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올해는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선거’의 해다. 기후위기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세계 각국에서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탄소중립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지원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올해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르는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6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도 ‘기후선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대한민국의 제22대 총선에서도 기후공약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각 정당은 앞다퉈 기후공약을 발표했고, 기후·환경 전문가를 영입인재로 등용했다. 이는 기상이변 등에 대한 국민들의 위기감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들도 기후공약에 관심을 가지는 ‘기후 유권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기후공약에 대한 관심이 총선 결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당별로 기후공약을 발표한 이후 이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고, 유권자들은 지역구 후보의 공약에서 기후의제를 찾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기후공약이 선거용 일회성 공약으로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국민들이 기후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에만 기후위기 대응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일상 속 실천에 나서야 한다. UN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31%가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 가공, 처리 및 소비 과정에서 나온다고 발표했다. 먹거리에서 나오는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먹거리 탄소배출을 줄이는 실천운동으로 ‘저탄소 식생활’을 제안하는 이유다.
저탄소 식생활은 사람의 행동을 바꿔 기후위기를 극복하게 만드는 운동이다. 탄소배출을 줄인 농수산식품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남김없이 먹는 것으로 실천할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과 제철 수산물은 영양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저탄소 식생활을 통해 우리는 건강도 지키고 지구도 구하며, 인류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올해 총선에서 대한민국은 ‘기후선거’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들의 실천이 필요한 때다. 저탄소 식생활로 기후위기 극복에 함께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