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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1/13  치학신문
음식탐구 <112>
비둘기

소금으로 간을 했는데 기름기 없고 담백하며 보드라운 맛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비둘기는 비둘기목, 비둘기과에 속하는 유해조수로서 학명은 Columba livia Pigeon이다. 전 세계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새 중 하나로 수명은 10년에서 20년 정도로 꽤 긴 편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천한 닭둘기의 이미지만 있지만 외국에서는 품종을 개량한 관상용 비둘기도 많다. 품종도 많고 생김새도 천차만별이다. 흔히 평화의 상징이라고도 하며, 특히 하얀 비둘기가 주로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 이유는 2차대전에서 이긴 연합군이 추축군 처리를 위해 여러 의사회를 개최하였는데, 전시에 통신용으로 맹활약한 비둘기를 상징으로 그려 넣었었고 UN이 일을 넘겨받아 평화가 목적으로 바뀌면서 통신용 비둘기(흰비둘기 상징)가 평화의 상징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중학교 입학 이후 부모님을 떠나 서울에서 유학(?)하던 필자는 방학이 되면 선친이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던 시골을 찾곤 하였다. 별로 할 일이 없이 빈둥거리며 방학 내내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특히 시골의 겨울밤은 길기만 하다.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밤, 밖은 살을 에이는 겨울바람이 사정없이 얼굴을 할퀴며 불어대고 지금과 달리 오래전에는 TV가 있기를 하나(?), 특별한 문화 시설이 있나? 그야말로 적막강산 그것이었다.
 어느 해 겨울밤에는 부친이 계시던 초등학교 숙직실로 마실을 가게 되었다. 당일 숙직 이시던 선생님과 행정직원 한 분이 계셨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이 지나 밤이 이슥해 졌다. 시장기를 느끼신 선생님이 행정직원 보고 “오늘은 뭐 없어요?“ 하니 행정직원이 ”있지요“ 하며 방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행정직원 아저씨가 냄비에 무엇인가를 담아가지고 들고 들어와서 방안 난로에 올려 놓았는데 잠시 후 맛있는 냄새가 방안을 가득히 채웠다. 문제의 냄비 속에는 숙직실 밖에 자리한 비둘기 집에서 수면 중(?)이던 비둘기 몇 마리가 손질 되어 들어 있었다. 그렇게 하여 난생 처음 맛본 비둘기 백숙(?)의 맛은 기가 막혔다! 크기는 약병아리보다 조금 작았는데 별로 양념도 없이 소금 정도로 간을 한 것이 기름기도 없고 담백하고 고기의 질감도 보드랍고 맛이 있었다. 이런 맛이니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나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가지고 시비걸어 88 서울 올림픽을 boycoat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Anne-Marie Bardot)의 조국 프랑스 대통령조차 사족(?)을 못 썼었나 보다!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이제는 제 살길을 찾아야 할 신세가 되었다. 야생에서 생활하던 비둘기는 사람에 의해 사육되기 시작했고, 방사되면서 그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동년 장애인 올림픽 때 많은 수의 비둘기를 방사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먹성이 좋고 번식력이 뛰어나 2009년 환경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에만 약 35,00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원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서 강한 산성의 비둘기 배설물로 건축물과 구조물 등을 부식시키고, 흩날리는 깃털 때문에 비위생적으로 불쾌감을 주어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2009년 6월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게 되었다.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비둘기 퇴치방법의 일환으로 모이주기 금지, 행사용 방사 금지, 비둘기 둥지 알 수거 등의 방법으로 개체수를 점차 줄여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비둘기는 귀소본능이 뛰어나 기원전 이집트에서부터 사람에게 사육되어 통신용으로 이용되었고, 전쟁 때는 편지를 보내는 ‘전서구’로서 활약했다. 우리나라에서도 6ㆍ25전쟁 때 미군이 이용한 기록이 남아있다. 비둘기가 집을 잘 찾는 이유는 첫 번째로 태양의 빛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는 ‘태양방향 판정설’과 두 번째로 본능적으로 지구의 자기를 느껴 방향을 잡는다는 ‘지자기 감응설’이 있는데, 태양이 없는 밤에도 이동하는 점으로 미루어 지자기 감응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는 통신기기의 발달로 거의 쓰이지 않고 있으며, 대신에 서유럽과 중화권에서 경주비둘기로 각광을 받고 있다.
 비둘기 고기를 Squab 이라고 하는데, Squab 스테이크는 미국/유럽에서 파인 다이닝 메뉴 중 하나이며,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딴 레스토랑에서도 심심찮게 나온다.
 원래는 비둘기 요리는 지중해 연안의 요리였다. 이곳 자체가 비둘기의 원산지이기도 하고. 이집트에서는 ‘하맘 마슈위’라는 요리가 있는데 결혼식 날 장모가 사위에게 만들어주는 요리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도 당연히 비둘기를 식용으로 쓴다. 주로 구이로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먹어본 사람들에 의하면 맛있다고 한다. 그밖에 아랍인들은 닭 키우듯이 비둘기를 키운다.
 터키 요리에서도 마르딘, 샨르우르파, 하타이도 같이 아랍문화가 강한 지역에서는 비둘기를 양념에 절여서 구워 먹기도 하고 치킨처럼 튀겨먹기도 한다. 일본 레스토랑에서도 고급 요리로 파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치킨처럼 비둘기구이를 먹기도 한다. 세르비아 군의 사라예보 봉쇄 때에도 봉쇄로 인해 식량이 모두 떨어졌을 때, 보스니아 저항군이 거리의 비둘기를 사냥해 먹은 것은 유명하다. 북한 김정일도 생전에 비둘기 요리를 매우 좋아하여, 비둘기를 간장에 절인 뒤 쪄서 만드는 비둘기 간장찜을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215호 흑비둘기는 야생비둘기 무리 중 가장 큰 새로 한국, 일본 남부,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울릉도에서는 검다 하여 ‘검은 비둘기(흑구:黑鳩)’또는 울음소리 때문에 ‘뻐꿈새’라고도 부른다. 몸길이는 32㎝ 정도로 암수 동일하며, 몸 전체가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다. 부리는 검은 빛을 띤 회색이고, 다리는 붉은색이다. 바닷가나 크고 작은 섬에서 서식하며 특히 후박나무 숲이나 동백나무 주변에서 산다. 흑비둘기는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하는 희귀한 텃새이므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이런 귀한 흑비둘기의 맛이 좋다고 하여 섬의 일부 주민들의 식용(?)으로 애용(?)되고 있는 무지의 소치가 일어나고 있으니 애석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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