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생식하면 모든 장기에 기생충 침입해 낭성 종괴 유발”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뱀의 의학적 효능은 고대 중국의 의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나 ‘본초강목(本草綱目)’ 등에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뱀은 간 기능을 높이고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해주며 노인의 피부에 생기는 검버섯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를 상징하는 마크도 마실 물이 없어 죽음에 이른 사람을 구해줬다는 전설의 뱀이 지팡이를 감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세계적으로 뱀의 종류는 약 2천7백 종이 되며, 한국의 뱀은 독사 3(종칠점사, 까치 살모사, 불독사) 등과 무독성의 뱀 8종을 포함하여, 총 11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일부 의학자들은 뱀을 넣어 만든 술에 빈혈과 남자들의 양기를 살리는 기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뱀술은 독사를 사용하는데 뱀독은 건선, 알레르기(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 류머티즘, 퇴행성관절염, 척추질환, 두통 등의 신경성 질환까지 작용 범위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 전 가을 모 치과대학 동기 교수님들이 부부 동반으로 설악산에 여행을 가셨었다고 한다. 마침 가을이면 설악산에는 도처에 건강에, 특히 남성 정력(?)에 좋다는 생사탕(뱀탕)전문 집이 활기를 띄운다. 몇몇 교수님들이 야간에 살며시 출타하셔서 생사탕을 주문하시고 다음날 저녁에 조용히(?) 생사탕을 즐기셨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아신 다른 교수님의 사모님이 ‘왜 우리 남편은 안 끼어 주었느냐?’는 시샘어린 항의(?) 때문에, 생사탕을 추가 주문하기 위해 일행이 하루를 더 머물렀다고 한다. 그 모임의 일행 중 한 분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파안대소하였었다. 물론 그 후 생사탕의 효과(?)를 보셨는지는 불경스러워(?) 감히 여쭈어보지는 못했다.
필자가 광주조선대치대에 몸담고 있을 시절 당시 치대학장이시던 모 교수님은 약주를 즐기셨는데 그 정도가 지나쳐서 알코올성 간 기능저하로 수차례 입원을 반복하시곤 하였었다. 하루는 필자가 병실에 문병을 갔었는데 어느 여직원이 뱀탕이 특히 간에 좋다고 건강원에 특별히 부탁하여 학장님 드시라고 가지고 왔었다. 당신은 뱀탕을 생각하면 욕지기가 나서 도저히 못 먹겠으니 필자보고 대신 처치(?)하라는 것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처치곤란(?)한 뱀탕을 먹어 보았는데 뱀은 건져 내어 없었고, 뽀얀 국물이 냄새도 없고, 맛은 설렁탕 국물맛과 비슷하였었다. 필자를 대상으로 한 생체 실험(?)에서는 정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었다. 뱀 삶은 물이 뭐 그리 대단한 영약일 리가 있겠는가? 단지 Placebo 효과(?)일 뿐이지…. 정력이나 보신을 위한 것이라면 개발된 수많은 신약과 비뇨기과적 시술 등과 영양식이 얼마든지 있는데 구태의연하게 자연보호에 역행하는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독사를 술에 담가 일정한 시간 숙성하여 사주(蛇酒)로 담그며 특히 북한의 사주는 유명하다. 북한을 여행한 외국인들의 여행기에는 공항면세점에서 예외없이 ‘능구렁이’ 술 등의 사주가 자리하여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북한의 외국 주재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연회에서도 거의 빠짐없이 사주가 등장하여 참석한 외교관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급기야는 1983년 4월 14일 프랑스 전 국회의장인 아쉴르 페레티가 파리 근교 가브리엘관에서 북한대표부가 주관한 행사에 참가했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그의 사망이 북한에서 생산한 뱀술 때문이라는 설이 나돌아 이후의 연회에는 뱀술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오래전 필자가 치과대학 학부시절 4학년 봄에 경희치대 1회 동기들이 경기도 여주의 신륵사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신륵사, 영릉 등을 들러본 일이 있었다. 신륵사 부근의 여관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신륵사를 구경하였는데 신륵사 경내 뒷동산을 산책하는 중에 마침 동면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독사를 발견하고 모두 기겁을 하였다. 우리 일행이 너나없이 질겁하여 주춤하였는데 동기 중 최상돈 선생(예비역 육군 중령, 지금 LA에서 개업)이 달려와서 순식간에 독사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그 독사는 꼬리로 최선생의 손을 칭칭 감다가 독사의 목을 조인 손을 놓지 않으니 축 늘어졌다. 옆에서 이를 본, 이제는 고인이 된 전병찬 선생이 최선생을 끌고 신륵사 바로 앞의 구멍가게까지 가서 급히 유리 됫병을 하나 비워 버둥거리는 독사를 머리부터 병속으로 집어넣고 소주를 부으니 그야말로 즉석 ‘사주(蛇酒)’가 한 병 생겼다. 그 후 한동안 우리 동기들은 최상돈 선생과 악수를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광주 조선치대에 몸담고 있을 시절 사주를 먹어서 이가 망가졌다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났었다. 처음에는 무심하게 지냈으나 여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였다. 만일 사주를 먹고 이가 나빠졌으면 사주의 일정 성분이 치주 원인균들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였을까? 또는 치아우식원인균들을 활성화시켰을까? 그러나 뱀의 독은 용혈성독, 신경독으로 나뉘는데 독사에 따른 독을 따로 분리하여 이들 독이 치주 원인균, 치아우식 원인균에 영향을 주는지를 검정하여야 하였다. 구강병리 실험실이 갑자기 ‘땅군의 소굴’ 변해야 하는 기로(?)에서 노고 끝에 얻은 애꿎은 사주 몇 병으로 외도(?)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
뱀에는 고충(孤蟲, sparganum)이라는 기생충이 있어서 뱀을 생식하거나, 제대로 익지 않은 생사탕을 먹을 경우 우리 몸의 전 장기에 기생충의 유충이 침입하여 낭성 종괴가 생길 수 있고, 이런 병소를 구강 내에서도 가끔씩 볼 수 있다. 고충은 사주를 만드는 알코올 농도정도에서도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ntivenom의 생산을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상당량의 cobra가 수입되는데 헛된 건강정보로 cobra를 생식 한 사람 중에서 구강점막이나 위장관에 궤양이 있는 경우 독사의 독성분이 이들 병소에 작용하여 독사에 물린 것과 같은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나서 생사를 넘나든 예가 보고되고 있으니 정력을 증강(?)하려다가 염라대왕에게 직행(?)할 수도 있다.
http://www.chihak.co.kr/news/14151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