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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2/29  치학신문
색소폰 배우기
릴레이수필

은퇴 따로 없고 건강 허락하면 계속 출근하는 개업의 최고

 

친구야 3년만 기다려다오 한 곡 멋지게 연주할테니 봐다오

 

 


김 재 영

 

혜정치과 원장

 

 

 

 

 

 

 올해로 치과개업 생활을 한지 만 40년이 되었다.
 20년전 14년 후배 치과의사와 공동개원을 한 이후로는 주로 후배의사가 진료를 많이 하고 필자는 매우 한가한 편이다.
 재작년에 ‘어르신카드’도 받았고, 이제 은퇴를 할 나이가 지났는데 은퇴해도 별로 할 일이 없다. 처는 필자가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해야 좋아한다. 나 역시 골프나 여행 등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치과에 출근을 해야 여러 가지 업무도 보게 되고, 원장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음악도 듣는다. 환자도 몇 명 정도 진료하고, 점심은 35년째 같이 식사하는 주변 치과의사 동료들과 함께해야 하루가 즐겁고 원만하게 지나간다.
 주변에 일찍 은퇴하여 지루해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보면 요즘은 은퇴가 따로 없다.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는 개업의가 된 것이 무척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치과에 출근해도 한가하고 퇴근해도 술을 안하니 별로 할 일이 없어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인 악기를 배우기로 했다.
 본래 음악을 좋아한다. 학창시절 기타를 많이 쳐서 밴드도 해보았고. 피아노도 조금 치고, 개업하여 플롯도 조금 배웠으니 악보는 잘보고, 박자감도 약간 있으니 무슨 악기든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는데, 피아노는 힘들다 하니 무슨 악기를 배울까 고민하고 있었다. 마침 색소폰을 5년 정도 배운 친구가, 색소폰 한번 배우라고 본인의 색소폰을 하나 내주었다. 색소폰은 소리가 아름답고, 관악기이지만 나무피스가 있는 목관악기라 소리내기가 쉽다고 그런다.
 치과교정, 바둑, 골프, 당구 등 그동안 열심히 배운 것들을 회고하니 좋은 선생에게 제대로 오래동안 배우는 것이 지름길이라 생각하여, 선생을 찾아보았다. 마침 치과 근처에 서울음대에서 색소폰을 전공한 후배가 운영하는 색소폰 전문학원이 있어서 그곳에 등록을 했다.
 관악기 중 입술과 바람의 세기로 소리를 내고, 음정을 조절하는 트럼펫은 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다. 색소폰은 나무 리드의 떨림으로 소리를 낸다. 한 시간 정도 연습을 했더니 소리를 쉽게 낼 수 있었다. 또한 모든 음에 키가 있어서, 운지만 잘하면 피아노처럼 원하는 음정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만만하게 보고 시작한 색소폰도 배울수록 점점 어려워지고 끝이 없었다.
 우선 소리를 쉽게 낼 수 있어도, 듣기 좋은 소리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가 무척 힘들다.
 상악 전치와 아랫입술로 색소폰 피스와 리드를 무는 것을 앙부셔라고 하는데, 이 앙부셔를 잘해야 좋은 소리가 난다. 입술을 오므려 바람이 안새게 꼭물어야 하는데 초보자들은 입술의 근육 훈련이 안되어, 금새 입술이 풀리며 소리가 흐트러 진다. 또한 앙부셔시 윗니와 아랫입술의 위치가 자꾸 흔들려 소리가 일정하게 나지를 않는다. 1년 이상 불어서 입술 주변 근육이 단련되어야 한다.
 호흡도 복식호흡으로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마셔야 하는데, 오랜 습관으로 자꾸 코로 숨을 쉬게 되어 호흡이 짧아지며 길게 불 수가 없다. 벌써 레슨은 11개월째 받고 있는데, 아직도 갈 때마다, 색소폰 무는 것에 대한 지적을 받는다.
 골프로 치면 1년째 그립과 어드레스를 배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선생은 앙부셔를 제대로 하는데 몇 년은 걸린다며 필자를 위로한다. 선생은 색소폰을 골프 스윙에 자주 비유하는데, 골프처럼 색소폰의 소리가 그날 그날 틀리다.
 어느 날은 앙부셔도 잘되고 소리도 좋은데, 다음날은 앙부셔도 잘 안되고 소리도 엉망이다. 필자는 1년만 배우면 웬만한 곡은 잘 불거라 기대했는데 최소한 3년을 불어야 남들 앞에서 연주할 정도로 불 수가 있다고 한다. 또한 색소폰 연주는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이 연주자의 감성이 있어야 한다.
 제기랄 괜히 시작했네! 후회가 되지만 ‘이왕 시작한 것 끝을 보아야지’ 하며 할 수 없이 계속 연습을 한다.
 그래서 나이들어 색소폰을 시작한 사람이 많지만 끈기 없는 사람은 대부분 몇 달하고 그만두어 우리나라 장롱에 처박혀 있는 비싼 색소폰이 수만 대라고 한다.
 하긴 골프나 치과교정, 바둑도 10년 정도 지나서야 조금 자신을 가지고 즐긴 것 같다.
 그래도 성질이 급한 필자는 없는 실력에 3달 배운 후부터 몇 곡 녹화하여 동창들 카톡에 올렸는데, 그래도 좋은 친구들이 욕도 못하고 칭찬도 못하고, 3개월 때는 초보치고 가능성이 있다고 하고, 6개월 때는 많이 좋아졌다고 격려하고, 10개월 지나 올린 곡은 제법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었는데…. 사실 요즘 내가 초보 시절 올린 곡을 들어보면 창피하고 내 곡을 들어준 참 좋은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색소폰 대가들의 연주를 들어보면 필자는 언제 저렇게 잘 불까 생각하면, 평생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의기소침해지지만 재능은 없어도 중학교 3년 개근한 끈기로 일단 3년간 음대생처럼 열심히 배워볼까 한다. 친구들아 3년만 기다려다오. 한 곡 멋지게 연주 할테니 그 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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