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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7/12  치학신문
음식탐구 <83>
미역

“입맛 잃기 쉬운 여름철에 새콤달콤 시원한 미역 별미”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미역은 요약갈조류 미역과의 한해살이 바닷말. 요오드를 특히 많이 함유하고 있어 산후조리에 특히 좋으며, 한방에서는 미역을 해채, 감곽, 자채, 해대 등으로 부른다.
 미역은 전복·소라의 주요 먹이로, 전복양식은 양질의 미역 공급에 좌우될 정도로 중요하며, 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서만 식용으로 이용된다. 미역에는 식이섬유와 칼륨, 칼슘, 요오드 등이 풍부하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산후조리, 변비·비만 예방, 철분·칼슘 보충에 탁월하여 일찍부터 애용되어 왔다.
 산모가 오랜 산고 끝에 출산하자마자 바로 미역국에 흰 쌀밥을 대령하는 우리나라의 풍속은 그 역사가 깊으며, 생일 아침상의 미역국은 출생의 기쁨과 생의 의미를 기억하는 상징이 된지 오래다.
 우리는 예부터 산후 보온을 강조하여, ‘삼칠일’(세이레)이라고 해서 산후 21일이 지나기 전엔 바깥출입을 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 기간엔 산모와 아기는 되도록 외부인과 접촉하지 않고 미역국을 먹으며 몸조리를 하도록 했고, 과거엔 출산하면 삼칠일엔 금줄을 쳐서 잡인의 출입을 막았었다.
 한방에선 분만 당일과 산후 첫째 날엔 절대 안정을 취하고 누운 채로 손과 발 정도만 움직이라고 권장한다. 2∼3일째는 누운 채 몸을 움직이되 젖을 먹이거나 식사를 할 때만 자리에서 일어나고, 4일부터는 실내를 가볍게 걸어 다녀도 된다. 산후 7일까지는 찬 물에 손을 넣거나 찬바람을 쐬거나 뛰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방에서도 삼칠일을 특별히 강조하진 않고 산후에 일정 기간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 들인다.
 1991년 미국 Michigan 대학에 방문 교수로 다년 온 일이 있었다. 그곳의 한국 교포들도 한국에서와 같이 출산 후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인다는 것이다. 미국의 병원에서는 산모에게 출산 당일 목욕을 시키고 hamburger를 먹이고 바로 일상에 복귀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 교포들이 출산 후 상당기간 동안 찬바람을 쏘이지 않게 하고 정체불명(?)의 해초 삶은 물(?;미역국 )을 먹이는 우리의 풍속을 의아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역이 산모에게 좋은 것은 요오드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요오드는 산후에 늘어난 자궁을 수축시키고 모유가 잘 나오게 하며 피를 멎게 하는 데 유용한 미네랄이다. 미역에는 출혈로 빠져나간 철분과 아기에게 빼앗긴 칼슘도 많이 들어 있다. 칼슘은 또 출산 후 흥분된 신경을 안정시키고 자궁 수축 및 지혈을 도와준다.
 미역은 우리나라 해안가 전역에서 자생하지만 그 중에서도 진도, 완도, 기장 등에서 나오는 미역의 질과 맛이 뛰어나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 이들 미역으로 끓인 미역국은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뽀얗게 우러나며 맛 또한 구수하여 한국인의 출산과 생일에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음식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광주 조선치대에 몸담고 있을 시절 한여름 교수 연찬회를 완도에서 한 일이 있었다. 연찬회 다음날 아침 황호길 교수, 지금은 고인이 된 송형근 교수 등과 그곳 재래시장을 구경하였었다. 당시 송형근 교수는 며칠 전 사모님이 출산을 하였었는데 송 교수는 마음에도 없는 것을 필자의 강권(?)으로 완도미역을 몇 장 샀었다. 며칠 후 서울에 다녀온 송 교수가 문제의 미역(?) 때문에 본가에서 칭찬을 받았었고 고마워했다. 미역 요리하면 대표적으로 미역국을 연상하게 되지만 미역국 이외에도 오이미역냉국, 미역줄기볶음, 미역쌈밥, 미역초무침. 들깨미역죽, 미역달걀국, 미역자반, 미역튀각, 미역부침개 등 다양한 요리 방법이 있어 다양하게 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오이 미역 냉국이나 미역쌈밥, 미역초무침 등은 별미로 즐길 수 있다.
 1991년 미국 Ann Arbor의 Michigan 치대에 방문교수로 다녀온 일이 있었다. 당시 의대 MD-PhD복합학위과정에 한국교포학생 Peter Lee(이주형, 미국심장내과 전문의)가 있어서 그가 속해있는 의대 Dept of Human Genetics를 들러 보고 의대 지하 cafeteria에서 coffee를 한 잔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금발의 여학생이 baby carrier에 아기를 들고 들어왔다.
 Peter Lee가 그 여학생에 다가가서 반색을 하며 갓난아이를 쓰다듬고 어르는데 눈도 또렷하고 옹알이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 여학생이 가고 난 다음에 Peter Lee의 말로는 의대에 재학하고 있는 그 여학생이 어제 아이를 낳았는데 그날 아이를 cage에 담아 와서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중에 우리와 마주쳤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출산 다음 날 산모가 아기를 데리고 가서 시험을 치를 정도로 건강이 쉽게 회복될 수 있는지……. 더욱이 낳은 지 하루 밖에 안 된 아이가 ‘눈을 마주치고 옹알이’를 하다니(?) 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백인은 우리 황인종과 다른 gene을 가져서 산모가 건강하고 아이가 조숙(?)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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