공되는 구강서비스가 영양과 저작, 전신건강, 나아가 '집에서의 삶'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공급자의 필요를 반영해달라는 요구와 국민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전문가의 제안은 비슷해 보여도 출발선부터가 전혀 다르다.


 이러한 생각의 타래를 정리하며 마침내 마이크가 플로어로 넘어갔을 때, 사회자는 예정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안타깝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내가 선뜻 손을 들지 못한 진짜 이유는 시간의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


 먼저 손을 들고 발언하는 분들의 입에서 나온 내용은 정신질환자와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절박한 호소였다. 제도와 시스템의 문턱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그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장내를 채울 때, 가슴 한구석이 서늘할 정도로 답답해져 왔다.


 그들의 절박함 앞에서, 치과의료의 당위성과 학술적·정책적 조사를 피력하려던 내 질의는 어쩐지 너무나 아득하고 한가하게 느껴졌다. 토론회의 물리적 시간 제약보다,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더 크게 다가와 차마 손을 들 수 없었다.


 토론회장을 나오는 길,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시야는 오히려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치과계 내부의 큰 행사인 가멕스 개막제에 참석하기 위한 길에서 토론회장의 발표내용과 발언들이 다시 한번 스쳐지나갔다.


 방문치과진료의 미래는 단순히 치과의사의 진료실을 환자의 집으로 옮겨놓는 데 있지 않다.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일과 국민의 이익을 높이는 일은 결코 다른 길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요구해야 할 것은 '방문진료의 적정수가' 이야기보다는, 국민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치과의료가 만들어내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진정성이 왜곡되지 않으려면, ‘정책이 사회적 가치에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임을 직시하고 국민의 삶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걸어 들어가야 한다. 부천의 선도적 실험과 그날 토론회장에서 들려온 절박한 목소리들은, 이제 치과계가 변화를 좇는 관망자를 넘어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나직이 권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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