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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11/29  치학신문
시사칼럼 '앱 깔기'

 


 신 승 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필자한테도 은행 예금 통장이 몇 개 있었나 보다. 집사람이 어느 통장에 들어있는 장기 예금 액수에서 얼마를, 늘 사용하는 동일 은행 통장으로 옮겨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집안 돈은 모두 집사람이 관리한다는 어느 전 장관처럼 필자도 집사람이 돈 부치라면 부치는 역할만 하기에 쉽게 응답하고 은행엘 갔다. 은행 여직원은 그런 간단한 일은 온라인 뱅킹으로  핸드폰에 앱을 깔고 혼자서 하면 된단다. 조교 없이는 그런 것 못한다고 했더니 비웃듯이 웃으며 그럼 자신이 해 주겠다며 대신 신용카드 하나 들으란다. 그러자고 했더니 앱을 깔아야 한다며 다 처리해 주었다. 그런데 다음날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카드사에서 내 통장의 과거 은행 거래 실적을 조회하다보니 그 은행의 예전 이름의 은행에 900원 미수금이 있어 신용카드 발급이 안 된단다. 내가 지금 먼 곳에 있어 송금해 주겠다고 했는데, 반드시 내가 신분증 갖고 와서 처리해야 하고, 소액이 남은 안 쓰는 통장들이 몇 개나 있어 이 참에 모두 정리하란다.
 다음날, 집 우체통에 등기 편지가 하나 있었는데. 내가 톨게이트 요금 750원이 미납되었다는 고속도로공사의 통고로 우편요금이 2000원 짜리였다. 내용에는 만약 안 내면 어마어마한 불이익으로, 은행 계좌도 다섯 개나 알려주었다. 나가는 길이라 도중에 들렀던 편의점에서 현금지급기로 750원을 송금했더니 수수료가 1,300원이었다. 750원 땜에 모두 3500원을 쓴 것이다.
 해당 은행에 들러서 신청했던 신용카드를 위해 다른 소액 통장들을 해지하는데, 나보고 핸드폰에 폰뱅킹 앱을 깔아서 나 자신이 해지하란다. 은퇴해서 조교가 없어 불가능이라 했더니 여직원이 하나씩 해지해 주며, 과거에 통장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눌러 보란다. 십년 전 은행 통장 비밀번호를 외우고 있다면 내가 천재였을 것이다. 혹시나 하고 생각나는 번호 세 번을 눌러보았으나 역시나 다 틀렸다. 이걸 찾아내는 프로그램 앱을 또 깔고 시도해 보겠냐는 말에 차라리 카드를 발급 안 받겠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들이 은행 계좌에 들어가서 비밀번호 변경 신청을 해주고 지금 이 자리에서 비밀번호를 정한 뒤 해지하고 잊어버리시란다. 한 참 걸려서 겨우 해지하고 십여 년 만에 밀린 돈 900원도 다 갚고, 은행을 나왔다. 은행 여직원은 계속 당황해하고 투덜대는 내 모습이 재미있었던지 나갈 때 내 핸드폰으로 나와 똑같이 앱을 깔고 비밀번호 앱을 깔고 공인인증서 앱을 또 깔고, 또 깔고, 또 까는 어느 중년 아저씨의 불만 동영상을 하나 보내주며, 요즘 유행하는 아재들 동영상이란다. 어쩜 그리 내 행동과 똑같은지. 누구는 토스라는 앱을 깔면 잊은 번호 찾기 쉽단다. 또 앱을 깔라니 놀리는 것 같다.
 그날 오후엔 고속열차로 약속된 지방으로 가고자 했다. 평일 낮시간이라 한가하고, 고령자 취급당하여 30% 할인도 되기에, 과거에 누가 깔아 준 고속열차 회원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제일 먼저 묻는 말이 비밀번호이다. 내가 정한 것이 아닌 열차회사에서 각 회원마다 부여한 회원번호다. 처음부터 막혔는데, 철도 창구에 가니 여직원이 금방 찾아 주었다. 기쁜 마음에 핸드폰으로 차표 예약하고 구매했는데, 아차 경로 할인 과정을 빼먹었다. 회원에 본인 주민번호가 다 있어서 자동으로 경로할인 하면 되는데, 경로자에게 굳이 할인 혜택 항목을 찾아 들어가게 만들어 실수를 유발시키는 것 같다. 취소하고 일부 반환금 떼고 다시 하겠느냐고 묻는 여직원 말에, 자존심상 그냥 일반 성인 대접받고 가겠다고 했다. 만날 분이 약속 장소 약도를 보내주는데, 앱을 깔고 찾아서 여러 개의 체인점 중 해당 지방 도시 것을 골라내야 한단다.
 저녁 때 집에 와서 오늘의 짜증과 불만들을 식구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애들이 내 핸드폰을 뒤져보고는 무슨 쓸데없는 어플이 이렇게 많이 깔려있냐며 이러니까 내 전화요금이 매달 수 십만원 씩 나왔단다. 하기야 내가 서투르니 주위 사람들이 도와준답시고 음악, 동영상, 영화 뉴스 등 내가 보고 듣지도 아니한 앱들까지 너무 많이 깔아 나도 그게 다 무언지도 모르고 실제로 내가 사용하는 것은 단지 몇 개에 불과하다. 애들이 나에게 열심히 앱 까는 설명을 해주지만 어려울 뿐이다. 이 나이에 그런 것 알려 줘봐야 누구 말대로 물 위에 그린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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