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공모로 시작된 만큼 과정과 결과 모두 원칙 지켜야
이원혁
대구·이원 치과 원장
대구시치과의사회 부회장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회 위원장
치학신문의 창간 3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38년 동안 치학신문은 우리나라 치과계의 발전과 함께 걸으며, 학문적 진보와 정책적 변화의 중심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치과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민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시대의 방향을 제시해온 치학신문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러한 뜻깊은 기념호에 글을 싣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은 단순히 한 지역의 숙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치의학의 백년을 준비하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치의학은 이제 단순한 구강 질환 치료의 범주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국민 복지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구강 건강은 노년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자, 국가 의료비 절감을 위한 핵심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치의학 분야를 전담하는 국가 연구기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의학과 한의학, 약학이 오랜 기간 공공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것과 달리, 치의학은 개별 대학과 민간 중심의 구조에 머물러 왔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차원의 연구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설립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구는 치의학 연구의 전통과 인적, 산업적 인프라를 두루 갖춘 도시입니다. 경북대학교 치과대학을 중심으로 한 학문적 역량과 첨복단지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과 연구의 결집지, 그리고 지역 치과인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오랜 시간 동안 하나로 모여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 왔습니다. 대구유치위원회는 단순한 지역 유치를 넘어, 대한민국 치의학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사명감으로 수년간 정부와 국회, 치과계와 긴밀히 소통해왔습니다. 수많은 공청회와 간담회, 정책 제안서 제출 등 그 모든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진심과 노력이 결국 이번 공정한 공모 확정이라는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 대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논의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치과계와 시민,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정한 공모의 필요성과 방향을 함께 논의하였고, 그 결과 연구원 설립 과정이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어느 한 지역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치과계 전체의 성숙한 합의로 만들어낸 큰 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 확정은 어느 도시의 승리도 아닙니다. 광주, 부산, 천안 등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온 여러 도시들 역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온 동반자입니다. 각 지역이 보여준 열정과 헌신은 대한민국 치의학 발전의 밑거름이며,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값진 여정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지역이 아닌 치의학 전체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에 국립치의학연구원은 특정 지역의 연구기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치과의사와 연구자, 그리고 국민이 함께 만드는 공공의 연구원이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출발하는 만큼, 앞으로의 운영에서도 투명성과 협력의 가치가 지켜져야 합니다. 연구원은 기초와 임상, 학문과 산업, 지역과 중앙을 잇는 중심축이 되어야 하며, 나아가 인공지능,바이오,디지털 덴티스트리 등 미래 의료기술과 치의학이 융합되는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할것입니다.
치의학 연구의 발전은 결국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과 직결됩니다. 연구원이 설립되면, 치과계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내고, 미래 세대를 위한 치의학적 가치 창출에 힘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치과계 전체의 단합,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국민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 38년간 치학신문은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치과계의 발전과 공익을 위해 한결같이 노력해 왔습니다. 치의학의 학문적 발전은 물론, 치과계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전하고, 국민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 온 치학신문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빛날 것입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향한 길은 이제 막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공정한 공모로 시작된 만큼, 그 과정과 결과 모두가 대한민국 치과계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모범이 되길 바랍니다. 대구유치위원회 또한 끝까지 그 원칙을 지켜가며, 모든 치과인들과 함께 치의학의 백년을 준비하는 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치학신문의 창간 3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치의학의 발전과 국민 구강건강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로서 더욱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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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3월19일 열린 대구치과의사회 대의원총회에서 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기원하며 참가자들이 피켓 구호를 외쳤다. |
http://www.chihak.co.kr/news/2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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