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 몸 밖으로 배출해 성인병 예방”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생강(生薑)은 생강목, 생강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다른 이름으로 새앙, 새양이라고도 하며,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로 식물의 덩이줄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조교 시절 필자의 연구실에는 희석한 Merk ethyle alc-ohol에 생강 몇 조각을 넣어서 숙성시킨 생강주가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병리실험실에서 Merk alcohol이 떨어 떨어질 수 없는 일이 지만…. 실험이 잘되었을 때도, 의도한 바와 같은 실험결과가 안 나왔을 때도, 춥고 배고픈 조교 시절의 처량한 마음을 달랠 때도, 의대 생리학교실의 실험용 토끼가 조교의 의도된 실수(?)로 cardiac puncture의 후유증으로 유명을 달리했을 때도…. 우리 조교들 ; 강병남(경희의대 1회, 안과 전문의, 건국의대 안과교수 역임), 신민규(한방생리, 한의학연구원장역임), 정운하(경희치대 1회, 경북치대 교수 역임)와 필자를 포함한 춥고 배고픈 동지들이 모여 교감을 나누었었다. 물론 거기에는 항상 향긋하고 달콤한 생강주가 빠질 수 없었다. 인류의 생명과학 증진에 몸을 바친(?) 토끼가 탕으로 변신(?)하여 안주로 동반되었음은 물론이다.
생강은 황토에서 자라서 절개시 속에 심이 없고 단단하며 껍질이 잘 벗겨지고 고유의 매운맛과 향기가 강한 것을 상품으로 치며 전북 완산군 일대의 황토는 생강의 성장에 최적의 토양으로 알려져서 이곳의 생강의 품질은 정평이 나 있다. 국내 농가에선 보통 토굴에 대량으로 쌓아서 저장하는데, 보관 중에 대량의 메탄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환기도 되기 전에 섣불리 들어갔다가 중독이나 질식사고가 발생해 인명을 앗아갔다는 기사가 필자가 광주에 몸담고 있을 시절 지방신문 사회면을 심심치 않게(?) 차지하곤 하였다. 필자는 지금도 추운 겨울 따듯한 생강차 한잔으로 찬 속을 달래곤 하며, 장어구이를 먹을 때나, 입에 살살 녹아 씹힐 것이 없이 목을 넘어가는 회를 즐길 때도 채썬 생강이나 생강 초절임은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다.
생강 특유의 알싸하고 매운맛은 진저론(Zingerone)과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이라는 성분이 내는 것으로,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다양하게 갈린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 감기 예방에 탁월하며,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해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과 수족냉증, 복부냉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뇨작용을 도와 부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감기 초기에는 생강차를 만들어 마시면 효과가 있고 가래 제거에는 묵은 생강을 은박지에 싸서 약한 불로 까맣게 될 때까지 찜구이로 하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면 치료 효과가 있다. 편도선염이나 기관지염에는 묵은 생강을 갈아 가제에 넓고 길게 펼쳐서 목에 감아 주면 효과가 있다.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요통, 견비통, 어깨 결림에 온 습포를 해주면 통증이 호전된다. 생강 잎은 적당히 썰어 헝겊주머니에 담아 욕조에 넣고 목욕하면 근육통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으며 피로를 풀어 준다.
중국에는 2500년 전부터 생강을 키웠다는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때 전래되었다고 한다. 고려시대 당시에는 생강이 매우 귀중한 재료로 생강을 상으로 내렸으며, 생강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까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인삼차는 서민들이 마시는 차였고 생강차는 임금과 귀족들이 마시던 품위있는(?) 차였다고 한다.
생강하면 대표적인 키워드는 ‘매운 맛’이나, 의외로 쓴 맛도 강한 편이다. 생강은 매운 맛이 강해서 날로는 잘 먹지 않고, 갈아낸 즙을 소량 넣거나 뜨거운 물에 우려내서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생강차, 생강 빵으로 이용된다. 김치, 일부 카레에 향신료로 생강이 들어가기도 한다. 생강은 마늘, 양파와 함께 고기의 잡냄새를 없애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생강의 향이 레몬이랑 비슷해서 레몬차에 섞어 마시기도 하며 향수나 바디워시 등에 첨가되는 향료의 원료로 레몬과 함께 이용되기도 한다.
생강을 얇게 썰어서 끓인 다음, 설탕물에 졸여서 말린 것을 편강(片薑)(dried ginger)이라 하며 술안주나 과자로 많이 먹는다. 한번 끓였으니 쓰고 매운 맛이 약하고 단 맛이 강해서 어린이들의 입맛에도 맞는 편이다. 생강은 생강주, 이강고, 죽력고 등의 술 재료로도 쓰이고 진저에일 적당량에 위스키를 섞으면 하이볼이란 칵테일로도 이용된다.
서양에서는 과자에 넣어 생강과자, 진저브레드를 만들기도 한다. 그 외에도 설탕에 절여서 만든 생강 사탕도 있으며 진저 츄라는 젤리도 있다.
일본 요리에서는 전반적으로 한식에 비해 생강을 훨씬 많이 쓰이며, 한식에서 마늘이 가장 중요한 향신료라면 일식에서는 생강이 그 위치를 대신한다. 일본에서는 생강을 얇게 저며 식초와 설탕, 천연색소에 재워 베니쇼가(일본어 : 紅生姜)라는 절임 반찬을 만들어 먹는데, 일식 횟집에서는 물론 라멘집에서 조차도 생강이 사용되어 라멘 특유의 느끼한 맛을 줄여준다.
그러나 생강은 보존성이 좋지 않은 향신 채소이다. 생강이나 토란 종류는 보관 중에 쉽게 썩을 수 있는데, 날 생강은 냉장해도 일주일을 넘기 어렵고, 겉에 흙이 붙어 있고 표면이 살짝 마른 저장 생강은 냉장실에서 몇 주간 저장할 수 있다. 생강의 향을 그나마 잘 보존하는 저장 방법은 습기 없는 모래에 묻어 두는 것이고, 얇게 편으로 썰어서 말려 건강으로 만들어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http://www.chihak.co.kr/news/15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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