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선 향토음식 닭고기 맛과 비슷한 보양식 익혀먹어야
조 재 오
경희치대 외래교수
개구리는 개구리 목에 속하는 양서류 중 하나이며 학명은 Anura Merrem, 1815이다. 한문은 蛙 영어로는 frog로 불린다. 대표적인 양서류 중 하나로, 머리와 목의 구분이 불분명하며 척삭동물 중에서는 특이하게 꼬리가 없고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긴 체형은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개구리의 독특한 특징이다.
흔히 이빨이 없는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개구리도 이빨이 있다. 개구리의 이빨은 미세해서 보통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고 턱니라고도 하는데, 먹이를 잡았을 때 마찰력을 높여 놓치지 않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턱니는 두꺼비에게는 없어서 두꺼비와 개구리를 구분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한국에 사는 개구리는 무당개구리과 1종, 두꺼비과 2종, 청개구리과 3종, 맹꽁이과 1종, 개구리과 7종으로 총 13종이다.
양서류로 보통 축축하고 습한 곳에 살기 때문에 물가 근처에서 많이 보인다. 폐가 있으나 크게 발달하지 않고 상당 부분 피부호흡에 의존한다. 피부가 비교적 건조하고 가죽과 같은 두꺼비는 폐호흡의 비중이 높다. 개구리의 폐는 기도가 없이 인두와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특수하게 분화된 종류가 아닌 이상 폐호흡과 피부호흡 둘 다 중요해서 어느 한쪽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호흡곤란으로 질식한다.
개구리는 보통 포도처럼 생긴 둥근 젤 안에 검은색 알이 하나씩 박힌 알 덩어리를 엄청나게 많이 낳는다. 보통 산란이 끝나면 부모는 번식지를 떠나고 남겨진 알은 부화하여 올챙이로 한동안 지내다가 작은 개구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어버이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가기에 성체까지 살아남는 숫자는 매우 적다.
개구리의 거의 모든 종이 육식동물로서 주로 벌레를 주식으로 하며 긴 혀를 순간적으로 앞으로 뱉어내어 잡은 후 입으로 곧장 집어넣는다. 큰 먹이를 잡을 때는 혀를 쓰지 않고 덥석 물기도 한다. 주식이 벌레지만 실제로는 벌레만이 아니라 입에 들어갈 만한 생명체는 다 먹으며 탐식성 또한 강해서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적당한 크기라면 곤충뿐만 아니라 물고기, 뱀, 새, 쥐 같은 척추동물도 공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족도 서슴지 않고 잡아먹는 무서운 포식자이다.
개구리는 개체수가 많고 몸이 연하며 영양이 풍부한 먹잇감이기 때문에 육식동물임에도 먹이사슬의 아래쪽에 있어서 천적도 아주 많다. 그러나 3억 년간 대멸종의 시기를 몇 번이나 넘기며 살아남은 생존왕답게 나름대로 천적에게 대항하기 위한 수단이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뜀뛰기와 위장술이다. 개구리의 근육질의 긴 뒷다리를 이용한 폭발적인 도약력은 메뚜기나 벼룩에 비할 만큼 독보적이다. 위협을 느끼면 단번에 점프하여 순식간에 천적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몸을 숨긴다. 위장술 또한 뛰어나서 개구리 대부분은 몸의 빛깔이 주변 자연환경과 매우 흡사해서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개구리의 적지 않은 종류가 몸에 독극물을 지녀 포식을 피한다. 무당개구리나 독화살개구리처럼 화려한 채색으로 고독성을 과시하는 종도 있다.
오래전부터 개구리는 세계 각 지역에서 식재료로 이용되어 오고 있다. 개구리고기의 맛은 닭고기와 생선 살의 중간 정도이며 메기처럼 흙맛이 난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일찍이 개구리 고기를 먹어왔고,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유명하다. 이탈리아 북부, 특히 피에몬테 지방과 롬바르디아 지방에서는 벼농사를 지어 논에서 개구리를 구하기 쉬워 예로부터 즐겨 먹은 향토 음식으로 통한다. 프랑스에서는 개구리 스프가 위가 약하거나 복기인 환자에게 좋다고 권장되었다.
중국에서 중국인들이 황소개구리를 먹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아 1962년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가 쿠바에서 황소개구리를 선물 받아들여 온 뒤 20여 개 지역에서 양식을 시작했다. 1984년 리셴녠(李先念) 당시 국가주석이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테이블에 황소개구리 뒷다리를 올릴 정도로 진귀하고 영양가 높은 보양식으로 여겨진다. 일본에서는 회로도 먹기도 한다.
아프리카에서도 당연히 식용으로 쓰이지만, 카메룬과 적도 기니에서는 골리앗개구리가 살이 많고 맛이 좋아서 사람들이 지나친 남획을 해 멸종위기에 몰렸다.
한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먹어온 고기로 개구리를 식용으로 사용함은 옛날부터 흔한 일이었다. 과거에 있었던 특이한 조리법으로 겨울에 연못이나 개울가에서 동면 중인 개구리를 잡아다 산 채로 튀기거나 끓는 물에 넣어 먹는 조리법이 있었다. 그러나 야생개구리를 마구잡이로 잡았기에 생태계 파괴 문제가 심각했고, 이에 당국이 대대적으로 단속에 들어가 많은 개구리 고기 전문 식당이 문을 닫아야만 했다. 국내의 황소개구리도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에 식용을 목적으로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 기원이다. 수익화에 실패해서 방류된 것이 생태계 교란종이 되었지만 식용으로 도입된 만큼 살도 많고 맛도 괜찮다. 개구리 고기가 여전히 몸보신용으로 소비되고 있으며, 뷔페에서도 가끔 개구리 뒷다리 튀김이 나오기도 하며 통신판매로 쉽게 식용개구리를 구할 수 있어 대중적이지 않지만, 식문화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
개구리 고기 입문용으로는 뒷다리가 제일 무난한 편이다. 보통 구이나 튀김, 혹은 말려서 된장국, 전골 등에 넣는 방식으로 소비된다.
오래전 필자가 광주 조선대학교에 몸담고 있을 시절 시내에서 우연히 황소개구리탕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 조리 방법에 따른 차이가 있겠으나 연하고 닭고기 맛과 비슷한 식감을 보이나 약간의 비린 냄새가 나던 기억이 있다.
개구리는 기생충 만손열두조충(sparganium)의 중간숙주이기도 하다. 이 기생충은 개구리나 뱀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서 기생충이 완전히 죽지 않은 것을 먹었을 때나, 뱀 혹은 개구리를 맨손으로 만지고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채 입과 코에 접촉하면 감염된다. 주로 피부와 근육 사이사이에 기생하는데, 스파르가눔을 죽일 수 있는 구충제는 없으므로 현재 의학적으로 적출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필자는 환자의 혀에 감염된 스파르가눔증을 몇 예 경험해 본 바가 있다.
http://www.chihak.co.kr/news/2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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