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혼자 지는 짐 안쓰러워 같이 메자 삼삼오오 도와줘
저녁후 광주 3총사 선배들이 도란도란 하시는 말이 귓가에
박종수
前 치협대의원총회 의장
광주·박종수치과의원 원장
사회복지법인 개미꽃동산 이사장
아시아 서석문학 추천 수필가
2000년도 LG 의인상 수상
필자는 1974년 국군광주통합병원에서 軍제대를 하고 광주시에서 치과의원을 개원했다. 그해 6월. 치아의 날 6.9행사가 끝나고 광주시치과의사회에서는 회원단체가 함께 야유회를 떠났다.
전회원이 초등학교에 가서 학생들 무료검진을 하고 회원들이 친목 겸 수고에 대한 위로로 버스를 한 대 동원하여 하루 동안 여행을 하고 온다.
그 해도 지리산 줄기에 있는 구례 화엄사 골짜기로 버스를 타고 떠났다. 버스가 세워진 장소에서 약 150여m 쯤 떨어진 산허리에 식당 겸 여관이 있다. 그 곳까지 갖고 온 음식 음료수 등 짐들을 누구인가는 운반해야했다. 광주 치과의사회에는 당시 야간고교생 알바직원 한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우리 치과의사 회원 30여명이 버스에 탑승해 갔는데 모두 빈손으로 식당을 향하여 오르고 있었다. 알바생 혼자 무거운 콜라박스를 어깨에 메고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게 된다. 모든 원장님들은 50여m 떠나버렸다. 나는 알바생이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맥주박스를 어깨에 메었다. 알바생과 나는 짐꾼이 되어 앞서가는 원장님들의 뒤를 버거운 모습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앞서가던 일행 중 한 사람이 힐끔 뒤를 돌아본다. “어메! 이번에 입회한 육군소령 출신이 짐을 지고 따라오네.” 앞선 일행에는 나보다 후배인 원장들도 몇 명 있었다. 발 빠른 한 후배가 뒤돌아 뛰어왔다. “선배님 제가 메고 갈게요.”하며 짐을 받으려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 광경을 본 앞서가던 일행들이 모두 뒤돌아보며 정차된 버스 쪽을 향하여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짐을 한 사람이 한 가지씩 들었다. 모두 함께 한 번에 모든 짐은 음식점으로 운반되었다.
광주에는 서울치대 3회 졸업생인 3총사가 계신다. 한분은 전남대 치과교실 교수로 평생을 교직에 계셨던 김명기 박사님. 그분은 전남치대 설립에 초석을 놓으신 교육자이시다. 광주시치과의사회장과 전남도 회장을 역임하셨다.
한분은 전남도치과의사회장을 역임하신 노지섭 원장님. 그 분은 노씨 대종친회장님으로서 노신영 국무총리가 내광 시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직접 노 원장님 자택을 방문하여 하루 숙식까지 했다고 한다. 숙박을 예약한 호텔에서는 밤에 당시 위세가 당당한 국가의 국무총리님이 아무 말 없이 돌아오지 않아 비상에 걸렸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또 한분은 전남도치과의사회장과 치협 의장을 2회에 걸쳐 역임하신 정달수 선배님이시다. 치협 총회 시 넘치는 유모어로 늘 회의장을 밝고 명랑하게 이끄신 명 의장님 이셨다. 이 세분은 동기동창 이시며 한 형제처럼 평생고락을 함께하신 호남치과계의 인물이시다.
이 분들의 친분이 참으로 두터우셨기 때문에 치과계에서는 의리의 삼총사로 널리 알려졌다. 이 분들은 호남뿐 아니라 한국 치과계에 족적을 남기신 큰 어른들이셨다.
우리는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윷놀이 등 오락을 즐기면서 모든 회원들의 정을 두텁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삼삼오오 편한 자세로 쉬고 있었다. 방 하나에는 삼총사 선배님과 원로회원님들이 담소하고 계셨다. 나는 그 옆방에 앉아있었는데 도란도란 선배님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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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협대의원총회 의장으로 김계종부의장과 총회 진행을 맡고있는 필자(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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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월 25일 열린 치협 제 58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제33회 협회대상 공로상'을 수상한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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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6월9일 최인기광주직할시장(밑줄 오른쪽)과 함께한 필자(오른쪽 두번째) |
http://www.chihak.co.kr/news/2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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