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굴보다 담백 달큰한맛 탁월 섬진강 하구 벚꽃필 무렵 제철
조 재 오
경희치대 외래교수
벚굴은 굴속(Ostrea)에 속하는 굴의 한 종류로서 학명은 Ostrea denselamellosa이다.
한국, 중국 연안, 일본에 서식. 강 하구의 기수역(汽水域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적응해 서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바다굴(Crassostrea gigas, 참굴)에 비해 껍데기가 두껍고 단단하며, 층층이 겹겹이 발달된 것이 특징이며 맛은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강하고, 바다굴보다 비린 맛이 적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에서는 남해와 만나는 섬진강 하구,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의 망덕포구와 경상남도 하동군 고전면 전도리의 신월포구에서 자란다. 껍데기의 크기에 비해 속살이 야무지지 않아 ‘벙’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벙굴’이라 불리거나 강에서 나는 굴이라 해서 ‘강굴’이라 불리기도 한다. 벚굴이라는 이름은 강바닥에 붙어있는 모양새가 벚꽃과 같기도 하고 벚꽃이 피는 시기에 가장 맛이 좋기도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 밖에 ‘벗굴’, ‘퍽굴’, ‘토굴’ 등의 여러 명칭이 있다. 또한 현지 채취하는 어업인들이 얘기하길 강 속에 있을 때는 입을 벌리고 있는데 그 속살이 하얘서 물 속에서 수경을 끼고 보면 물 속에 핀 벚꽃 같아서 그렇게 부른다는 얘기도 있다.
주로 한강이나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구의 기수에 수심 3~4m 아래 바위나 암석에 붙어 자란다. 원래는 낙동강 등 전국의 강과 바다가 만나는 강 하류 지역에선 대부분 볼 수 있었는데, 산업화 이후 대부분의 강에서 농업과 밀물로 인한 홍수 방지를 위해 하굿둑을 건설하면서 보기 힘들어졌다. 인지도가 낮은 것도 공급량이 적어서 소비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야 양식연구에 성공했지만 얼마 안되었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제철에만 잡을 수 있다.
조선시대 지리지·향토지(세종실록지리지,동국여지승람 등)에는 굴(석화, 강굴 등)의 산지·분포와 때(제철)·생산관행이 기록되어 있다. 다만 전통 문헌은 주로 굴의 생산지·경제적 이용(진상 등)을 적는 경우가 많지만 굴에 대한 ‘맛’을 상세히 묘사한 보고는 드물어 벚굴 등에 대한 고문헌을 찾아 볼 수 없다.
벚굴은 전라남도 광양, 순천, 여수와 전라북도 남원, 구례와 인접한 섬진강 유역이 주 생산지로서 그중에서도 섬진강 하구(광양만 일대)가 대표적인 생산지이다. 출하시기는 3월 중순~4월 중순으로 벚꽃 필 무렵이 제철로 일반 바다굴(9월~익년 4월)과 달리, 짧은 기간만 채취 가능하며 수온이 올라가기 전에 짧게 채취해야 하므로 한 달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만 벚굴의 ‘참맛’ 을 맛볼 수 있다, 즉, 벚굴은 섬진강 하구에서 벚꽃이 필 무렵(봄철 한정)에만 출하되는 귀한 제철 굴이다 ,
벚굴(굴)의 주요 성분은 우선 단백질이 약 10~12% (건조중량 기준 45% 내외)가 있어 근육 형성및 세포 재생에 도움을 주며. 지방이 다른 굴에 비해 2~3% 정도로 낮고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이 풍부해서 혈관 건강, 항염 효과가 있으며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최대 8~10%) 단맛이 나며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 B12 (혈액 생성, 신경 건강), 비타민 A, C, E (항산화 작용), 비타민 D (칼슘 흡수 도움)등의 함량이 높다
그밖에도 아연(Zn)이 굴의 대표 영양소로(성인 하루 권장량의 5~10배 수준)이 함유되어 있고 철, 칼슘, 마그네슘, 구리, 망간 풍부하여 빈혈 예방, 뼈 건강,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기타 생리활성 물질로 타우린이(간 해독),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고, 베타인, 글루타민산 등이 있어 감칠맛을 내며 페놀계 항산화 물질을 소량 함유하고 있다.
벚굴의 특징적 성분 차이로는 민물의 영향으로 염분이 낮아 바다굴보다 나트륨 함량이 적고 강 수질 영양분에 따라 무기질 조성(칼슘, 마그네슘 비율)이 달라질 수 있으며 바다굴보다 담백하고 달큰하며, 글리코겐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되어있다.
특히 섬진강 벗굴은 겨울철에 특히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섬진강 하구의 영양분이 풍부한 환경 덕분에 감칠맛·단맛이 진하게 농축된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 탁월한 맛과 영양분을 가진 벚굴에 해서 그간 아쉽게도 연구가 미흡했었고 최근에야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다.
즉 황석민 등이 ‘섬진강산 벚굴의 식품성분 특성(농업생명과학연구), 섬진강산 벚굴 관련 학술대회 발표(2010 등), 섬진강 유역 강어로(江漁撈), 사회 문화적 연구; 섬진강 벚굴 채취 방식(잠수·수작업), 공동체 관행과 불법→합법화 과정, 지역 브랜드화 및 관광 연계에 관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가 수행되어 왔고 벚굴의 영양과 이의 이용을 통한 건강증진의 문제등을 신문 방송등의 보도 매체를 이용하여 대중의 벚굴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는 등의 다양한 움직임이 이루어 지고 있다.
벚굴을 이용한 대표 음식으로는 벚굴 회, 벚굴 무침, 벚굴 국, 탕, 벚굴 전, 벚굴 찜 등이 있으나 벚굴 구이도 빠질 수 없는 별미 이다. 벚굴을 이용한 음식이 다 각각의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어 어느 것 한가지 만 추천 할 수 없다.
지난봄 내자와 같이 구리 농수산 시장에 갔다가 수산물 전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굴 무더기를 보고 물어 보니 바로 ‘벚굴’이란다. 이곳 사람들은 벚굴의 진정한 맛을 몰라서인지(?), 별로 관심을 끌지 않아서 필자에게 까지 차례가 온 것이다! 아이고! ‘웬 떡이냐’ 싶어서 냉큼 한 상자를 들고 집에 와서 굽고 지지고 끓이고... 굴로 할 수 있는 온갖 음식을 다만들어 온가족의 입이 즐거웠다, 섬진강가 까지 가지 않고도 즐긴 ‘벚굴’ 의 맛이었다.
http://www.chihak.co.kr/news/2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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